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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김수한 교수가 26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실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교내 강의가 중단되어 대학원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김수한 교수가 지난 3월 26일 오전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교수 연구실에서 코로나 19로 인해 교내 강의가 중단되어 대학원 학생들과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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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전 대학의 사이버대학화"라는 말이 심심치 않게 들린다. 아닌 밤중에 온라인 강의라고, 느닷없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한 교수들은 교수들대로 고생이고,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오프라인으로 강의 듣는 시간이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며 아우성이다. 

나는 사이버대학에서 13년째 온라인교육을 하고 있다. 학교 내에서의 보직도 하필이면 강의콘텐츠 제작 부서장을 담당했다. 효율적인 온라인교육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는 교수학습지원센터장도 맡아봤다.

그런 탓에 "온라인교육은 질이 떨어진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들으면 속이 상하는 게 사실이다. 물론 그 말은 사이버대학의 온라인교육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오프라인 대학의 온라인교육을 두고 하는 말이라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속상한 마음은 차치하더라도, 이후 전염병의 재확산이나 전지구적 기후 위기 때문에 불안한 상황에 처해 있는 우리 인류는 온라인교육에 대해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써본다. 

온라인강의는 온라인강의에 맞는 교습법으로

전 세계 유명 기업들을 현장실습의 장으로 활용하며 평소의 강의는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한다는 '칸 아카데미'나 미국 유수한 대학의 교수들이 강의한다는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프로그램 등 해외 온라인교육의 우수성에 대한 찬사는 끝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교육에 대해서는 여전히 편견 어린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게 한국의 현실이다. 

국내 온라인교육이라고 하면 주로 입시를 위한 EBS 방송 강의만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태반이겠지만, 국내 사이버대학의 온라인교육 콘텐츠들은 놀랄만큼 정교한 제작과정과 검수과정을 거쳐 웰메이드 콘텐츠로 만들어지고 있다.

먼저 제작과정을 살펴보자. 온라인강의가 완성되기 한두 달 전, 특별한 강의일 경우에는 한 학기 전 대여섯 명의 제작 스태프와 교수가 기획회의를 갖는다. 영상팀, 교수설계팀, 디자인팀, 프로그래밍팀 등 거의 방송콘텐츠 제작 스탭에 버금가는 인력들이 참여해 하나의 강의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댄다.

바로 이 부분에서 나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기존 대학의 온라인강의가 심하게 걱정된다. 온라인강의는 온라인강의에 맞는 교습법이 있다. 3시간이 기본인 오프라인강의를 그대로 온라인으로 진행한다고 한들 학생들이 집중력은 그에 미칠 수 없다. 

온라인에서의 75분짜리 강의는 오프라인대학의 3시간 강의에 맞먹는다. 그것도 대개 35분 내지 40분으로 나눠서 진행한다. 이 35분, 40분 강의에는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중간중간 자막이나 CG, 애니메이션이나 짧은 동영상 자료들을 넣는다.

갑작스럽게 온라인강의를 시작한 교수들이 이런 준비를 오롯이 혼자서 감당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갑작스러운 코로나19 사태로 정부로서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는 하나, 화상회의로라도 학교별로 교수들을 위한 온라인강의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이 진행됐어야 하는 것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든다. 개별 교수들에게는 실시간 화상세미나를 진행하라는 지침을 준 대학당국이 정작 대학과 교수 간의 소통에 화상회의를 활용하지 않은 것이다.
 
 대표적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에드엑스(edX)'.
 대표적인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 플랫폼 가운데 하나인 미국의 "에드엑스(edX)".
ⓒ 에드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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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대학과 온라인 대학이 협업해야

카메라를 바라보고 하는 강의를 위해서는 발성이나 시선 처리, 음성의 톤 조절 등과 같은, 전달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 필수다. 복잡한 기술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이러한 기초 트레이닝이 화상을 통해서 진행되었더라면 지금보다는 훨씬 나은 강의가 되었을 것이다. 

강의 운영과정에 대한 노하우도 사이버대학은 다양하게 축적돼 있다. 사이버대학의 온라인강의는 단순히 서버에 강의를 올려놓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학습 Q&A 게시판, 자유게시판, 토론방, 거기에다 강의내용에 맞춰 학생들이 동영상을 업로드할 수 있는 방이나 학생들 간의 비밀토론이 가능한 방 등 다양하다.

