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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해튼 34가 매이시스 백화점 전경. 약탈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창문을 널빤지로 막고 문을 닫았다.
 맨해튼 34가 매이시스 백화점 전경. 약탈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창문을 널빤지로 막고 문을 닫았다.
ⓒ 최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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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5일(현지시각)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체포 과정에서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의 목을 눌러 살해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에 따른 반발이 미국 사회에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전역에서 벌어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와 약탈 행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군병력을 동원해서 시위대를 진압할 수 있음을 표명했다. 이에 오바마와 부시 등 전직 대통령들이 잇따라 반대하는 의사를 밝혔다.

3일 뉴욕타임스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플로이드 사망과 시위 확산 이후 처음으로 카메라 방송에 나와서 평화적 시위를 지지했다고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트럼프가 가지고 있는 동기에 비해 평화적 시위대가 가지고 있는 열망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 나라가 미국 혁명 (American Revolution)이라고 불리는 저항에 기초하고 있음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출신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또한 미 전역에서 불안이 고조된 이후 처음으로 성명을 내고 "조지 플로이드를 잔인하게 목을 눌러 죽인 데 대해 애통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CNN 방송에 따르면 부시 전 대통령은 "미국이 비극적 실패를 점검해야 할 때"라면서 "미국의 정의를 의심하는 사람이 많으며, 흑인은 반복적으로 권리를 침해당하면서 미국 제도의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에 대해 직접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확실하게 결이 다른 목소리를 냈다.

이와 별도로 마크 애스퍼 국방장관은 기자회견에서 "1일 오후 우리가 대통령을 수행해서 라파엣 공원과 세인트존스 교회에 간 것은 그곳이 파손된 것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고 밝히고, 하지만 "우리는 정확히 어디로 가는지 몰랐으며, 교회에 도착했을 때 어떤 계획이 있는 건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이 성경을 들고 사진을 찍은 것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 않았지만, 이는 분명히 대통령과 거리를 두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미국민을 상대로 군사력을 쓰는 것에 반대하며, 국방부가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보수 기독교계에서도 트럼프 '성경 인증샷' 비판 목소리

보수적 복음주의 기독교계도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에 가서 성경책을 든 것에 대해 엇갈리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1980년대에 한국에서 기독교 부흥 목사로 유명한 빌리 그래함 목사의 아들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그의 페이스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교회로 가서 성경을 든 것에 대해 "트럼프가 교회 앞에서 성경을 듦으로써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며 특별히 감사를 표시했다.

사실 보수적 기독교계는 대체로 트럼프가 성경을 치켜든 것에 대해 반갑게 여기는 분위기다.

그러나 보수 기독교계 대표 인사인 팻 로버트슨 목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지사가 못한다면 법과 질서를 위해 자신이 (시위 지역에) 군대를 보낼 것이라 밝힌 데 대해 "그래서는 안 되며, 옳지 않다"고 말했다. 로버트슨 목사는 TV 부흥사로 유명하며, 대체로 트럼프 정부를 지지해온 사람이다.

한편 시위대를 진압하는 경찰들도 일부 도시에서는 최루가스를 쏘면서 강경하게 진압하고 있으나, 또 다른 일부 도시에서는 무릎을 꿇고 동조하거나 아예 시위에 함께 참여하기도 했다. 이는 미국의 각 지역 경찰들도 이번 사태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플로이드 사망 9일째인 3일 현재 미국의 200여 개 도시에서 야간 통행 금지령이 발동되었으며, 이로 인해 미국민 6000만 명이 통행에 제한을 받고 있다.

빌 드블라지오 뉴욕시장은 2일 뉴욕시에서 밤 8시부터 오전 5시까지 긴급 통행을 제외한 일반적인 통행을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이 야간 통행 금지령은 7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태그:#조지 플로이드, #트럼프, #오바마, #통행금지, #기독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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