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7일 오후 징검다리교육공동체 관계자들이 서울시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7일 오후 징검다리교육공동체 관계자들이 서울시 선관위를 항의 방문하고 있다.
ⓒ 윤근혁

관련사진보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아래 중앙 선관위)가 18세 학생 유권자는 물론 초중고 학생 대상 모의선거 교육을 모두 금지했다. 교육청과 교사 진행 모의선거가 '선거에 영향을 미치게 하는 행위'여서 불가하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3개월 전 자신들이 공식 답변한 '서울교육청 주최' 모의선거 허용 내용과 상충되는 것이어서 "교육과 교권을 무시한 폭거"란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해 11월 '서울교육청 주최' 위법하느냐 물었더니...

7일 징검다리교육공동체가 지난 해 11월 11일 선관위에 질의한 '교육과정과 연계한 선거교육 21대 국회의원 모의선거 선거법 저촉 여부 질의 회신 요청의 건'이란 민원 글을 살펴봤다.

이 질의서에서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2020년 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이하여 학교에서 전국 17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모의선거를 실시하고자 한다"면서 "이 경우 선거법상 저촉되지 않는지 선관위의 공식답변을 요청한다"고 물었다.

이 질의서에 첨부한 기획서에는 "주최자: 서울시교육청"이라고 명시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선관위는 "모의투표의 결과를 선거일의 해당 투표마감시각 후에 공표하는 경우에는 공직선거법에 따른 선거여론조사기준으로 정한 사항의 공표 및 등록을 하지 아니하여도 될 것"이라고 답했다. 선거일 이후 결과 발표를 조건으로 모의선거를 허용한 것이다.

하지만 선관위는 지난 6일 18세 학생 유권자는 물론 전체 초중고 학생 대상 모의선거를 모두 금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징검다리교육공동체와 참여연대, 전교조가 반기를 들고 나섰다. 

징검다리교육공동체는 이날 오후 3시쯤 서울시 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공개 질의서를 신우용 상임위원에게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이 단체의 곽노현 이사장(전 서울시교육감)은 "선관위의 모의선거 금지 결정은 교육의 전문성, 자주성, 정치중립성을 완전히 훼손한 반교육적 행위"라면서 "교사들의 가르칠 권리, 학생들의 공부할 권리, 교육감의 자치 행정권을 침해한 폭거"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단체의 강민정 상임이사는 항의 방문 직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관위는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교사와 교육청의 모의선거가 가능하다고 답변한 바 있다"라면서 "투표권도 갖고 있지 않은 17세 이하 학생들에 대한 모의선거조차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해석한 것은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성명서에서 "모의선거 교육이 선거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선관위의 해석은 모의선거 결과를 선거 종료 이후 개표하는 이번 모의선거 교육에는 애당초 해당되지 않는다"면서 "이런 논리라면 방송 3사의 출구조사는 물론 투표 종료 후 발표되는 여론조사 기관의 여론조사도 금지되어야 마땅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단체는 "선관위 결정은 결과적으로 자유한국당의 시대착오적인 모의선거 교육 반대 입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라면서 "중앙선관위원들이 법적 교육적 판단을 팽개치고 추천기관(박근혜 전 대통령, 양승태 전 대법원장, 새누리당)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앞세웠다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이 단체 관계자는 "전체 9명의 선관위원 가운데 상당수가 박근혜 대통령 또는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임명된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선관위가 한국당 손 들어준 것"

참여연대도 이날 논평에서 "선관위의 모의선거 금지는 헌법이 보장한 학습권 침해와 민주주의 훼손"이라면서 "모의선거 금지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도 성명에서 "모의선거 교육을 광범위하게 펼쳐온 선관위가 모의선거를 전면 불허한 것은 '내로남불'식 발상"이라면서 "선관위가 하면 괜찮고 다른 이가 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태그:#모의선거 교육
댓글4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