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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도서관에서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내용 중 5.18민주화운동 부분이 잘려 나가있다.
 국회도서관에서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내용 중 5.18민주화운동 부분이 잘려 나가있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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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12일 낮 12시]

6쪽부터 10쪽까지가 텅 비어있었다. 본문이 사라진 자리엔 찢긴 흔적만 남았다. 심지어 목차 부분엔 가위로 도려낸 흔적도 있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확인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모습이다. 상황은 국립중앙도서관도 같았다. 찢겨나간 <뉴스위크>의 지면에는 1980년 5월의 광주가 기록돼 있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에 왜 이러한 모습의 <뉴스위크>가 보관돼 있는 걸까.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가 권력을 찬탈하는 과정에서 외신을 모두 검열했기 때문이다.
 
 서울기록원이 오는 18일 최초로 전시하는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기사가 실렸다. 당시 국내에 들어온 <뉴스위크>엔 해당 기사 부분이 잘려 나가 있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언론 검열 때문이었다.
 서울기록원이 오는 18일 최초로 전시하는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기사가 실렸다. 당시 국내에 들어온 <뉴스위크>엔 해당 기사 부분이 잘려 나가 있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신군부의 언론 검열 때문이었다.
ⓒ 서울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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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제는 그 내용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오는 18일, 꼬박 40년 만에 잃어버린 기사 원본이 공개된다. 서울기록원에서 5.18민주화운동(아래 5.18) 40주년을 맞아 주최한 <넘어넘어 : 진실을 말하는 용기> 기획전에서다. 고아름 서울기록원 학예연구사는 "지금까지 국내에서 구할 수 없었던 자료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서 "해당 잡지를 갖고 있었던 해외 구매자와 수차례 접촉해 원본을 입수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7일 서울기록원을 통해 1980년 6월 2일자 <뉴스위크>의 사본 중 5.18이 보도된 부분을 확보했다. 해당 기사에는 광주의 참상·전두환 신군부가 자행한 폭력·당시 한국의 정치적 상황 등이 담겨 있다. <뉴스위크>는 기사 첫머리부터 "(5.18은) 6.25 전쟁 이후 한국에서 발생한 폭력사태 중 최악의 사건이었다"라며 전두환 신군부에 대한 비판을 가감 없이 적었다.

전두한 겨냥한 <뉴스위크>
 
 국회도서관에서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목차 부분은 가위로 잘라낸 듯 훼손돼있고,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하는 6~10쪽이 잘려 나가있다.
 국회도서관에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목차 부분은 가위로 잘라낸 듯 훼손돼있고, 5.18민주화운동과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어야 하는 6~10쪽이 잘려 나가있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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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위크>는 5.18 당시 시민군과 정부군의 대치 현장을 그리면서 "광주의 시위대는 자생적이었지만, 정부는 이를 '자극적인 선동가' 또는 '북한에서 파견된 선동가'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당시 북한이 38선을 넘으려는 유혹에 빠질 위험은 당장 없어보였다"며 여론을 왜곡하려 한 전두환 신군부를 지적했다.

신군부를 두고는 "거의 모든 민주적인 통치의 흔적을 없애기로 작정한 것 같았다"라며 "퇴역 장성들이 장악한 새 내각에는 전두환의 정치적 견해가 반영됐다"고 전했다. 이어 "전두환의 권위주의적 행보는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경제를 위협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이 다음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장군들(신군부) 밑에서 국가의 민주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신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전두환 정권에 대한 비판으로 기사를 갈무리했다.

"군부세력은 평화적으로 해결방안을 도출하기 위한 기회를 제 발로 차버렸다. (중략) 권력을 움켜쥐고자 하는 전두환씨는 완전한 혼란에 빠질지도 모른다. 위기가 장기화 되자, 전두환은 이틀 연속 같은 장소에서 잠을 자지 않고 자주 거처를 옮기기 시작했다."    
 
 국회도서관에서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목차 부분에 5.18민주화운동 대한 언급(A Bloody Rebelion in Korea)이 있다. 하지만 해당 부분은 모두 찢겨져 나가있는 상태다.
 국회도서관에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 목차 부분에 5.18민주화운동 대한 언급(A Bloody Rebelion in Korea)이 있다. 하지만 해당 부분은 모두 찢겨져 나가있는 상태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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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군부의 언론 검열

하지만 당시 <뉴스위크>의 기사는 국내에 알려지지 못했다. 신군부가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외신 기사의 한국 관련 지면을 훼손하거나 삭제했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과 국립중앙도서관이 소장한 <뉴스위크> 원문이 손상돼있던 이유다.

