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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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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천(황교안 공천)하다가 당이 황천길 가게 생겼다."

미래통합당을 탈당한 전직 당 관계자가 이번 공천 뒤집기에 대해 내린 평가다. 황교안 대표를 위시한 미래통합당 최고위원회의는 지난 25일 늦은 오후, 4개 지역구의 기존 공천을 직권으로 무효화하고 새로운 사람을 앉혔다. 해당 관계자는 "황 대표가 급하긴 급한 모양"이라면서 "앞으로 당 돌아가는 꼴이 재밌게 됐다"라고 힐난했다.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의 '사천' 논란에 이어, 이번에는 황교안 대표의 '사천' 논란이 불거지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인천 연수을에서 컷오프됐다가 최고위 재의 요구로 경선 기회를 얻었던 민경욱 의원은, 홍보물에 허위사실을 공표한 점이 확인돼,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공천 무효를 요구했다. 하지만 공관위 결정 4시간여 만에, 최고위는 민경욱 의원 공천을 확정했다. (관련 기사: 민경욱 공천 또 뒤집혔다... 통합당 공관위, 민현주 재공천 요구

경기 의왕‧과천과 경기 화성을 두 곳의 공천도 바뀌었다. 의왕‧과천에는 신계용 전 과천시장, 화성을에는 임명배 전 자유한국당 화성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이 공천장을 받게 됐다. 당초 두 지역은 통합당 청년 후보인 '퓨처메이커'를 위한 지역으로 선정됐으나, '청년 벨트' 자체가 해제된 셈이다.

경북 경주도 현역인 '친박' 김석기 국회의원과 황 대표와 성균관대 동문인 김원길 예비후보가 경선을 실시하기로 했다. 기존에 경선에서 승리하여 공천된 박병훈 전 경북도의원의 공천이 무효가 된 것이다.

정병국 "사기당한 심정"... 공천 탈락자들은 반발
  
울먹인 민현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번복으로 인천 연수을에 단수 추천됐다 민경욱 의원과 양자 경선을 치르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하다 울먹이고 있다.
▲ 울먹인 민현주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 번복으로 인천 연수을에 단수 추천됐다 민경욱 의원과 양자 경선을 치르게 된 민현주 전 의원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억울함을 호소하다 울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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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서조차 이번 최고위 결정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정병국 의원은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제밤 벌어진 당내 공천 내홍을 보며 잠을 이룰 수 없었다"라며 "공관위가 보여준 것은 무기력한 자의 무능함과 무책임이었고, 당 최고위가 보여준 것은 권력을 잡은 이의 사심과 야욕이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참혹한 상황이었다. 사기당한 심정"이라며 "공관위의 무능함과 최고위의 권력욕에 무너진 청년들은 오늘도 저를 찾아와 울고 또 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당사자들도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경기 의왕‧과천 공천이 취소된 이윤정 전 후보 측은 "최고위에 의결된 공천취소 결정에 대해 인정할 수 없음을 밝힌다"라고 입장을 냈다. 그는 "오디션 경쟁까지 거쳐 투표로 선발된 의왕과천 후보 이윤정에 대해 공천 취소를 결정하게 된 기준과 원칙을 명백히 밝힐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라며 "서울남부지방법원에 공천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접수하겠다"라고 밝혔다.

인천 연수을에서 단수 공천이 번복이 된 민현주 전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이 내부적으로 한 이야기"라며 "'황교안 대표가 간곡하게 부탁했다, 이거 하나만 들어달라고 부탁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폭로했다. 컷오프됐던 민경욱 의원이 경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황 대표가 김 전 공관위원장에게 요구했다는 설명이다.

박형준 "계파 공천 없다"라지만...
  
 미래통합당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전 대표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박형준·신세돈 공동선대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종인 전 대표 영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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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는 26일 오전 회의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형오 전 위원장에게 민경욱 의원의 '구원'을 요청했느냐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대신 "당 대표의 역할이 있고 공관위원장의 역할이 있다"라며 민현주 전 의원의 주장에 선을 그었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이번 통합당 공천은 계파가 없고, 외압이 없고, 당대표 사천이 없었던 3무(無) 공천을 이뤄냈다"라고 자평했다.

박형준 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 역시 "공천을 하다보면 여러 가지 파열음들이 있기 마련"이라며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않으면 안 되는데, 나무 몇 개가 조금 문제가 있다고 해서 숲 전체가 잘못된 것은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박형준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마지막에 몇 가지 조정이 필요한 과정에서 약간 마찰은 일어났지만, 공천이라는 건 서로 비교를 해봐야 된다"라며 "(더불어)민주당 공천과 비교를 해볼 때, 민주당은 친문 계파 일색의 공천이었다고 한다면 미래통합당 공천은 큰 의미에서의 혁신 공천의 성과를 냈다"라고 자평했다.

그는 "이번 공천이야말로 사천이 거의 없었던 공천이다"라며 "과거의 밀실공천, 계파공천 이런 것들이 없어져서 이제 미래통합당 내에 어떤 계파가 독주하는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게 됐다"라고도 강조했다. "새로 문제가 됐던 네 군데 가운데 황교안 대표의 측근이 공천되는 곳은 없다"라는 이야기였다.

"이한구 막장 공천보다 엉터리 공천"
  
컷오프된 민경욱 의원 최근 미래통합당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동료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 컷오프된 민경욱 의원 최근 미래통합당 공천 심사에서 탈락한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구을)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동료의원과 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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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번 공천 뒤집기가 결국 '친황계의 반격'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김형오 전 공천관리위원장 체제 하에서 친황을 아우르는 친박계 혹은 황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이 대거 공천에서 탈락하며 '위기감'을 느꼈다는 것. 총선 이후를 위해서라도 황 대표가 '자기 사람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예컨대 두 번이나 뒤집힌 끝에 인천 연수을에서 살아남은 민경욱 의원이 '대표 친박'이자 황 대표 체제에서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점이 지적된다.

민현주 전 의원 역시 이날 라디오에서 "친박의 교체율이 점점 높아지고, 황교안 대표는 종로에서 지금 지지율이 많이 떨어지고 있고, 대선후보 지지율도 사실 모 매체에 따르면 한자리수까지 떨어질 정도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느냐?"라며 "그 과정에서 위기의식을 느낀 게 아닌가"하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번 공천 취소는 "선거 이후에 친박과 황교안 대표 체제를 어떻게든 고수하겠다는 그들의 마지막 발악"이라고 평했다.

정의당은 김동균 부대변인 이름으로 논평을 내고 "민경욱 의원이 컷오프-경선-공천-추천 무효-재공천이라는 희대의 막장 드라마 주인공이 되었다"라며 "메인작가는 박근혜씨, 보조작가는 황교안 대표"라고 꼬집었다.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연구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떻게 보면 2016년 새누리당 당시 이한구 공관위원장의 막장 공천보다 더한 엉터리 공천"이라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이번 통합당 공천에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하나는 "본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일부 후보들을 뒤집은 건, 지역의 불만을 수용하며 '혁신 공천' 보다는 '이기는 공천'을 택한 것"이고, 또 하나는 "몇몇 지역구는 확실히 황교안 대표가 무리수를 둬서라도 자기 사람을 꽂은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는 "황 대표 개인의 위기감만이 아니라, 총선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황 대표 측근들의 위기감도 작용한 것"이라면서 "차기 대선을 위해서는 의석수 확보와 더불어 자기 사람 챙기기가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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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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