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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S여중·고 성폭력 사건과 관련,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달 6일 오전 대전 서구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자료사진)
 대전S여중·고 성폭력 사건과 관련, "스쿨미투 대응 대전공동대책위원회"는 지난 달 6일 오전 대전 서구 대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책임 있는 해결을 촉구했다.(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장재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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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발생한 대전S여중고 스쿨미투 사건과 관련,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이 대전교육청과 설동호 대전교육감의 책임 인정과 재발방지대책을 촉구했다.

여성인권티움은 19일 성명을 통해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은 대전S여중·고 스쿨미투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라"고 촉구했다. 이 성명은 '대전청소년인권네트워크' 소속 단체들이 설동호 교육감의 사과와 대전교육청의 대책마련을 촉구하기 위해 릴레이로 발표하고 있는 6번째 성명이다.

여성인권티움은 성명에서 "이번 S여중고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여학생들은 학생이면서 또한 여성으로서 이중의 약자성을 지니고 있다. 교사-학생 관계 속에서 약자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학생들 역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범죄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라며 "스쿨미투의 본질은 위력에 의한 성범죄"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가해 교사들에게 엄중한 징계 대신 병가, 명예퇴직 등 안전한 도피처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했다"며 "뿐만 아니라 해당 학교는 사건의 기사화 이후 학생들을 모아놓고 스쿨미투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교사의 사망과 자살시도를 거론하며 학생들에게 2차 가해를 자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은 해당 학교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발표했으나 대전 시민들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의 교육감 면담 요청을 거절하였고, 감사결과도 차일피일 미루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전시교육청은 피해학생들의 호소에도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채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교육청이 전면에 나서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한, 이 사태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끝으로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을 향해 ▲교내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 ▲학생보호대책을 마련할 것 ▲교원 및 관리책임자를 대상으로 성평등교육 및 성범죄예방교육을 강화하여 실시할 것 ▲설동호 교육감은 대전에서 일어난 모든 스쿨미투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할 것 등을 촉구했다.

다음은 여성인권티움의 성명서 전문이다.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은 대전 S여중고 스쿨미투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하라!
 
지난 1월, 대전 S여중고 학생들로부터 비명과 같은 '미투' 외침이 터져 나왔다.
 
교사들로부터 학생들이 당해온 각종 성범죄와 언어폭력, 신체적 폭력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다. S여중고 스쿨미투가 언론에 보도되어 알려지자 해당 학교의 졸업생들 역시 미투에 동참했으며, 가해 교사들의 실명이 공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재학생과 졸업생이 동일한 교사를 가해자로 지목할 수 있을 정도로 S여중고 내 성폭력은 오랫동안 지속되어 왔다.
 
이번 S여중고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여학생들은 학생이면서 또한 여성으로서 이중의 약자성을 지니고 있다. 교사-학생 관계 속에서 약자인 동시에 우리 사회의 다른 여성들과 마찬가지로 여학생들 역시 '여성'이라는 이유로 성범죄에 취약한 상황에 놓여있는 것이다. 스쿨미투의 본질은 위력에 의한 성범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은 가해 교사들에게 엄중한 징계 대신 병가, 명예퇴직 등 안전한 도피처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했다. 또한 해당 학교는 사건의 기사화 이후 학생들을 모아놓고 스쿨미투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 교사의 사망과 자살시도를 거론하며 학생들에게 2차 가해를 자행했다.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은 해당 학교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재발방지를 위해 힘쓰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전 시민들로 구성된 공동대책위원회의 교육감 면담 요청을 거절하였고, 감사결과도 차일피일 미루며 공개하지 않고 있다. S여중고에서 벌어진 스쿨미투는 단순히 몇 명의 교사들이 저지른 성범죄만의 문제가 아니다. 학생들의 고발 이후 이어진 학교 측의 사건 축소와 은폐, 그리고 형식적 감사에 그친 대전시교육청의 안일한 대응이 이번 스쿨미투로 드러난 또 다른 문제다.
 
대전시교육청은 피해학생들의 호소에도 귀를 막고 눈을 감은 채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대전시교육청이 전면에 나서 공식적으로 책임을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대책을 강구하지 않는 한, 이 사태는 결코 끝나지 않을 것이다. 무책임한 태도로 학생들이 입은 범죄 피해와 인권침해를 방관하는 대전시교육청과 설동호 교육감에게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교내 성폭력 실태를 파악하기 위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대전시교육청이 공표한 '대전교육 기본방향'의 정책 방향 중 하나는 '안전하고 건강한 학교'이다. 성희롱·성폭력은 범죄이다. 범죄가 일어나는 학교를 어떻게 안전한 학교라고 할 수 있는가. 범죄 근절과 예방의 첫 걸음은 실태파악이다. 전수조사 시스템의 미비를 변명삼지 말고 시스템 구축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여 관내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성폭력 실태 전수조사를 실시하라.
 
둘, 학생보호대책을 마련하라.
스쿨미투에 참여한 학생들은 불의에 맞선 용감한 시민이기 전에 공익신고자이고 성범죄 피해자이다. 학생들의 피해사실을 의심하는 태도, 너희가 원인을 제공하지는 않았냐는 질문,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냐는 질책어린 시선 등은 피해 학생들에게 쏟아지고 있는 2차 가해이다. 학생들을 2차 피해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이 일상으로 돌아가 학교생활을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피해자에 대한 보호체계와 배상대책을 마련하라.
 
셋, 교원 및 관리책임자를 대상으로 성평등교육 및 성범죄예방교육을 강화하여 실시하라.
현재 학생들은 연간 15시간 이상의 성평등교육(성희롱·성폭력·성매매 예방교육)을 이수해야만 한다. 하지만 정작 교직원은 연간 3시간의 성평등교육을 이수하면 된다. 왜 학생과 교직원의 필수 교육이수시간이 5배나 차이 나는가. 전국적인 스쿨미투 현상에서 알 수 있듯 교직원은 그 누구보다 올바른 성인권의식 및 성인지감수성의 확립이 필요한 대상이다. 성 인식 개선은 짧은 시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학생의 본보기가 되어야 마땅한 교원 및 관리책임자를 대상으로 성평등교육을 질적·양적으로 강화하여 실시하라.
 
넷, 설동호 교육감은 대전에서 일어난 모든 스쿨미투 사태에 대해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라.
2014년부터 대전시 교육감직을 맡아온 설동호 교육감은 재선 교육감이다. 학부모와 시민이 두 번이나 믿고 선출한 교육감인 것이다. 설 교육감의 재임기간 동안 대전에서 두 차례의 스쿨미투가 발생했으나 교육감은 실효성 있는 대책수립은커녕 도망치고 외면하기를 지금도 반복하고 있다. 이는 자신에게 한 표를 선사한 시민들에 대한 배신이자 기만이며, 업무상 직무유기다. 설동호 교육감이 진정 '행복한 미래를 만드는 대전교육을 만드는 데'에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면 먼저 교육감으로서 일련의 스쿨미투 사태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피해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시민 앞에 진심으로 사과하라.
 
2020년 3월 19일
사단법인 여성인권티움

태그:#대전S여중, #대전S여중고, #스쿨미투, #대전교육청, #여성인권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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