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큰일입니다. 이러다 다 문 닫겠네요."
"오늘 저녁에 마수도 못했어요. 거짓말 아닙니다."

2월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1시간 동안, 경남 창원 성산구 상남동 일대에서 만난 가게 주인들이 쏟아낸 말이다.

장사가 안된다고 하지만 그래도 지난주까지만 해도 차량과 사람들로 붐볐던 거리다. 창원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첫 월요일 저녁의 거리 풍경은 썰렁했다.

창원 코로나19 확진자는 이날 현재까지 5명으로, 모두 22일과 23일 사이 나왔다. 경남의 첫 확진자는 지난 20일 합천 2명에 이어 21일 진주 2명부터 나오기 시작했고, 이날까지 22명이다.

창원 첫 확진자는 한마음병원 간호사다. 이후 이 간호사의 아들과 한마음병원 의사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간호사의 아들은 대구를 방문했던 적이 있고, 대구 신천지교회를 다녀온 다른 남성과 여성이 확진자가 되었다.

한마음병원은 임시 폐쇄 조치됐다. 이 병원의 1개층(병동)은 격리 조치에 들어갔다.

창원시는 상남시장의 '5일장'(4일, 9일)을 임시 폐쇄했다. 상남시장 안에 있는 가게들은 정상 영업하고 있다.

'창원 확진자' 5명은 지난 주말에 나온 것이다. 첫 평일인 월요일 저녁, 사람들은 바깥 활동보다 일찍 집으로 향한 것이다.

평소 상남동 거리는 밤이 되면 화려하다. 건물과 가게의 간판 조명뿐만 아니라 가로등에다 상남시장 둘레에는 불빛거리까지 조성돼 있다.

그런데 이날 저녁 분위기는 너무 달랐다. 우선 도로에 사람과 차량이 뜸했다. 택시는 대부분 '빈차' 불빛을 밝히고 지나가기만 했다

불이 꺼진 간판이 많았다. 건물마다 여러 개 가게가 들어서 있지만, 불 꺼진 간판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주로 불 꺼진 간판은 건물 2층 내지 3층에 있는 가게들이 많았다.

문을 연 가게들도 손님이 많지 않았다. 손님이 있다고 해봤자 한 두 탁자 정도였다. 종업원들 끼리 모여 앉아 텔레비전을 시청하거나 휴대전화를 하는 가게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평소 저녁이면 승용차들이 많이 주차되어 있던 상남동 분수광장과 마디미공원 주변에는 텅 비다시피 했다. 평일 저녁마다 가게 앞에는 주차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날은 비어 있는 공간이 많았다.

가게 주인들은 "장사가 너무 안된다"고 호소했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아무개 사장은 "텅 비었지 않느냐. 창원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장사가 잘 안될 것이라는 예상은 했지만, 오늘 저녁 상황은 너무 충격적이다"고 했다.

그는 "오늘 저녁에 아직 마수도 못했다. 우리 가게만 그런 줄 알고 저녁에 잠시 이 일대를 둘러봤는데, 다 마찬가지다"고 했다.

강 사장은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진정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장사가 잘 되는 건 아니었는데, 코로나19가 엎친데 덮친 격이 된 것"이라고 했다.

돼지국밥집 사장은 "평소보다 손님이 절반 이상 준 것 같다. 지난주까지는 다른 지역에 코로나19가 생겨도 창원 쪽은 괜찮았는데, 주말 사이 확진자가 나오면서 경제가 더 위축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 건물 앞에서는 중년 남성 두 명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진지한 대화가 오고가고 있었다. 좀 나이 들어 보이는 중년이 "정부가 대처를 잘못해서 코로나19가 더 퍼진 것 아니냐. 좀 더 강력하게 해야 하는데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자 다른 남성은 "정부 책임도 있지만, 무슨 종교단체 때문에 더 확산된 거 아니냐"고 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서로 옆에서 가게를 하는 사장들이었다. 이들은 "손님이 없으니까 나와서 분위기도 볼 겸해서 말하고 있는 거 아니냐"고 했다.

분수광장 앞을 지나는 김아무개(34)씨는 "미룰 수 없는 약속이 있어 가는 길이다. 거리가 너무 썰렁한 분위기다"며 "경제를 위해 나가서 사 먹고 하라고 하는데, 지금은 외출을 자제 하면서 빨리 이 사태가 진정되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만약에 한 사람이 확진자가 되면 영향을 받는 주변 사람들이 너무 많은 거 아니냐. 그래서 사태를 빨리 진정시키도록 하는 게 우선일 것 같다"고 했다.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2월 24일 저녁 창원 상남동 거리.
ⓒ 윤성효

관련사진보기


태그:#코로나19, #창원시, #상남동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