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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오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 앞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해 펜데믹(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한 12일 오후 집단감염이 발생한 서울 구로 콜센터 앞 선별진료소에서 입주민이 감염 검사를 받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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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는 젊은이들에게 전할 말이 있다. 당신들은 천하무적(invincible)이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이 지난 21일(현지시간 20일) 스위스 제네바 본부 화상 브리핑에서 경고한 말이다. 그는 "코로나19는 당신을 몇 주 동안 병원에 입원하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당신을 숨지게 할 수도 있다"며 "아프지 않더라도 당신이 어디를 가느냐에 대한 선택은 다른 사람의 삶과 죽음을 가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테워드로스 사무총장이 던진 몇 마디의 문장 속에 코로나19의 바이러스 특성과 전파 방식이 함축돼 있다.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염병 사상 최악의 비극을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도 들어있다.

3월 22일 0시 현재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연령별로 볼 때 20대가 가장 많다. 총 2396명으로 전체 환자 8897명의 26.9%에 달한다. 국내 '중심 증폭집단'이었던 신천지의 젊은 신도들이 대거 확진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연령대에 비해서 과도하게 많다. 80대는 392명, 70대는 595명, 60대는 1132명, 50대는 1691명, 40대 1221명, 30대 909명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망한 104명의 환자 중 20대는 한 명도 없다. 대부분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의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다. 22일 0시 기준으로 사망자들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80대 이상 환자의 치명률이 10.4%로 가장 높다. 70대는 6.2%, 60대는 1.5%이다. 치명률 0.4%인 50대 이하부터 치명률은 급격히 낮아지고, 20대 이하에서는 사망자가 단 한 사람도 나오지 않았다.

20대 환자발생률은 최고인데, 치명률은 최저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쳐놓은 덫이 숨어있다.
 
 확진자 성별, 연령별 현황 (3.22일 0시 기준, 8,897명)
 확진자 성별, 연령별 현황 (3.22일 0시 기준, 8,897명)
ⓒ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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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무증상 전파] 환자 1명, 밀집 시설에서 30명에게 전염

코로나19의 특징은 빠른 전파력이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하면 환자의 90% 이상이 발열 증상을 보이기에 열감지카메라로 바이러스를 일정부분 감별해낼 수 있다. 하지만 사스나 메르스와는 달리 경증에서도, 심지어 무증상 상태에서도 다른 사람에게 전파가 되기 때문에 방역 당국이 가장 골머리를 앓는 것 중의 하나는 이런 상황에서의 2, 3차 전파이다.

지난 19일 이란에서 전세기를 타고 입국한 교민과 가족 80명 중 1명의 확진자는 유증상자가 아닌 무증상자에서 나왔다. 입국 과정에서 진단검사를 실시했는데, 발열 및 인후통 등 호흡기 증상이 있던 유증상자 2명은 음성이었지만, 무증상자 78명 중 1명에서 양성이 나타난 것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무증상 사례가 분명히 있는 것으로 지금 파악은 되고 있고, 더군다나 코로나19의 경우는 증상이 있다 하더라도 증상이 나타나기 하루, 이틀, 그 전에도 바이러스가 많이 분출되기도 하는 상황"이라면서 "코로나19의 방역대책을 수행하는 데 상당히 도전적인 요소"라고 토로했다.

20대 확진자가 유독 많은 것도, 그 중 신천지의 젊은 신도들이 많은 것도, 경증이거나 무증상 상태에서의 전파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20일 정례 브리핑에서 "젊은 사람들은 증상이 경증이거나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높은 전파력을 가지고 있다"면서 "1명의 감염환자가 밀폐된, 밀집된 시설에 노출됐을 때 시설별 발병률이 30%가 넘는다"고 우려했다.

젊은 환자 1명이 바이러스 감염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밀집 시설에 들어갔을 경우, 30명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0대가 사회적으로 더 조심해야 하는 첫 번째 이유이자 가장 큰 이유이다.

[사이토카인 폭풍] 20대 위중 환자 2명, 이중 한 명은 사이토카인 과다 분비

최근 대구의 17세 고교생이 13차례에 걸친 검사에서 한 번 양성 판정을 받아 학부모들을 긴장케했지만, 방역당국과 병원의 교차검증에서 최종적으로 음성 판정을 받았다. 아직도 20대 이하의 치명률은 '0%'이지만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일명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 때문이다.

메르스나 사스 때도 다발성 장기부전에 의한 쇼크사 의심 사례들이 보고됐다.