개별 교수들은 자신의 강의주제에 맞는 방식으로, 그리고 학생들의 참여가 가능한 강의실을 운영할 수 있다. 이러한 강의실 운영에 필요한 시스템을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라고 부른다. 최근에는 표준화된 LMS도 많다. 

사이버대 교수로서 현재 상황에서 또 하나 아쉬운 점 가운데 하나는 오프라인대학의 LMS 활용률이 상당히 낮다는 것이다. LMS를 활용해 학생들과의 소통을 활발히 하면 '온라인강의가 일방향이다'라는 오해를 상당 부분 불식시킬 수 있다. 환경은 마련돼 있으나 어떻게 쓰는지를 몰라 다시금 온라인강의의 한계라는 식의 잘못된 결론이 도출되는 게 안타까울 따름이다.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화상세미나에 대해서도 덧붙이고 싶다. 주변의 교수들에게 화상세미나를 소개하고 난 뒤 듣게 되는 대부분의 피드백은 "신세계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자기 연구실에 앉아서 학생들의 얼굴을 보고 강의할 수 있는 것뿐 아니라, 오프라인 강의실에서처럼 프리젠테이션이나 동영상까지 공유하면서 강의를 진행할 수 있어 너무나 편리하다는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시국 때문에 교수들은 다양한 화상세미나 툴을 알게 되었다. 줌(Zoom), 구글 행아웃(Google hangout), 구루미(Gooroomee) 등 툴에 따라 기능도 다양해 사용자가 얼마나 부지런하냐에 따라 오프라인 강의가 따라올 수 없는 강의상의 이점을 확보할 수도 있다.

그런데 어떤 이들은 "그래도 결국 대면 강의가 '진짜' 강의지..."라고 한숨 쉬듯 말하곤 한다. 물론 직접 얼굴을 맞대고 진행하는 소통의 특성을 화상세미나가 완벽하게 대체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화상세미나를 적극 활용하면 사람들의 동선이 획기적으로 축소됨으로써 이동에 소용되는 시간과 경비를 절감할 수 있고, 무엇보다도 환경에 기여한다. (이번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지구 대기질이 깨끗해졌다는 보고를 보라!) 

또한 모두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참석하는 강의라 화상세미나의 집중도가 훨씬 높다는 의견도 많다. 중요한 건 '진짜'와 '가짜'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의, 다른 장점을 가진 강의 방식이 출현했다는 점을 어떻게 수용하느냐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적절하게 활용함으로써 강의 효과를 높일까를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이야기가 길어졌다. 오프라인 대학의 온라인강의 기간이 계속해서 연장되고 있는 이 시점에, 어쩌면 한 학기 내내 온라인강의를 해야 할지도 모르는 이 시점에,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해주고 교수들 역시 즐겁게 자신의 강의에 임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대학당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온라인강의의 다양한 노하우를 교수들께 전달했으면 한다.

필요하다면 사이버대학이 도울 수도 있다. 원격대학협의회가 대학교육협의회와 손을 잡고 이 난국을 함께 헤쳐나가는 협업체제를 구축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이 미국에 방역복을 보내고 우리가 중국에 지원한 마스크가 수십 배로 돌아오는 상황 아닌가. 한국과 미국의 거리만큼이나 멀어 보이는 온라인교육과 오프라인교육이 이 참에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으로 결합하기를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강윤주 경희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는 2007년 경희사이버대학교에 자리를 잡은 뒤 다양한 방식의 온라인강의콘텐츠 제작 실험을 해왔고, 이를 바탕으로 외부 공공기관의 온라인콘텐츠 제작에도 관여하고 있다. 2009년에는 제작한 강의로 온라인교육콘텐츠 부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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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윤주 기자는 경희사이버대 문화창조대학원 문화예술경영 전공 주임교수이다. 지난 십여년 간 생활예술, 곧 생업으로 예술을 하지 않는 아마추어 예술인들의 예술 행위에 대한 연구를 해왔다. 지금은 건강한 예술생태계 구축을 위해 예술인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이를 위한 다양한 예술인 사회적 교육 과정을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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