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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림만 투쟁 당시의 박정섭 씨 모습.
 가로림만 투쟁 당시의 박정섭 씨 모습.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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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림만은 현재 국가해양공원으로 추진중이다. 가로림만은 빼어난 경관 뿐 아니라 물범(천연기념물 331호)이 사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런 가로림만도 한때 개발 압력으로 생태계가 파괴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지난 2007년 가로림만은 조력발전소 건설계획이 수립되자 주민들은 즉각 반대 투쟁에 나섰다. 주민과 환경단체의 끈질긴 반대 투쟁으로 가로림만의 생태가 지금처럼 보존될 수 있었다. 가로림만 사태는 지난 2014년 환경부가 환경영향평가를 반려하면서 종결됐다.

당시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가 건설되었다면 국가해양공원 계획은 꿈조차 꿀 수 없었을 지도 모른다. 가로림만 조력발전소 반대 투쟁의 중심에는 박정섭 대책 위원장이 있었다. 박 위원장은 생계 수단인 어선도 팔고 생업까지 포기하면서 10년 가까운 세월을 가로림만을 지키기 위해 싸웠다.

최근 박정섭 위원장이 애써 채취한 감태를 팔지 못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코로나19로 박 위원장이 가로림만에서 직접 채취한 감태의 판로가 막혔다는 것이다.

지난 27일 남소라(서산시)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정섭 위원장은 가로림만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서 해양 생태계가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조력 발전소 반대 투장을 통해 가로림만을 키켰다"며 "코로나 19로 인해 (박 위원장이 채취한) 감태가 판로가 막혀 있다"고 호소했다. 박 위원장을 돕자는 취지로 글을 올린 것이다.

해초의 일종인 감태는 가루를 내어 주먹밥에 넣어 먹기도 한다. 또, 특유의 고소함 때문에 계란말이나 어리굴젓 요리 등 각종 음식의 바탕재료나 속 재료로도 쓰인다.

남소라씨는 "가로림만은 한국의 5대 갯벌 중 하나"라며 "감태는 농사를 짓는 게 아니고 자연산 채취만 가능하다. 감태는 깨끗한 환경은 물론이고 수온까지 맞아야 잘 자란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홍보도 잘 할 줄 모르는 사람이다. 감태를 만들어 주로 서산 해미 읍성 축제와 같은 축제 현장에 가지고 나가서 팔았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각종 행사들이 다 취소면서 판로를 잃었다. 오는 8월까지 다 팔지 못하면 전량 폐기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해미읍성 축제하나 바라보고 조미 감태 생산했는데...
  
남소라씨는 '가로림만 투쟁' 과정에서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남씨는 "박 위원장은 투쟁 기간 동안 배를 두 척이나 팔았다. 바다일이고 농사일이고 아무것도 못하고 투쟁에만 전념했다"며 "박 위원장의 헌신 덕분에 우리가 지금도 가로림만도 볼 수 있고, 물범도 볼 수 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박정섭 전 위원장은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서산 해미읍성 축제하나만 바라보고 조미 감태를 만들었다. 하지만 축제가 취소되면서 판로를 잃었다"며 "지인이 페이스북에 사연을 올렸다. 덕분에 50상자가 팔렸다. 하지만 아직 350상자가 남아 있다. 코로나19사태가 일찍 끝날 거라고 생각하고 조미감태를 만들었는데 판로가 없어 난감한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박정섭 전 위원장이 생산한 조미 감태
 박정섭 전 위원장이 생산한 조미 감태
ⓒ 남소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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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가로림만 지킴이 박정섭, #서산 태안 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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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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