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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하루에 마스크를 4장 정도 썼어요. 코로나19도 위험하긴 하지만, 당장 마스크가 없어서 다른 균에 감염될지도 몰라요."

서울의 한 시립요양원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 최아무개씨의 말이다. 병원 내의 취약 계층인 돌봄 노동자들이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곤란을 호소하고 있다. 최근 지역 요양원(요양병원) 환자들이 코로나19에 무더기로 확진되면서 돌봄 노동자들의 코로나19 감염 위협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돌봄노동자들은 코로나19도 문제지만, 마스크가 없기 때문에 이전까지 해오던 돌봄 일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최씨는 5일 오후 기자와 한 통화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걱정스러운 심경을 토로했다. 요양보호사들은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돌보면서 이들의 대소변을 치워야 한다. 대소변을 치우면서 이물질이 묻는데, 그때 교체할 수 있는 일회용 마스크가 없다는 것이다.

최씨는 평균적으로 하루에 마스크를 4장씩 썼지만 이제는 하루에 1장 쓰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심지어 최씨가 최근까지 사용했던 마스크는 식약처에서 인증한 KF 등급의 마스크도 아니다. 마스크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KF 등급 마스크가 아닌 마스크 역시 부족해진 것이다.

"아시겠지만 요양원에는 균이 많습니다. (돌보는) 어르신들이 연세도 많고 기저질환도 있다 보니 대소변에 균이 있잖아요. 질병에 감염될까봐 우려가 들어요. 하루에 대소변을 10번씩 치우다 보면 마스크를 안 쓰고 돌봄 일을 한다는 건 불가능합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인근 약국 앞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5가 인근 약국 앞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으며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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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가 일하는 요양원은 200명이 넘는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최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벌어지자 구청에서 일주일에 두 장씩 마스크를 지급해주었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결국 3월 2일을 마지막으로 마스크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부족한 마스크를 사러 약국 등에 나가봤지만 번번이 허탕만 치고 병원으로  돌아와야 했다.

"일요일에도 나가면 긴 줄이 늘어서있더라고요. 물건(마스크)이 없으니까 줄 수 없는 것 같아요. 다른 요양원의 경우 마스크 한 장도 공급 안된 곳도 있었어요. 정말 심각한 상황입니다."

최씨는 마스크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천마스크로 대체를 하겠지만 천마스크의 경우 큰 의미가 없다고 주장했다.

"상황에 따라서 오염이 되면 마스크를 교체해야 하는데 천마스크는 교체를 쉽게 할수가 없지 않나요. 같이 일하는 돌봄노동자들도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시립요양원에서 일하는 최씨는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돌봄노동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간병노동자들, 코로나19 그대로 노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아래 의료연대본부)는 정부 차원에서 돌봄 노동자들에게 마스크를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의료연대본부는 노동부가 '취약계층 마스크 지급 기준'을 제시하면서 돌봄 노동자들을 빠트렸다고 비판했다.

의료연대본부는 5일 성명서를 내고 "노동부는 취약계층 마스크 지급 기준에서 제외된 돌봄 노동자들을 포함해서 (마스크를) 지급하라"라고 말했다.

이날 성명서에서 의료연대본부는 "노동부가 산재예방기금에서 취약계층에 대한 마스크 지급을 의결하고 추진 중에 있다. 중국인 등 외국인 고용사업장(50인 미만), 배달대행업체 등 특수고용형태근로자, 택시·버스 등 운수업의 10만명을 대상으로 한다"며 "그 대상에 병원에서 환자를 간병하고, 기저질환이 있는 취약한 환자들을 돌보는 노동자들이 제외됐다는 걸 납득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어 의료연대본부는 "확진자들이 입원해있는 공간이고 하루에도 수십명씩 의심환자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찾아오고 있는 상황에서 병원에서 일하고 있는 간병노동자들에게 마스크가 지급되지 않는다는 것은 이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그대로 노출돼있다고 봐야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들(돌봄노동자들)이 감염됐을 때 본인 뿐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환자들에게까지 쉽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다"며 "이미 대구·경북 사회복지시설에서 연이어 집단 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우려가 현실이 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다.

의료연대본부는 "현재 돌봄노동자들은 보호자 제한, 면회 제한 등의 조치로 인해 한순간의 짬도 내기 어려운 상황이며 다른 사람들처럼 줄을 서서라도 마스크를 살 수 있는 여건이 되지 않는다"라며 "정부는 하루라도 빨리 병원내 감염을 막고 집단 감염을 막기 위해 돌봄노동자들에 대한 마스크 지급을 결정하라"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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