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띠릭, 학교로부터 알림 톡이 왔다. 코로나19로 인한 추가 휴업 연장 및 온라인 개학에 대한 안내였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휴업이 연장되었다. 그런데 세상에 온라인 개학이라니.

요 근래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스마트 기기 보유 확인 문자가 왔을 때만 해도 온라인 개학을 위한 준비인 줄은 생각도 못했다. 현재 하고 있는 라이브방송 청취 가능 여부 확인 정도인 줄로만 생각했는데, 학교에서는 온라인 개학을 준비하고 있던 거였다.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도 교육감의 온라인 개학에 대한 기자회견문이 실려있었다. 스마트 기기가 없는 아이들은 학교 보유의 스마트 기기를 보급하고, 교육청에서도 지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올해 중학교 입학하는 학생이 유튜브 라이브 학습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올해 중학교 입학하는 학생이 유튜브 라이브 학습을 시청하고 있는 모습.
ⓒ 최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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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과의 쌍방향 수업, 콘텐츠를 이용한 학습, 온라인에서 선생님이 제시한 숙제를 스스로 해 나가는 것. 아... 부모의 역할이 그만큼 커지겠구나, 생각하니 앞으로의 시간이 만만치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아이가 둘이니 화상수업을 하게 되면 각각 다른 방에 들어가 수업을 준비하게 해야 하나? 한 방엔 와이파이가 잘 안 되니 와이파이 증폭기부터 사야 하나? 그 외엔 준비할 게 뭐가 있지?'

온라인 개학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선생님께서 따로 연락을 준다고 학교 홈페이지에 안내가 되어 있었으나 벌써부터 마음이 바쁘다. 유래 없는 온라인 수업 시대를 맞게 되었으니 아이를 둔 부모들은 다 그렇지 않을까.

천운으로 이런 사태에 휴직 중인 나는 어떻게 애들과 내가 새로운 상황에 잘 적응할까만 고민하면 된다. 이런 나와 달리 워킹맘들은 지금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두 달 전까지만 해도 나도 일하는 엄마였으니, 힘듦의 시간들이 너무 생생히 상상된다.

어른들께 아이들을 맡긴다고 해도 원활히 수업을 준비할 수 있을지, 긴급보육을 보낸다고 해도 그 마음이 어떨지. 당장 내 주변부터 힘든 사람은 없는지 챙겨봐야겠다. 내가 도울 수 있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마음부터 갖춰 놓아야지.

이런 저런 걱정으로 마음이 산란한 나와는 달리 아이들은 마냥 좋다. 휴업 연장과 온라인 개학 메시지를 첫째 아이에게 얘기하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진짜?"라고 묻는다. 그러더니 바로 내 집에서 더 뒹굴거릴 수 있어 마냥 좋다는 표정이다.

새로운 선생님과 친구들이 보고 싶지만 지금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 온라인 수업을 첫 대면할 아이는 이 상황이 그저 신기하기만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올해 학교 생활을 처음 시작하는 우리 둘째는 지금의 시기가 너무 안타깝다.

'학교'라는 공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학교 생활'을 아직 시작도 못 해 보고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었으니 말이다. 첫 선생님을 만나지도 못 하고, 새로운 친구들과도 같은 공간에서 서로 부대끼며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느끼지도 못하고 온라인상으로만 얼굴을 마주하게 되는 건 어떤 느낌일까?

새로운 상황에 직면하는 아이들 마음도 살펴야 하고, 24시간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내 마음도 살펴야 하고... 온라인 개학을 앞두고 정말 할 일이 많구나. 새로운 일을 준비하는 선생님들도,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모두 단단한 마음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수 있길 간절한 마음으로 바라본다. 

덧붙이는 글 | https://blog.naver.com/hellosky1


태그:#온라인개학, #학교휴업연기, #온라인개학을준비하는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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