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기자간담회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기자회견이었다. 내용은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선전포고다.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 비례민주당 창당 움직임이 이는 데 대해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신차리라"며 목소리 높였다.

1일 심 대표는 국회에서 "원내 1당을 미래통합당에 뺏겨 문 대통령이 탄핵 당할 수 있다는 생각은 패배주의적 발상에 불과하다"라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민주당이 1당이어서 탄핵시켰나, 민주당이 비례민주당을 만들면 개헌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거냐, 정신 차려야 한다"라고 일갈했다.

그는 "비례민주당은 정당 민주주의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민주당이 미래통합당의 술수에 부화뇌동한다면 국민 배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 대표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입장 발표를 요구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핵심 인사 5명이 모여 '비례민주당' 창당을 논의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는 "윤호중 사무총장이 비례민주당 창당 반대 입장을 밝히긴 했지만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라며 "이해찬 대표가 비례민주당 창당 여부와 민주당 안팎의 추진에 대해 공식적 입장 표명해 주시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범진보진영이 동참하는 비례정당 '선거연합당(가칭)'을 창당하자는 일각의 제안에 대해 심 대표는 "비례연합정당도 꼼수다, 결국 민주당의 대표성이 강화돼서 진영 간 대결로 고착화될 것"이라며 반대 뜻을 명확히 했다. 심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이 반공주의와 타협하고 노무현 대통령이 지역주의와 타협했다면 오늘의 민주주의는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의당은 의석수 몇 석에 연연해 꼼수에 합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심 대표는 "정의당은 정의당의 길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거대 꼼수 정당 간의 대결로 왜곡된다면 정의당은 전면적으로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구의 방향이 틀렸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자료사진)
 정의당 심상정 대표(자료사진)
ⓒ 남소연

관련사진보기

 
심 대표는 "지금 민주당과 정의당이 함께 힘을 모아 저지해야 할 게 미래한국당인지 연동형 비례대표제인지 묻고 싶다, 총구 방향이 틀렸다"라며 "30년 만에 어렵게 첫 발을 뗀 연동형 비례대표제 훼손에 가슴이 아프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심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무능한 양당 대결 체제를 극복하고 다당제 하에서 협력 정치를 하라는 국민 열망에 통과됐다"라며 "민주당이 이제와서 선거법을 고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건 국민의 비웃음과 분노를 사고도 남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비례 위성 정당 관련 중대한 전략적 오류 세 가지'를 꼽았다.

그는 "첫째, 비례민주당으로 민주당이 얻는 몇 석은 미래통합당 의석을 뺏어오는 게 아니라 정의당을 비롯한 군소 진보 정당의 몫이 이전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둘째, 비례민주당 등의 꼼수가 벌어질 때 합리적 중도 개혁층의 급격한 민심 이반이 초래될 것"이라며 "실망한 진보층이 투표장에 나가지 않는다면 지역구 선거 참패는 명약관화하다"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심 대표는 "비례연합당은 민주당 대표성 강화로 진영 대결 구도를 고착화 시킬 것이다, 정권심판론의 영향력을 극대화해서 진보 개혁 세력 의석수를 최소화 시킬 우려가 있다, 진보 세력 구심력은 약화되고 원심력은 확대돼 수구 보수 세력에 총선 승리를 헌납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심 대표는 "민주당이 갈 길은 분명하다, 민주당 의석을 늘리는 꼼수가 아니라 범진보 개혁 세력의 의석을 늘리는 것"이라며 "청년당, 정의당 의석이 많아지는 걸 겁낼 필요 없다, 그것이 다양성과 비례성을 강조하는 선택"이라고 못 박았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병론(당 외곽에서 비례 정당을 창당)'에 대해서도 "의병은 권력을 탐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제를 부정하는 시도들을 의병이라는 이름으로 방조하는 것은 비례민주당을 만드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라며 "꼼수의 꼼수로 국민은 받아들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태그:#심상정, #비례민주당
댓글26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