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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교가자.com’ 첫 화면.
 ‘학교가자.com’ 첫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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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날인 3월 2일, 학교가 문을 닫았다. 코로나19 여파 탓이다.

하지만 바로 이날, 새로 문을 연 학교도 있다. 바로 초등학생과 초등교사용 온라인 학습사이트 '학교가자.com'이다. 이 사이트를 만든 이들은 17명의 현직 교사다.

새벽 3~4시까지 원고 작업...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뭉친 까닭

"요새 새벽 3~4시까지 수업 원고 작업을 날마다 해왔습니다. 자발적으로 나선 우리 선생님들이 모두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학교가자.com 운영팀장 신민철 교사(29, 대구 진월초)의 말이다. 2주전쯤, 코로나19로 대구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개학 자체가 어렵다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던 때다.

이런 상황에서 대구 교사들 12명이 모였다. 개학 연기가 전국화 되자 다른 지역 교사 5명도 합세했다. 독서교육을 맡은 고교교사 한 명을 빼놓고는 모두 초등교사다.

이들이 2주 동안 만든 사이트가 바로 학교가자.com이다. 이 사이트는 학생에겐 학습 자료를, 교사에겐 수업자료를 제공한다. 자료는 1~6학년용으로 나눠 학년별로 제공된다. 날짜별로 하루에 한 학년마다 4개씩, 모두 24개가 탑재되는 것이다.

4학년의 경우 3월 2일에는 계기교육 자료 '삼일절'이 올라가 있고, 동영상 자료 '펭수의 손 씻기와 기침 예절'이 올라가 있다. 3월 3일엔 동영상 자료 '올바른 마스크 사용법'과 '손바닥 다짐'이란 내용의 그림 그리기 자료가 올라가 있다.

앞으로는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미술, 음악 자료와 함께 정보윤리디지털리터러시, 안전 등의 자료가 학년별 진도에 맞게 올라갈 예정이다.

다음은 이 사이트의 '활용안내' 화면에 적힌 글귀다.

"이 홈페이지는 개학 연기로 인한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온라인을 바탕으로 극복하기 위해 교사들이 제작한 사이트입니다. 날짜별 자료의 링크를 학습 커뮤니티(위두랑, 클래스팅, 학급 홈페이지 등)에 올려 학생들이 학습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여 주시면 됩니다."

이 사이트 제작은 교육부가 시킨 것도 아니고 교육청이 시킨 것도 아니다. 교사들이 스스로 뭉쳐서 만든 것이다. 이 사이트를 운영하는 교사들은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개인 주머니를 열어 도메인(인터넷 주소) 등을 샀다.

신 교사는 "교육부가 만들라고 지시해서 만든 것이 아니다"면서 "교육부가 하라고 그랬으면 안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로지 집에만 있을 수밖에 없는 학생들을 위해 좋은 학습 자료를 제공하려고 만든 것"이라는 얘기다.

신 교사에 따르면 개통 이틀째인 3일, 1분당 접속자수가 1000명을 돌파했다고 한다. 수많은 이들이 초등교사 커뮤니티인 '인디스쿨'과 '맘 카페' 등에서 주소를 퍼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시교육청도 이날 이 지역 초등학교에 학교가자.com 소개 공문을 보내고, 공식 사이트에서도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 사이트 준비할 때는 뼈가 녹아내리는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반응이 뜨거우니 기분이 좋고 감사합니다."

이 교사들이 "사이트를 교육부에 기증하겠다"는 이유
  
신 교사는 "일단 휴업 마지막 날인 오는 20일까지만 학교가자.com을 운영할 것"이라면서 "비상상황에 대한 교육 참고 자료로 활용하도록 사이트를 교육부에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상상황에서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학습사이트를 만든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

신 교사는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하는 것일까? 그는 다음처럼 말했다.

"비상 상황인데 교사인 저도 가만히 있으면 안 되죠. 어떻게든 지금 이 상황에서도 교육을 해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학교가자.com’ 사이트 제작에 참여한 교사들.
 ‘학교가자.com’ 사이트 제작에 참여한 교사들.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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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코로나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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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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