이와 관련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21일 정례브리핑에서 "면역을 통해서 이겨내야 되는데 폭풍이라는 이름이 붙어있는 것처럼 과도하게 일어나면서 방어를 해야 될 병원체뿐만 아니라 스스로의 몸에 공격을 가해 전신의 장기가 손상을 받을 수도 있는 것을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20대 환자와 관련해서는 사이토카인 폭풍이 의심된다는 판단을 해당 의료기관 주치의께서 하신 상태"라고 밝혔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 환자를 '위중 상태'로 분류했고, 또 다른 20대의 중증 환자가 1명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연합>은 지난 19일자에서 "CDC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2449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20~44세에 해당하는 환자 7명 중 1명, 많게는 5명 중 1명은 입원이 필요했으며, 이는 독감으로 인한 입원율을 월등히 능가한다"면서 "20~44세 환자의 2~4%가 집중치료실에 들어가야 했다, 이 연령대 환자의 치명률은 0.1~0.2%에 불과했으나 이 역시도 독감 시즌보다는 두 배가량 높은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어 데비 벅스 미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조정관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코로나19 관련)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 일부 젊은 층이 매우 위중한 상태에 처하고 집중치료실에서도 매우 위중한 상태라는 우려스러운 보고가 있다"고 발언한 것도 소개했다. 그는 "우리는 중국과 한국으로부터 얻은 초기 정보에 따라 기저질환이 있는 고령층이 특별히 위험하다는 데만 주의를 기울였지만, 이제 젊은이들도 우리의 경고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대 왕성한 활동력] 연령대별 '표적' '거점' 전수 검사에 한계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PC방, 노래방, 클럽형태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밀접이용제한 행정명령 발동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8일 오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PC방, 노래방, 클럽형태업소 등 다중이용시설 밀접이용제한 행정명령 발동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 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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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의 활동력은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왕성하다. 20대 발병률이 가장 큰 것도 무증상, 경증 전파와 함께 이런 경향에서 연유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전체 환자의 80.9%에 달하는 집단 발생 사례 중 젊은 층만 대거 발생한 곳은 많지 않다. 국내 집단 감염 사례 중 20대가 갈 만한 밀집시설에서 발생한 대표적인 건은 PC방과 노래방이다.

서울 지역의 '동대문구 동안교회-PC방 관련'으로 총 20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이중 20대는 13명으로 절반 이상이다. 10대는 2명이고, 20대 이상의 환자는 5명이다. 경남 창녕의 동전노래방에서 집단발생한 7명 환자의 경우도 최초 확진자로 알려진 60대의 노래방 주인을 제외하면 이제 막 30대로 올라선 30세 환자 2명과 20대 2명, 10대 1명이다.

충남지역을 패닉 상태로 빠트렸던 '줌바댄스'의 경우 지금까지 타 지역으로 전파된 환자를 포함하면 총 112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부분 40대이지만, 20대 이하도 20명 내외이다.

현재까지 집단 발생 사례 중 신천지 관련이 5051명(56.8%)으로 가장 많고, 병원과 교회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중 젊은 층도 많이 포함돼 있지만, 전파력이 상대적으로 다른 연령층에 비해 높은 20대의 특정 시설에서의 집단 발생이 크게 보이지 않는 것은 방역당국의 조사 방식에도 기인한다.

방역당국은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상대적으로 치명률이 높은 기저질환의 고령자가 밀집된 시설에 대한 전수조사를 우선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계신 분들은 대부분 다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고 오랫동안 입원을 해있고 고령이라는 특성이 있다"면서 "고위험군이기 때문에 치명률로 바로 이어지고 사망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방역당국의 입장에서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곳에서 발생하는 환자는 대부분 지역사회 유행의 끝부분에서 발견된 환자들일 가능성이 높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사회복지시설이나 요양병원의 경우, 그 직전에 지역사회에서 유행을 했고, 감염 전파고리가 이어지다가 최종적으로 유행의 끄트머리에서 환자를 발생시킨 곳이다"라면서 "일부 사회복지시설이나 다른 곳에서도 양성자가 나오긴 나왔지만 절대다수는 지금 요양병원에 확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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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21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보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대책을 발표하면서 15일간 운용 중단을 강력 권고한 시설로 종교 시설 이외에 실내체육 및 유흥시설을 포함시킨 것도 일부 젊은 층을 겨냥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3월 22일~4월 5일까지 운용 중단을 강력 권고한 유흥시설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클럽·유흥주점 등이다.

정 총리는 22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어제 정부가 종교시설, 체육시설, 유흥시설에 대해 보름간 운영을 중단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했고, 불가피하게 운영할 경우 지켜야 할 방역지침을 보건복지부장관의 행정명령으로 시달했다"면서 "지역 상황에 따라 필요하다면 학원, PC방과 같은 밀집시설을 추가로 관리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지시했다.

권준욱 부본부장도 22일 브리핑에서 "WHO 사무총장도 어제 젊은층이라고 해서 안심할 사항은 아니라고 이야기를 했다"면서 "증상이 가볍다 하더라도, 또 중증으로 발전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런 집단일수록 숨겨진 감염원의 전파 연결고리로서의 역할은 훨씬 더 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본부장은 "젊은 층들이 그런 시설(PC방, 클럽 등)에 출입하는 것조차도 2주간의 기간 동안은 자제해 주시도록, 외출을 삼가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코로나19는 경증, 무증상 전염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젊은층은 면역력이 상대적으로 높기에 병원에 가지 않으면서도 지역사회에 전염병을 전파할 우려가 있다. 특히 코로나19는 젊은층의 몸 속에 잠시 몸에 머물다 갈 수 있지만, 각 가정에 돌아가서는 치명률이 높은 부모 세대를 위협하기에 사회적으로 더 위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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