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천연비누와 화장품 등을 만드는 누야하우스 직원들 (사진 : 정민구 기자)
 천연비누와 화장품 등을 만드는 누야하우스 직원들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은평구 구산동에 위치한 누야하우스는 장애인 직업훈련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비누와 화장품 등 친환경 제품을 만들고 있다. 장애인직업재활센터에 사회적기업을 접목시켜 사회공헌도 하고 일자리 창출도 할 수 있도록 성장시킨 기업이다.

누야하우스는 취약계층을 고용하고 수익이 창출되면 모두 장애인 급여로 나간다. 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어 복지성과 기업성이 혼재되어 있는 기업이다. 2011년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으며 현재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52명으로 이 중 훈련생은 21명이다. 

지난 26일 구산동 누야하우스 사무실에서 만난 이금복 누야하우스 고문은 장애인들이 문구류 포장 같은 단순 임가공 작업 외에 창의적으로 할 수 있는 작업을 찾다 천연비누시장에 뛰어들게 됐다고 전했다. 당시에는 천연비누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였고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고문이 2004년 누야하우스를 맡아 운영하면서 장애인들이 자신의 일을 찾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일은 큰 기쁨이었다고 한다. 집에서 잘 나오지 않던 장애인들이 누야하우스에서 일을 하면서 사회성도 키우고 자발성도 높아지고 사회적기업 인증 후에는 4대 보험 가입도 하고 가정경제에도 도움을 주니 부모님들도 많이 뿌듯해 한다는 것이다. 
 
ⓒ 은평시민신문

관련사진보기


누야하우스 직원들의 열정과 장애인 노동자들의 성실이 결합하면서 누야하우스는 눈에 띄게 성장할 수 있었다. 2005년 7천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액이 2017년에는 8억 8천만원으로 크게 늘고 판매하는 천연비누와 화장품의 종류도 많아졌다. 

하지만 모든 일이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장애인들에게 직무를 줘도 정확도가 떨어지면 불량이 나기 때문이다. 불량제품은 비누가 아닌 석고가 돼 버려 전량 폐기해야 한다. 비누를 처음 만들 때는 이런 시행착오도 많이 겪었다고 한다. 직무훈련을 반복하고 직무배치를 적절히 하면서 관련 산업을 연구하는 업체와 협업을 진행하며 하나씩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누야하우스의 가장 큰 장점은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복지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곳에서는 장애인의 경제적 자립과 성장을 동시에 추구한다. 그래서 함께 캠프를 가고 생일 파티도 하고 지역사회 적응훈련도 진행한다. 유람선을 타보고 레스토랑을 가보는 일, 비행기를 타보는 일 등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을 도모한다. 

이금복 누야하우스 고문은 "제주도를 다녀온 후에 필리핀 가는 일에 도전했다. 여권 만들기 부터 안전한 여행이 되도록 1년 정도의 준비과정을 진행했는데 장애인 당사자나 가족들 모두 만족도가 높았다. 장애인들이 다양한 경험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장애인 복지와 기업으로서의 역할, 두 가지를 수행하다 보니 겪게 되는 어려움도 많다. 고인석 누야하우스 대표는 "누야하우스의 목적은 장애인들이 성장하고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인데 매출이 얼마나 상승했나하는 관점만으로 보면 안 된다. 매출을 높이려면 마케팅이나 영업전문가 등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규모로는 그런 인력을 뽑기 힘들어서 직원들이 그 역할까지 하고 있다. 복지부와 노동부의 점검을 받다보니 훨씬 더 많은 일을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고 대표는 장애인들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한 현실과 열악한 근무 환경 개선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비슷한 입장의 직장동료도 없고 배려도 부족한 기업보다는 장애인 복지와 일이 결합된 곳에서 일하기를 희망한다는 점도 전했다. 대부분의 장애인 일자리는 단기간에 그치고 그 마저도 고용장려금을 받기 위해 파트타임으로 진행하는 곳이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 19 여파로 누야하우스는 지금 힘든 순간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 19 확진을 막기 위해 지난 2월 19일부터 휴업에 들어가 3월 30일부터 조금씩 작업을 재개하고 있는데다 판매실적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신제품으로 소독제도 개발해서 판매를 하고 있는데 기존에 잘 팔리던 비누 판매는 많이 줄어 들었다. 은평두레생협이나 은평구청에서도 판매에 도움을 주고 있지만 넘어야 할 고비가 많은 상황이다. 

고인석 누야하우스 대표는 "누야하우스의 가치를 이해하고 함께 하는 직원들이 있어 기쁘게 일하고 있다. 다만 지금 있는 공간이 협소해 장애인들이 좀 더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작업환경이 개선되면 좋겠고 코로나 19로 매출이 어려운 상황인데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누야하우스 제품을 사용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어 "누야하우스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은 본인들이 만든 제품을 쓰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이들의 일자리가 유지되고 더 많은 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태그:#누야하우스, #장애인 희망일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은평시민신문은 은평의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풀뿌리 지역언론입니다. 시민의 알권리와 지역의 정론지라는 본연의 언론사명을 지키고 실현하기 위해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로 진실을 추구하며 참다운 지방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