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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있었던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발표로 PK 지역의 중진들이 다수 컷오프되었다. 김태호, 홍준표, 이주영 등 내로라하는 중진들이 맥없이 잘려 나간 것이다. 부산 중영도에서 이언주 의원에 항의한 곽규택 후보 역시 경선기회 없이 떨어졌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새로운 기회를 맞이한 중진들도 있다. 일부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를 포기하고 다른 지역에 출마함으로써 새로운 기회를 얻었다. 이는 김형오 위원장 주도의 공천관리위원회가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권하기 위한 채찍과 당근 전략에 의한 것으로 보인다.

피닉제 이인제 공천 탈락 
 
미래통합당 이혜훈 의원이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무성 의원에게 다가가 대화 나누고 있다.
 미래통합당 이혜훈 의원이 지난 2월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김무성 의원에게 다가가 대화 나누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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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왼편에 선 이종구 의원.
 태영호(태구민으로 개명) 전 주영북한대사관 공사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래통합당 후보로 서울 강남갑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왼편에 선 이종구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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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5일에는 미래한국당의 수도권 공천도 발표되었다. 원영섭 조직부총장이 부산으로 떠난 서울 관악갑에는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이 공천을 받았다. 이 지역의 현역 의원은 무소속 김성식 의원이다. 민주당 중진 김태년 의원이 지키는 경기 성남 수정에는 염오봉 꼴지 없는 글방 대표가, 원유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경기 평택갑에는 공재광 전 평택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경기 평택을에는 새로운보수당 출신 유의동 의원이 공천을 받았다. 경기 고양갑에는 이경환 전 자유한국당 고양시갑 당협위원장이, 경기 광주갑에는 조억동 전 광주시장이 공천을 받았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는 이인제 전 의원이 컷오프되고 박우석 전 조직위원장이 공천장을 손에 넣었다. 오랜 세월 정치인으로 활동하면서 얻은 '피닉제'(불사조 피닉스와 이인제를 합친 말)라는 이름도 김형오 위원장의 칼 앞에선 무력했다.

그러나 이와 달리 공천장을 받은 이들이 있다. 게다가 이들 중에는 3선, 4선을 지낸 중진들인데도 공천을 받은 의원들이 있어 눈여겨볼 만하다. 이들의 특징은 중진으로서 은퇴 위기를 앞두고 차라리 험지 출마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서울 강남갑의 이종구 의원은 바른정당 복당파 출신의 3선 의원이다. 그는 미래통합당에 가장 유리한 정당 중 하나인 강남 갑 지역을 지역구로 삼고 있었다. 그는 강남갑에서 4선에 도전하는 대신 험지 출마를 택했다. 강남갑 지역구에는 대신 태영호 전 공사가 공천되었다. 이종구 의원은 경기 광주을에 출마한다.

상대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의원인 임종성 의원이다. 경기 광주을 지역은 오포읍과 곤지암읍을 포함하는 곳으로 강남 지역과는 전혀 다른 유권자 지형을 가진 곳이지만 험지 출마를 선언한 덕에 일단 살아남아 공천장을 받을 수 있었다.

경기도 안산 지역에서 4선을 한 김영환 의원은 지역구를 포기하고 타지역 출마로 방향을 틀었다. 그는 바른미래당 출신으로 최고위원에 임명된 상황이었다. 그는 경기 고양병에 공천장을 받아 민주당 홍정민 변호사를 상대하게 되었다.

미래통합당에 유리한 지역인 서초갑에서 3선을 한 이혜훈 의원도 험지 출마를 선택한 덕에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이혜훈 의원은 서초갑에서 출마하지 못하는 대신 서울 동대문을에 출마하기로 정했고 경선에 돌입하게 되었다. 경선 상대는 민영삼 정치평론가와 강명구 전 경희대 객원교수다.

서울 동대문을 지역은 옛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지역구지만 민병두 의원이 2012년에 홍준표 의원을 꺾은 후로 민주당 강세가 지속되어 왔다. 2010년 이후로는 동대문구청장도 민주당에서 꾸준히 배출되고 있다. 이혜훈 의원에게는 별다른 연고가 없는 험지인 셈이다. 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현역 의원이지만 컷오프를 당한 상황이라 새로운 후보가 누구일지는 아직 미정이다.

지난 제7회 지방선거에서 경기도 교육감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임해규 의원(재선, 경기 부천원미갑)은 자신의 지역인 부천 원미갑에서 이동하여 경기 부천 원미을에 출마한다. 민주당 김경협 의원에게 패한 뒤 민주당 설훈 의원의 지역구로 이동한 것이다. 그는 서영석 한국청소년미래연맹 이사장과 경선을 치르게 된다.

임해규 의원은 지역구를 옮긴데다가 그동안 교육감 출마라는 외도도 겪다 온 상황이지만, 경선에 참여할 수 있었다. 부천 원미구 지역이 미래통합당 입장에서 쉽지 않은 험지기 때문이다.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은 컷오프당한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다른 선거구에 차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제는 험지 출마를 선언해도 안 받아주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어려운 지역에 험지 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들이 공천을 받거나 경선에 참여하게 된 것을 보면, 공천관리위원회의 권위에 도전하지 않고 결정에 따르는 일사분란한 모습을 원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방침에 따르는 중진들에게는 살 길을 터주겠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앞으로 미래통합당에 남은 주요 공천 지역은 TK다.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숙제를 맨 마지막에 풀어나가는 상황이다. 김형오 위원장의 강경한 방침이 TK지역에서도 먹혀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태그:#김형오, #미래통합당, #중진, #총선,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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