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보강] : 27일 오후 4시 20분

 
 멕시코 오픈 8강전에서 맞붙는 권순우와 나달.

멕시코 오픈 8강전에서 맞붙는 권순우와 나달. ⓒ 위키미디어 커먼스


권순우와 살아있는 테니스의 전설 나달이 8강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한국 남자 테니스의 선두 주자 권순우는 27일 오전(이하 한국 시간) 열린 멕시코 오픈 16강 전에서 세계 24위의 두산 라요비치를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일축하고 8강에 진출했다. 나달은 뒤이어 열린 경기에서 상대를 역시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꺾고 8강전에 올랐다.

권순우와 나달의 경기는 28일 벌어질 8강전의 마지막 경기로 오후 1시 이후에 시작될 예정이다. 권순우로서는 생애 최고의 랭커를 상대하게 된 만큼 철저한 맞춤 전략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달과 대결에서 승부의 추는 첫 세트에서 나달의 전매 특허인 '헤비 탑스핀'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응수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순우로서는 실전에서 처음 받아보는 가공할만한 탑스핀이 되겠지만, 권순우는 반 박자 빨리 받아치는 능력이 있는 만큼 탑스핀에만 적응하면 나달을 괴롭히며 승부를 의외의 국면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실제로 16강 전의 나달 상대였던 미오미르 캐츠마노비치 선수(20세, 세계 랭킹 50위)역시 공을 빨리 잡아채는 스타일로써 나달에게 0-2로 패하긴 했지만, 두 번째 세트는 나달의 탑스핀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스코어 5-7로 나달과 대등한 경기를 벌였다.

'라요비치에 완승'이 준 의미

한편 권순우는 이날 16강 경기에서 첫 세트 출발은 불안했으나, 10번째 게임부터 흐름을 가져오기 시작하면서 타이브레이크 스코어 7-2로 세트를 가져왔다. 두 번째 세트는 권순우가 초반부터 거듭 상대 서브를 브레이크 해 게임 스코어 3-0까지 달아나고 라요비치는 이쯤에서 의욕을 잃은 듯 더 이상 권순우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결국 두 번째 세트를 6-0으로 셧 아웃 하면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라요비치에게 완승을 거둔 건 경기력 측면에서 여러 의미가 있다. 먼저 상대가 세계 24위 선수이지만, 안정적으로 20위권 대에 포진하는 선수는 아니라는 점에서 당장 권순우의 실력을 과대평가해서는 곤란하다.

라요비치는 1개의 투어 타이틀과 마스터대회 준우승 경력이 있는데, 이 준우승이 랭킹을 크게 끌어 올렸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더구나 라요비치는 전날 32강 전에서 미국의 스티브 존슨을 2시30여분에 걸친 접전 끝에 꺾고 올라오는 바람에 체력 소모가 큰 상태였다.

하지만 권순우는 빠르게 이어지는 스트로크 싸움과 빠른 발이라는 두 가지 면에서는 세계 30위권 이내에 넉넉히 들 수 있다는 점을 이날 경기에서 또 한 번 보여줬다. 서브의 정확성을 보강하고, 구질과 공의 방향성을 보강한다면 부상이 없을 경우 세계 30위권 내에 안정적으로 오를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걸 세계 24위와 실전에서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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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우 나달 테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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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6학년에 진입. 그러나 정신 연령은 여전히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북미에서 승차 유랑인 생활하기도.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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