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게더4>의 한 장면  .

▲ <해피투게더4>의 한 장면 . ⓒ KBS2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해피투게더 4>(아래 <해투4>)가 지난 2일 방송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해피투게더>(아래 <해투>)는 기본적으로 토크 예능의 콘셉을 가지고 있지만 과거 시즌에서는 '쟁반 노래방', '보고싶다 친구야', '사우나 토크', '야간 매점' 등 단순한 토크쇼 이외에도 다양한 콘텐츠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생겨난 다양한 장르의 예능 콘텐츠에는 밀리는 모습을 보이고 대세 시청률 예능에서는 멀어지는 양상을 보였다.

마지막회가 2.8%로 비교적 낮은 시청률을 보였지만 사실 그 외 평균 시청률을 따져보자면 예능 프로에 있어서 그렇게 낮은 시청률은 아니다. 또 이는 토크 예능이 가지는 한계성이기도 하다. 아무리 유재석, 전현무, 조세호 같은 뛰어난 대세 MC들이 포진해 있다 해도 대세 게스트에 따라서 시청률이 들쭉날쭉하는 것이 바로 토크 예능의 한계점이이기 때문이다(참고로 지난 1일 방송한 미스터트롯 게스트가 출연한 라스의 시청률은 10%를 달성).

다양성의 기준점이 된 토크 예능
 
<해투4>, <아형>, <라스>의 한 장면  .

▲ <해투4>, <아형>, <라스>의 한 장면 . ⓒ KBS2, JTBC, MBC

 
현시대에는 대중의 시각에서 좀 더 공감할 수 있고 자신들의 삶에도 녹아들 수 있는 콘텐츠나 자극적인 서바이벌 형식의 예능을 선호한다. 그래서 KBS에도 굳이 <해투>가 아니더라도 <슈퍼맨이 돌아왔다>, <개는 훌륭하다>, <편스토랑>,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살림하는 남자2>,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등 대세 프로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늘상 획기적인 대세 콘텐츠의 예능만을 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왜냐하면 오로지 레드오션 과열의 과도한 경쟁만을 추구하는 문화는 결코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미국에서는 지금은 종영했지만 25년간 진행했던 <오프라 윈프리 쇼>나, <엘렌 드제너러스 쇼>, <지미 팰런 쇼> 같은 토크쇼는 딱히 아이디어가 필요하지 않은 연예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창구의 역할을 해주고 그러한 전통있는 토크쇼에 있어서 굳이 혁신이나 대세 예능의 감투를 씌우지는 않는다.

​그리고 그건 예능 문화에 있어 높은 수준을 가지고 있는 한국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예능 프로가 존재하지만 <해피투게더>, <라디오 스타>, <아침마당> 같은 장수하는 토크쇼 관련 프로들도 있다. 그리고 이러한 토크쇼 예능은 대세 예능 프로만 존재하는 건 아니라는 나름의 전통을 가진 다양성의 가치로 작용한다. 그래서 <해투> 측도 두어달 가량의 휴식과 재정비를 거쳐 기존 MC인 유재석, 전현무, 조세호 등을 계속 중심에 놓고 차기 시즌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토크 예능에 혁신은 불필요하다
 
<해피투게더4>,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

▲ <해피투게더4>,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 ⓒ KBS2, MBC

 
어떠한 예능프로도 시청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종영을 하면 부족한 점들에 관한 의견들이 나오지만 <해투>같은 경우 완전히 다른 콘셉으로 갈아엎을 것이 아니라면 토크 예능에 혁신 같은 건 큰 의미가 없다. 예컨대 <해투>는 2015년에 시도했던 이삿짐센터 형식으로 초대 손님의 개인 물품을 놓고 사연과 뒷이야기를 들어보는 방식을 취하거나 지난 시즌에는 김용만, 박수홍, 김수용 등 일명 '조동아리'를 투입해 2부를 채우기도 했지만 그래봐야 그냥 게스트 불러다가 토크만 하는 <라디오 스타>보다 늘상 시청률이 뒤처졌다.

​토크 예능 프로의 라이벌은 토크 예능이다. 토크 예능으로 현시대의 독특하고 다양한 콘텐츠의 대세 예능을 이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음 시즌을 기약하며 또 돌아오는 걸 보니 방송사 역시 <해투>를 끝낼 생각이 없고 장수 프로의 전통을 지키고 토크 예능의 한계점도 인정하는 거 같다. 그러면 부수적으로 소위 뻘짓(혁신)에 집중 할 것이 아니라 게스트가 주가 되는 토크 예능에 어떻게 하면 토크쇼 자체만으로 재미를 끌어낼 수 있을까를 고심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되레, 보다 전통을 추구하기를 바람
 
<해피투게더4>의 한 장면  .

▲ <해피투게더4>의 한 장면 . ⓒ KBS2

  
<해피투게더4>의 한 장면 .

▲ <해피투게더4>의 한 장면 . ⓒ KBS2

 
지식 토크쇼인 <옥탑방의 문제아들> 같은 것을 제외하고 전통 토크 예능 형식인 JTBC의 <아는 형님>과 MBC의 <라디오 스타>는 그 흔한 세트조차 바꾸지 않는다. 그리고 그러한 꾸준함과 익숙함이 편안함을 준다. 물론 아는 형님은 최근 부가적인 요소를 추가하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토크 예능은 그러한 전통 있는 꾸준한 콘셉과 대세 게스트 섭외, 토크 자체의 재미를 살리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이 두 프로보다 조금 부진하긴 해도 작년 여름에서 겨울까지의 시청률을 보면 사실 <해투>도 전반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토크 예능은 어느 프로 할 것 없이 똑같은 한계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주춤하는 시청률과 코로나 같은 외부적 요인으로 흔들려 잠깐 특집으로 꾸몄던 토익이나 다이어트 도전 같은 무리수를 두면 그마저도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대중은 결코 변화를 익숙함보다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토크 예능의 콘셉을 버리고 아예 새롭게 판을 갈아엎든지 기존의 전통성에 근거해 아예 제대로 된 전문성을 고수하든지의 두 가 지 선택만이 존재할 뿐이다. 그래서 나는 <해투>가 그닥 큰 변화없이 돌아왔으면 좋겠다. 토크 예능은 그 자체만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그리고 그건 방송사도 인정하고 있다. 그러니 이번 <해투 4> 종영은 그저 특별할 것 없는 토크 예능의 또 한 번의 휴식이 아닐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이세현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artistic1985 에도 실립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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