당시 미국 평화봉사단(Peace Corps) 단원으로 한국(경기도 안양)에 있었던 빌 에이머스(Bill Amos)는 신군부가 자행한 언론 검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9일 <오마이뉴스>와 한 이메일 인터뷰에서 "당시 우리 자원봉사자들은 <타임>이나 <뉴스위크> 잡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서 우편 받아 볼 수 있었다"면서 "하지만 그 잡지들의 일부 문장이나 지면들은 지워져있었다"고 증언했다.

이어 "미국인인 우리는 그런 노골적인 언론 검열에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항상 내가 놓치고 있는 정보가 무엇인지 궁금했다"며 "동시에 이런 언론 검열은 내가 살고 있는 지역(안양) 밖에서(광주)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는 첫 징후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국회도서관에서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내용 중 5.18민주화운동 부분이 잘려 나가있다.
 국회도서관에 보관된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 내용 중 5.18민주화운동 부분이 잘려 나가있다.
ⓒ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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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신군부의 눈을 피해 검열을 거치지 않은 원문 잡지를 확보한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을 누군가에게 전하거나 알릴 수 없었다. 빌 에이머스는 "서울 평화봉사단 사무실에서 누군가 검열 받지 않은 잡지와 신문을 확보했고, 관련 기사들을 복사해 벽에 붙였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그것들을 복사해서 한국인에게 배포하는 것을 (한미 정부로부터) 엄격히 금지당했다"고 전했다.

당시 <뉴스위크>뿐만 아니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도 1979~1980년 한국 관련 기사가 삭제된 채 유통됐다. 현재 국회도서관은 당시 삭제됐던 <타임>의 기사 일부를 확보해 놓은 상태다.

미국판과 국제판이 다른 이유
 
 왼쪽은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뉴스위크>의 국제판으로 최근 서울기록원이 확보해 오는 18일 전시회에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될 예정이다. 표지엔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 사진이 담겨 있다. 오른쪽은 국회도서관에 보관된 것으로 당시 미국에서 유통되던 것이 한국에 검열돼 들어온 것이다. 국제판과 표지, 기사배치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왼쪽은 1980년 6월 2일자 미국 시사주간지<뉴스위크>의 국제판으로 최근 서울기록원이 확보해 오는 18일 전시회에서 국내에 최초로 소개될 예정이다. 표지엔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 사진이 담겨 있다. 오른쪽은 국회도서관에 보관된 것으로 당시 미국에서 유통되던 것이 한국에 검열돼 들어온 것이다. 국제판과 표지, 기사배치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 서울기록원, 강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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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록원이 수집해 오는 18일 최초 공개하는 <뉴스위크>는 당시 주로 유럽에 유통됐던 국제판이다. 서울기록원은 해외 개인 소장자를 통해 1980년 6월 2일자 <뉴스위크> 국제판을 온전히 보관하고 있던 이로부터 해당 잡지를 구매했다.

국립중앙도서관·국회도서관에 남아 있는 잡지는 미국 내에서 유통되던 것(미국판)이다. 서울기록원 측은 "당시 한국에는 <뉴스위크> 미국판이 들어왔다"라고 설명했다.

서울기록원이 입수한 국제판과 한국에 남아 있는 미국판은 표지 등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국제판 표지에는 1980년 5월 18일에 있었던 세인트헬렌스 화산 폭발이, 미국판 표지에는 5.18이 담겨 있다. 국제판은 세인트헬레나산 화산폭발과 마이애미 폭동(5월 17~20일)을 각각 순서대로 보도했고 5.18 기사는 세 번째로 다뤘다. 미국판은 5.18을 첫 기사로 놓고 주요하게 다뤘다.

서울기록원은 오는 전시회에서 <뉴스위크>의 기사뿐만 아니라 5.18을 생생히 기록한 "죽음을 넘어 시대의 어둠을 넘어"의 판본 10종, 5.18관련 자료집, 5.18 관련 해외 기사 등 다양한 기록물들을 공개할 예정이다. (기사 전문: [전문] 뉴스위크 5.18 기사 "전두환, 국가 이미지와 경제 위협")

■ 뉴스위크 기사 번역
: 송재걸 (카디프대학 석사학위 논문 <The Gwangju Democratisation Movement and the Role of International News Flows>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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