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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저녁 2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 불이 켜져 있다.
▲ 불 켜진 청도 대남병원 22일 저녁 2명의 코로나19 사망자가 발생한 경북 청도군 청도대남병원에 불이 켜져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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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일 오전 9시 현재까지 국내 코로나19 환자의 치명률은 0.5%이다. 4212명 중 22명이 사망했다. 첫 사망자는 지난 2월 21일 경북 청도 대남병원에서 20년간 입원해 치료를 받아왔던 63세 남성이다. 그 뒤 열흘만에 21명이 늘어 22명이 사망했다. 최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공포감도 배가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본부장 정은경)가 2일 정례브리핑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까지 사망한 22명의 공통된 특징은 기저질환과 고령이다.

7명의 사망자가 청도 대남병원 입원환자로 오랫동안 정신질환을 앓아왔다. 27일 대구에서 사망한 62세 여성은 3년 전부터 암 투병을 해왔고, 같은 지역에서 24일 사망한 68세 여상은 고혈압 당뇨 환자였다. 29일일 17번째로 사망한 77세 남성도 치매와 파킨슨병을 앓아온 환자였다.

1일 대구에서 사망한 80세 남성은 식도암과 당뇨를 앓아왔고, 71세 남성은 치매 환자였다. 64세 남자도 고환암과 고혈압 환자였다. 이밖에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고혈압과 당뇨, 만성 간질환, 치매 등의 기저질환을 앓아왔던 사람들이다.
 
국내 사망자 현황 (3.2일 00시 기준)
 국내 사망자 현황 (3.2일 00시 기준)
ⓒ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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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본부장은 2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경주에서 사망하신 40대 환자분을 빼고는 100%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진환자 중 사망한 22명의 평균 나이는 66세이다. 심장질환을 앓아오다가 지난 28일 사망한 여성은 93세로 최고령자이다. 전날인 27일 사망한 신장이식 남자 환자는 74세다. 26일 사망한 73세 남성도 만성신질환 환자였다. 최연소 환자는 만성간질환을 앓아온 몽골 국적의 35세 남자였는데, 30대 사망자로는 유일하다. 40대의 경우도 경북에서 지난 21일 사망한 40세 남자 고혈압 환자뿐이었다.

사망자를 전체 확진자 수 대비 치명률로 계산하면 0.5%이다. 비교적 젊은 30대는 0.2%(1명), 40대는 0.2%(1명), 50대는 0.6%(5명)이다. 30대 이하에서는 아직 한 명의 사망자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고령으로 갈수록 치명률은 높아졌다. 60대는 1.1%, 70대는 3.1%였고, 8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는 3.7%였다.

이렇듯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의 환자들에게는 위협적이지만, 대부분 경증에 그치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2월 29일에 중국에서 최근 실시한 대규모 연구와 국내 환자의 역학적 특징 등을 고려해보면 확진 환자의 81%는 경증, 14% 중증, 치명률이 높은 위중 환자는 약 5% 정도"라고 밝혔다.

2002년 발생한 사스의 치명률은 10% 내외였고,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생했던 메르스는 무려 30~40%였다.
 
확진자 성별, 연령별 현황 (3.2일 00시 기준, 4,212명)
 확진자 성별, 연령별 현황 (3.2일 00시 기준, 4,212명)
ⓒ 질병관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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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코로나19에 대한 경계태세를 늦추지 말아야 하지만, 지나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방역당국이 오늘부터 확진환자 전원을 입원치료하던 방침을 바꿔 중증 환자 위주의 집중 치료를 골자로 한 '코로나19 대응지침' 7번째 개정판을 시행하는 것도 이같은 분석에 따른 것이다.

방역당국은 오늘부터 확진환자에 대해 의료진으로 구성된 시·도별 중증도분류팀은 환자관리반이 중증도를 4단계로 분류해 중등도 이상의 환자는 신속하게 음압격리병실이나 감염병 전단병원에 입원치료한다.

입원 치료의 필요성은 낮으나 전파 차단이나 모니터링을 목적으로 격리가 필요한 환자는 국가운영시설 또는 숙박시설을 활용한 지역별 '생활치료센터'를 설치·운영하여 생활 및 의료지원을 실시한다.

생활치료센터 내에는 전담의료진을 배치하여 시설 내 확진자의 건강상태에 대한 수시 모니터링을 수행하며, 의료진이 입원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경우 병원으로 입원 조치한다.

권준욱 부본부장은 지난 29일 브리핑에서 "중국에서 총 7만 건 넘은 대상을 잡아서 발표된 논문에는 81%가 아주 경증이고 스스로의 방어력, 즉 면역력으로 이겨낼 수 있거나 해열제 정도의 대증적 치료로 회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은경 본부장도 "한 달여 기간 동안의 조사와 연구를 통해서 밝혀진 코로나19의 특성은 과거 사스나 메르스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감염초기 경미한 증상일 때부터 전파가 일어나며 닫힌 공간에서 밀접한 접촉이 일어났을 때 더욱 강하고 빠르게 전파가 일어난다"면서도 "다행히 80%는 경증으로 완치가 가능하며, 다만 고위험군인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코로나19 환자는 매일 수백명씩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데, 퇴원 환자는 1~2명에 그치고 있는 것도 국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확진환자 총 4212명 중 지금까지 31명만 퇴원했다. 현재 퇴원률은 0.7%에 불과하다.

하지만 31번째 환자가 발생한 지난 달 18일부터 확진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2~3주가 경과한 이번주 후반이나 다음주부터 퇴원환자도 부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늘부터 시행되는 '코로나19 대응지침' 7번째 개정판에 따라 의료기관 입원 중에도 증상이 호전되면 우선 퇴원하고, 치료 담당 의사와 환자관리반의 판단에 따라 생활치료센터 또는 자가요양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박능후 보건복지부장관은 1일 "코로나19 감염은 대구 지역을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중으로, 당초 우려했던 빠른 속도의 전국 확산은 나타나지 않고 있지만 아직은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손 씻기와 기침예절 등 국민위생수칙을 철저히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태그:#코로나19, #치명률, #확진환자, #사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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