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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지역 카페에 "어떡하죠? 큰일 났어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그 제목 아래 달린 댓글이 수십 개... 무슨 일일까? 싶어 나도 클릭해 보았다. 내용인즉, 싸이월드가 지난달 말 폐업해 그 안에 있는 자신의 사진을 전부 잃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기사에 따르면 '20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추억은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차! 싶었다.

예전 기사에서 해당 기간 동안 싸이월드의 사진을 백업하라는 글을 본 적이 있었다. 그때마다 '다음에 해야지... 다음에...'라고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까맣게 잊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런데 진짜 싸이월드가 폐업을 하고 그 안에 담긴 추억이 모두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진작에 저장해놓을 걸... 하는 후회와 아쉬움이 밀려왔다.

나에게 싸이월드는 단순히 사진저장소만은 아니었다. 싸이월드 전성기 시절은 나와 남편의 연애 전성기이기도 했다. 홈피 내 비밀 다이어리라는 카테고리를 설정해 남편과 수많은 연애편지를 주고받았다.

남편이 잠시 해외로 나갔을 때 그곳을 통해 서로의 안부를 묻고 그리움을 말했다. 얼마나 절절하고 애틋했는지... 지금 와 생각하면 피식하고 웃음만 난다. 엄마와 아빠의 연애 시절을 묻는 아이들에게 "네 아빠가 엄마를 졸졸 따라다녔어"라며 증거로 내놓던 것 중 하나이기도 했다.

지역 카페에 달린 댓글들도 모두 나와 같은 심정인 듯했다. 미리 백업을 마친 후 사진을 앨범으로 만든 이는 모두의 부러움을 샀고, 나처럼 백업을 못 한 사람들에겐 안타까운 반응을 보였다.

누군가는 싸이월드가 자신과 남편을 맺어준 중매인이라고도 했다. 남편이 홈피 사진을 보고 쪽지를 보내왔고 그것을 계기로 만난 것이 결혼까지 이어졌다며 싸이월드 폐업을 진심으로 안타까워했다. 또 다른 이는 국민 청원까지 넣었다며 동참해달라고도 했다. 모두 자신들의 추억을 간절히 지키고 싶은 마음이 느껴졌다.
 
싸이월드 홈페이지  오늘 들어가본 싸이월드 홈피에선 비번이 맞지 않는다고만 뜬다.
▲ 싸이월드 홈페이지  오늘 들어가본 싸이월드 홈피에선 비번이 맞지 않는다고만 뜬다.
ⓒ 조영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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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었지만 싸이월드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다. 비번 찾기부터가 난관이었다. 계속 비번을 다시 확인하라는 메시지만 떴다. 내 청춘을 만나러 가는 길에 누군가 암호를 대라고 하는데 난 그 암호를 풀지 못하는 꼴이었다. 기간 내 암호를 찾지 못한 벌로 나는 이제 그 시절을 선명한 텍스트와 사진이 아닌 희미한 기억으로 더듬어야 하는 벌을 받게 된 듯했다.

싸이월드는 단순한 SNS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운명의 시작이었고, 누군가에겐 자신의 가장 빛나는 순간이었으며 또 누군가에겐 잃어버린 감성의 집합이기도 했다. 사람들은 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그래서 사진을 찍고, 순간을 기록하고, 자신의 흔적을 남기는 데 공을 들인다.

그래야 힘든 순간이 왔을 때 그 기억들을 동력 삼아 앞으로 더 나아갈 힘을 얻는 것이다. 이제 추억의 한 페이지를 덮고 오늘의 페이지를 소중히 펼쳐야겠지만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늘은 희미한 기억이나마 그 시절의 나의 젊음, 사랑, 추억을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려 한다. 내 기억에서만큼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간직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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