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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연설 통해 코로나19 대책 밝히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대책을 밝히고 있다.
▲ 대국민연설 통해 코로나19 대책 밝히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오후 9시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연설을 통해 코로나19 대책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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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그것(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중국에서 왔기 때문이다. 이(표현)는 전혀 인종차별적이지 않다." 

사망자가 9000여 명에 달하고 확진자의 수가 20만여 명이 넘어가는 전 세계적 유행병에 대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바이러스라 명명하였다. 해당 발언이 즉각 논란을 일으키자 트럼프 대통령은 위와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미국 내에서는 질병 발원지의 이름을 따서 붙인 병명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는 모두 바이러스가 어디에서 왔는지 안다"라며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했고, 이에 대해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트위터에 "아마도 미군이 우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가져왔을 것"이라고 게시한 이후로 두 국가 간의 언쟁은 점화되었다. 백악관은 트위터 공식 계정을 통해 해당 발언에 대한 비난이 "언론의 거짓 분노"이며 "CNN 또한 중국 바이러스라고 명명한 바 있다"고 입장을 표명하며 해당 사태를 무마하고자 했다. (백악관이 게시한 해당 트윗의 링크: https://bit.ly/2Us0CCa) 

한편, 한국에서도 코로나 19 확산 초기에 중국인에 대한 비하 발언 및 혐오 표현이 잇따랐으며 "중국 폐렴"이라는 표현이 일부 언론사를 중심으로 유통되고 있었다는 점에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혹자는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을 국가 간 패권 대결의 연장선상에서 분석했다. 국제적 보건 위기를 초래한 책임을 서로에게 전가하고자 했다는 것이다. 반면에 또 다른 이들은 해당 표현이 수반하는 효과에 대하여 주목했다. "중국 바이러스" 혹은 "우한 폐렴/우한 코로나"라는 표현이 유통되기 이전부터 바이러스가 본격적으로 전파되자 해외에 거주하는 동양인들은 고조 되는 긴장감을 감지했다. 코로나 확산이 점차 진행되자 세계 각지에서 동양인을 향해 물리적 폭력 및 언어폭력이 가해지는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었다. 

인종주의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었지만, 신종 바이러스는 그 케케묵고 오래된 사고방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언뜻 보기에 바이러스의 발원지를 따서 명칭을 지었다는 주장은 무해한 것 같지만, 해당 발언은 여전히 우리 사이에 만연한 인종차별주의적 사고방식에 새로운 불을 붙였다.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인종차별주의적 발언들은 화두에 올랐다. 논쟁이 오가는 사이에 발언의 의도는 희석되었을지 몰라도 이후 분명한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민자 혹은 유색인종에 대한 적대감을 키우고 이들을 향한 차별과 혐오 표현을 공공연히 승인하는 효과였다. 이번 경우도 마찬가지로 권위를 가진 대표자가 세계를 향해 "중국 바이러스"라고 공표했을 때 차별과 배제의 사고방식은 정당화되어,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표현 및 폭력으로 발현될 가능성이 높다.

공공 보건 위기 사태 와중에 인종주의 운운하는 것이 중요치 않다고, 코로나 19라는 "공공의 적"에 대해 집중해야 할 때가 아니냐고 반론하는 이가 있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차별적, 혐오적인 발언이 묵인될 때 혹은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이 논란된 발언에 대한 책임이 면제될 때, 우리 사이의 인종차별주의적 사고방식은 더욱 자라날 뿐이다. 지난 26일 주요 20개국 (G20) 정상들이 채택한 '코로나19에 관한 공동성명'은 전례 없는 보건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협력과 연대의 정신을 강조했다. 인종차별주의에 대한 성찰 없이는 전 지구적 공조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비합리적인 적대감과 어긋난 분노를 넘어 상호연계성과 연대감에 주목해야 할 시점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5일, "앞으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지 않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중국 바이러스'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을 후회 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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