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오 울산 주니오가 K리그1 수원전에서 후반 43분 역전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주니오 울산 주니오가 K리그1 수원전에서 후반 43분 역전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왜 울산이 우승후보인지 여실히 드러난 경기였다. 수원전에서 2골차 열세를 극복하고, 3골을 넣는 저력을 과시한 울산이 2연승을 거두며 K리그1 선두를 질주했다.
 
울산 현대가 17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에서 수원 삼성 원정 경기에서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개막 후 2연승을 내달린 울산은 전북에 골득실에서 앞서며 1위로 뛰어 올랐고, 수원은 2연패의 늪에 빠졌다.
 
수원, 선수비 후역습으로 울산에 일격
 
홈팀 수원은 3-5-2 포메이션을 꺼냈다. 최전방에 한의권-크르피치, 허리는 홍철, 김민우, 고승범, 염기훈, 명준재가 포진했다. 스리백은 박대원-헨리-이종성, 골문은 노동건이 지켰다.
 
울산은 지난 1라운드와 동일한 라인업으로 나섰다. 4-2-3-1 포메이션에서 원톱 주니오를 축으로 김인성-이상헌-이청용이 2선을 받쳤다. 허리는 윤빛가람-신진호, 포백은 데이비슨-불투이스-정승현-김태환, 골키퍼 장갑은 조현우가 꼈다.
 
수원은 지난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수비 위주로 역습 전술에 치중했다. 간헐적으로 세트 피스 상황에서만 슈팅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6분 염기훈의 프리킥을 김민우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넘겼다. 전반 16분에도 세트 피스에서 헨리의 헤더슛은 위력 없이 조현우 골키퍼 품에 안겼다.
 
울산은 전반 초반까지 다소 답답한 양상을 띠었다. 이청용과 김인성의 위치를 바꾸면서 미세하게 변화를 가져갔다. 그나마 울산 공격의 활로를 개척한 것은 2선 공격형 미드필더 이상헌이었다. 전반 22분 이상헌이 고승범, 헨리를 제치고 아크에서 중거리 슈팅을 날렸으나 골 포스트 왼쪽으로 벗어났다.
 
수원은 전반 22분 가장 좋은 장면을 맞았다. 2선에서 염기훈이 침투패스를 넣어줬고, 수비 뒷 공간을 파고들던 한의권이 강력한 슛을 시도했지만 조현우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울산도 전반 35분 아쉬움을 남겼다. 왼쪽에서 김인성의 크로스를 받은 주니오가 뒤로 내주고 이청용의 오른발 중거리 슈팅은 노동건 골키퍼가 잡아냈다.
 
팽팽한 영의 행진이 깨진 것은 전반 44분이었다. 수원이 추구하던 선수비 후역습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하프 라인에서 고승범이 탈압박 이후 울산 진영까지 단독 질주했다. 그리고 과감하게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수원은 후반 2분 만에 전반의 기세를 이어갔다. 한의권이 뒤로 내주고 명준재가 올려준 크로스를 파 포스트에서 크르피치가 헤더로 추가골을 작렬하며 2골차로 달아났다.
 
김인성 울산의 김인성이 K리그1 수원전에서 후반 1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 김인성 울산의 김인성이 K리그1 수원전에서 후반 1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도훈 감독, 빠른 전술 변화로 대역전승…주니오 2골
 
다급해진 김도훈 감독은 후반 7분 미드필더 자원인 이상헌, 신진호를 빼고, 고명진과 원두재를 투입했다. 포메이션도 4-2-3-1에서 4-3-3으로 바꾸면서 공격적인 형태로 전환했다. 원두재가 원 볼란치로 포진하고, 윤빛가람과 고명진이 공격적인 미드필더 역할을 맡았다. 김인성과 이청용은 1선으로 올라서며 더욱 공격에 치중했다.
 
전술 변화 이후 울산은 세밀한 패스워크가 살아나면서 수원 진영에서 무차별적인 공격을 시도했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후반 9분 고명진의 패스를 받은 주니오가 박대원을 제친 뒤 오른발 슈팅한 공이 노동건 골키퍼 손을 스치면서 골라인을 넘었다.
 
한 골 차로 따라 붙은 울산은 후반 16분 수원 수비의 집중력 저하를 놓치지 않았다. 오른쪽에서 김태환이 올려준 크로스를 이종성이 가슴 트래핑으로 노동건 골키퍼에게 연결하려고 했다. 하지만 김인성이 단숨에 가로채며 문전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수원도 반격을 노렸다. 후반 30분 타가트가 단독 기회에서 왼발슛을 시도했지만 조현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가 연출됐다.
 
