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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말까지 고교생 선거교육용 교재를 학교에 보급하겠다'고 약속했던 교육부가 결국 "4.15 총선 뒤 교재 보급"을 시도교육청 담당과장들에게 통보했다. 교육시민단체들은 "민주시민교육 포기행동"이라면서 반발할 태세다. 교육부 약속을 믿고 시도별 선거교육 교재 제작을 중단했던 교육청들이 일대 혼란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 과장이 시도교육청 과장들을 모아놓고 통보 
 
19일 오후 2시, 교육부와 선관위가 정부세종컨벤션센터 1층 중회의실에서 연 '18세 선거교육 연수' 모습.
 19일 오후 2시, 교육부와 선관위가 정부세종컨벤션센터 1층 중회의실에서 연 "18세 선거교육 연수" 모습.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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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마이뉴스>가 3개 교육청 민주시민교육 담당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교육부는 지난 19일 오후 자신들이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연 시도교육청 선거교육관계자 연수 뒤 교육청 과장급들을 따로 불렀다. (관련 기사 <"어불성설" "웃기는 소리"... 교육부 선거교육 연수장 '고성'> http://omn.kr/1mlx5)

이후 교육부 신두철 민주시민교육과장이 '선거교육 교재 총선 뒤 보급'을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와 같은 내용을 교육부 공식 발표 전에는 공개하지 말라는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20일 교육부 직원들이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에게 따로 전화를 걸어 '교재 총선 뒤 보급'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상당수의 시도교육청들은 교육부의 '2월 교재 보급 포기'에 대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8일자 기사 <선거교육 발 빼나... 교육부의 수상한 이메일> (http://omn.kr/1ml0t)에서 "교육부가 지난 10일 시도교육청 담당자들에게 '선거교육 교재 총선 후 배부, 자료 불필요'라는 글귀 등이 들어간 설문지를 갑자기 보냈다"면서 "일부 시도교육청은 '보수언론 눈치 보기에 바쁜 교육부가 기존 약속을 뒤집고 2월 말 배포 약속을 포기하려는 황당한 의도'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분위기에서 결국 20일 '선거교육 교재 2월 보급' 포기를 시도교육청에 구두 통보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교육부 신두철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19일 시도교육청 과장들에게 총선 뒤 교재 배포를 통보했느냐'는 물음에 대해 부인하지 않으면서 "최종 결정은 내부 절차도 있으니까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신 과장은 '교재 배포시기를 갑자기 늦추는 이유'에 대해선 "선관위가 낸 선거교육 자료와 교육부 교재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여러 고려가 있었다"고 답했다.

교육부의 선거교육용 교재 보급 포기에 당장 교육청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한 시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미 집필이 끝난 교재를 갑자기 배포하지 않겠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교육부 약속만 믿고 교육청 교재 제작을 중지한 교육청들은 난감하게 됐다. 교육부가 선거교육을 교사가 아닌 선관위 직원에게 백지위임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지역의 교육청 관계자도 "총선이 끝난 뒤 선거교육 교재가 뒤늦게 배포된다면 활용할 교사들은 거의 없다"면서 "교육부가 민주시민교육과 선거교육을 걷어찬 것"이라고 꼬집었다.

"계기교육 교재를 계기 피해서 내겠다니...어이없다"

김원태 학교시민교육연구소장도 "교육부가 계기교육 교재를 만들어놓고도 계기(선거)를 피해 내겠다니 어이가 없다"면서 "자신들이 한 약속을 몰래 뒤집는 것은 정부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시민단체들은 최근 선거교육 관련 교육부의 석연찮은 행동에 대해 성명서 발표는 물론 '교육부장관' 항의방문까지 고려하고 있다.

노태훈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사무처장은 "선관위가 특별한 법적 잣대도 없이 초중고 모의선거를 불허한 것은 교권과 학습권을 무시한 것인데 그동안 교육부는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면서 "이러던 교육부가 이제는 국민과 약속했던 '선거교육 교재'까지 포기하겠다는 것은 민주시민교육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라고 비판했다.

태그:#모의선거 교육, #선거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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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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