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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자료사진)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자료사진)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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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배지를 보면 보수 패배의 이유를 알 수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보수가 참패한 이유가, 보수 야당 국회의원의 양복 깃에 달린 배지에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수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를 누구를 대변하는지를 돌아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래통합당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오는 18일 오후 2시 국회 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보수의 황혼, 우파의 새벽"이라는 이름으로 총선 평가 및 미디어환경 분석 세미나를 연다. 발제자로는 장경상 국가경영연구원 사무국장이 나서고, 토론자로 정도원 <데일리안> 기자, 김웅 통합당 당선자(서울 송파갑), 이윤정 전 여의도연구원 퓨처포럼 공동대표, 천하람 전 통합당 후보(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등이 참가한다.

통합당 미디어특위는 세미나에 앞서 발제 및 토론 자료집을 공개했는데, 장경상 사무국장은 발제문을 통해 위와 같은 질문을 던졌다. 

권위, 엘리트주의, 부자이미지  

장 사무국장은 발제문에 박주민‧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 하태경 통합당 의원의 사진을 실었다. 해당 사진은 각 의원들의 양복 깃을 클로즈업하며, 이들이 달고 있는 배지를 보여준다.

사진 속 박주민 의원은 국회 배지는 물론, 세월호 나비 브로치와 제주 4‧3 항쟁 희생자를 기리는 동백꽃 배지 그리고 청소년 참정권 배지 등 4개를 달고 있다. 표창원 의원 역시 나비와 동백꽃 등 2개의 배지를 단 모습이다. 반면 조원진 대표는 흰 태극기 배지를, 하태경 통합당 의원은 아무런 배지를 달고 있지 않은 모습이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 (자료사진)
  우리공화당 조원진 의원 (자료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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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일요신문>의 2018년 11월 16일자 기사 "'금배지 보다 값진 배지는?' 박주민·표창원·조원진·하태경 등 국회의원들의 배지 사랑 이모저모"로부터 발췌해온 것이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조 대표는 "지지자가 태극기 배지를 선물로 줬다"라며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고 태극기를 안 달고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것은 맞지 않다"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본성적으로 탈권위적인 사람인데 배지를 다니까, 스스로 약간 권위적이고 고압적인 사람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며 "일종의 완장을 차는 것처럼 느껴져 안 맞았다"라고 설명했다.

장 사무국장은 이를 두고 "당신은 누구를 위해 무엇을 하려는 세력인가?"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국민의 믿음"을 바탕으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가 탄생했다"라고 이야기한 뒤, "보수는 '고소영과 강부자와 최순실'로 보답했다"라고 꼬집었다. "지지해줄 대중들을 설득해 내는 일에 보수 정당은 실패했다"라며 "보수 정치세력은 스스로 보수를 포기하고 대문을 박살냈다, 앙상한 기둥과 권력욕만 남은 보수 종가의 민낯을 드러냈다"라고 지적했다. 

장 사무국장은 "통합당의 5월 현재 지지율 수준 17%는 '차떼기당'으로 '간판 떼고 천막 들고' 나섰던 2004년 4월 총선 직전 상황과 비슷하다"라며 "천막도 치고, 무릎도 꿇고, 탄핵까지 했는데도 20년을 돌고돌아 제자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권위와 엘리트주의와 정실주의와 부자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라며 ▲ 자유민주를 내세우며 가장 비민주적인 위계질서 속에서 개혁을 진행한다 ▲ 능력과 공정한 경쟁을 외치면서 늘 '아빠찬스와 엄마찬스', '낙하산과 줄세우기'로 공천을 추진한다 ▲ 소통과 공감을 외치면서 늘 '밀실 쑥덕공론'으로 혁신을 결정한다 등을 외치며 날을 세웠다.

"복지확대 필연성 인정해야... 다음 대선 화두, 기본소득제 될 가능성 높아"

장 사무국장은 "'정치하는 마음'에 '진심'이 없고, '정치하는 자세'에 '진정성'이 없으면, 2년 후 우리는 또 이 모양 이 꼴로 마주 앉아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진심과 진정성은 '대표성과 목표'에서 나온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드 보수'는 신생 국가 대한민국의 안전을 유지하고 국민 전체의 빈곤을 해결한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그 목표를 이루었다"라며 "그들은 외형상 양반 기득권층을 제외한 가난하고 힘든 국민들의 대표를 자임했다"라고 주장했다. 반면 "그 이후 보수 후계자들은 어느새 부자의 대변자가 되었다"라는 지적이었다.

이어 "보수를 대표한다는 당신, 당신은 누구를 대표하며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며 "코로나 위협을 무릅쓰고 통합당에 표를 주신 1191만 5227명의 유권자들은 묻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중도를 좇아다니는 게 아니라, 중도가 따라오게 만들어야 한다"라며 "반공과 같은 구호로는 공감을 얻어내기 어렵다", "복지확대의 필연성을 인정하고 '보편'이냐 '선별'이냐는 개념을 벗어나 보다 차별화된 우파식 복지확대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월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 황교안, 총선 패배에 사퇴 21대 총선에서 패배한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월 15일 국회도서관 강당에 마련된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개표상황실에서 사퇴를 밝힌 뒤 인사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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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하는 대안은 "당 혁신기구로서 '평당원비상의회' 구성과 '우파전략그룹' 구성"이었다. 또한 '우파비전'으로서, 기존의 보수가 지향하던 가치를 '황혼'으로, 새롭게 추구해야 할 가치를 '새벽'에 비유했다. 예컨대 ▲ 황혼의 반공, 새벽의 북한 민주화 ▲ 황혼의 안보, 새벽의 안전 ▲ 황혼의 성장, 새벽의 균형 ▲ 황혼의 감세, 새벽의 세금중시 ▲ 황혼의 안주, 새벽의 전진 등이었다.

구체적으로는 "대북정책의 핵심을 북한의 자유민주화에 두고, 원내에서는 예산과 입법을, 원외에서는 각종 단체와 개인 활동에 함께하고 지원"하자는 식이었다. 안전에 있어서는 "안보자원과 안전자원을 통합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며 "모병제와 징병제의 혼합 운영을 통해 군복무기간을 단축하는 대신, 사회 안전 활동에 봉사케 하는 방식"을 제안하기도 했다.

또한 "성장은 그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다"라며 "다음 대선을 고려할 때, 최대 화두는 기본소득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예측했다. 이를 위해 "국공유자산을 국민의 자산으로 간주하고 그 수익에 대한 배당권을 인정하는 방식"을 제시하며 "경제활동의 자유와 배당권으로 균형을 맞춰가자"라고 말했다.

그 외에도 "감세냐 증세냐는 프레임에 빠져서는 곤란하다"라며 "대신 예산 사용에 대한 감시활동을 강화하는 활동과 제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자"라고 덧붙였다. "자유를 지향한다면, 그 자유를 상징하는 가치지향의 이정표를 하나 정도는 만들었으면 한다"라며 "18세에 투표권을 주었으면, 18세부터 피선거권도 주었으면 한다"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장 사무국장은 박근혜 정부 당시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정책보좌관을 지낸 인물이다. 신한국당과 한나라당 사무처 당직자를 거쳐 국회 보좌진으로 두루 근무했으며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다. 이후 이명박 대통령 집권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고,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정책보좌관으로도 있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후보 캠프의 전략기획팀장으로 선거를 치렀다.

태그:#미래통합당, #보수참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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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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