무승부로 끝날 듯했던 경기는 집중력 차이로 갈렸다. 울산은 후반 44분 주니오의 예리한 프리킥 슈팅이 골망으로 꽂혔다. 노동건 골키퍼는 위치 선정 실수를 범하며 미끄러졌다.
 
3-2로 역전에 성공한 울산은 수비로 전환하며 수원의 공세를 막아냈고, 결국 승점 3점을 추가했다.
 
'무서운 뒷심' 울산,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유 증명
 
울산은 올 겨울 조현우, 김기희, 정승현, 윤빛가람, 고명진, 원두재, 김보경, 비욘 존슨 등을 영입하며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성공한 울산은 'K리그 1강' 전북의 강력한 대항마로 급부상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울산은 예상대로 강했다. 지난 9일 열린 1라운드 상주전에서 4-0 대승을 거두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11년 만에 돌아온 '블루 드래곤' 이청용이 화려한 K리그 복귀전을 치르며 에이스임을 입증했고 '영입생' 윤빛가람과 조현우도 울산 데뷔전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무엇보다 울산의 전체적인 경기 내용이 좋았다. 지난 시즌 다소 지루하고 소극적인 축구라는 평가를 뒤엎으며 상주전에서는 화끈한 공격으로 다득점 승리를 이끌었다. 울산의 경쟁 상대 전북은 1, 2라운드에서 졸전 끝에 극장승을 거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물론 울산은 이번 2라운드 수원전에서 자칫 패배 위기에 내몰렸다. 고승범, 크르피치에게 일격을 허용하며 0-2로 끌려다녔다. 그러나 울산의 스쿼드는 매우 두텁다. 벤치에는 경기 흐름을 바꿀 조커들이 대기 중이었다. 김도훈 감독은 후반 초반 즉각적으로 고명진, 원두재를 조커로 내세우고, 포메이션 변화를 통한 공격 지향적인 전술로 경기 흐름을 바꿨다.
 
원두재가 3선에서 중심을 잡아주고, 고명진과 윤빛가람이 한 단계 높은 지점에서 플레이메이킹을 맡았다. 좌우 윙어 김인성과 이청용도 원톱 주니오와 같은 라인으로 올라서며 스리톱을 형성했다. 이에 김인성은 좀더 페널티 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빈도를 높일 수 있었고, 후반 16분 동점골을 터뜨렸다.
 
울산은 무승부에 만족하지 않았다. 후반에 완전히 경기를 장악하며 승점 3을 위한 노력과 투지를 보였다. 결국 후반 43분 주니오의 역전골에 힘입어 패배를 승리로 바꿨다.
 
울산은 올 시즌 2경기에서 무려 7득점을 기록 중이다. 이 가운데 골잡이 주니오는 2경기 연속 멀티골로 도합 4골을 터뜨렸다. 노르웨이 국가대표 출신의 비욘 존슨이 후보로 밀려날만큼 선수층이 두텁다. 이뿐만 아니다. 정동호, 김기희, 비욘 존슨은 서브에 포함됐지만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고, 박주호와 이근호, 윤영선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다양한 공격 옵션과 풍부한 스쿼드, 김도훈 감독을 쓸 카드가 많다. 여기에 이날 수원전에서 보여준 뒷심과 저력은 왜 울산이 우승후보인지를 증명했다.
 
우승을 하기 위해서는 어려운 흐름에서 승점을 따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은 2라운드 만에 찾아온 고비를 무사히 넘겼다. 전북과 함께 나란히 2연승을 질주한 울산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2라운드 (2020년 5월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
수원 삼성 2 - 44분 고승범 46분 크르피치
울산 현대 3 - 53분 주니오 60분 김인성 88분 주니오

선수명단
수원 삼성 3-5-2/ 노동건/ 이종성, 헨리, 박대원/ 명준재, 염기훈 (66'김준형), 고승범, 김민우, 홍철 (74'박상혁)/ 크르피치, 한의권 (60'타가트)
 
울산 현대 4-2-3-1/ 조현우/ 김태환, 정승현, 불투이스, 데이비슨/ 신진호 (52'원두재), 윤빛가람/ 이청용 (88'이동경), 이상헌 (52'고명진), 김인성/ 주니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울산 K리그1 수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신뢰도 있고 유익한 기사로 찾아뵙겠습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