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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은사 외압설'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법회에서 외압설의 당사자인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정계은퇴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결단을 요구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봉은사 외압설"을 둘러싼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봉은사 주지 명진스님이 28일 오전 서울 삼성동 봉은사 법왕루에서 열린 법회에서 외압설의 당사자인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정계은퇴와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의 결단을 요구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0.3.28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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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 X파일 ①] "명진 스님 집중 미행... 협조자 포섭해 불교계 퇴출" http://omn.kr/1mjfo에서 이어집니다.

국가정보원의 불법사찰 문건인 '명진 스님 X파일'에는 조계종 총무원뿐만 아니라 보수 언론을 적극 동원한 공작 기획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지난 2010년 명진 스님의 봉은사 주지직 박탈을 위해 권력과 언론이 한 몸으로 움직인 '권언유착'의 기록이다. 국정원은 명진 스님을 비방하는 기획 취재를 언론에 독려했고, 이와 반대되는 보도는 제지했다. <오마이뉴스> 확인 취재 결과, 당시 국정원의 공작이 구체적으로 실행된 정황도 확인했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13건의 국정원 사찰 문건을 입수했다. 명진 스님이 국정원을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낸 정보비공개처분 취소 소송에서 일부 승소하면서 지난해 12월에 나온 문건이다. 총 30건 중 공개가 결정된 문건도 민감한 내용이 삭제됐지만, '명진 스님 죽이기'에 나선 국정원과 보수언론의 부적절한 커넥션을 의심할 만한 정황들이 다수 확인됐다. 

"명진 미화 기사 자제" 

우선 국정원은 당시 이명박 정권의 4대강 사업 등을 비판해온 명진 스님의 이미지를 훼손시키려고 보수 언론과 보수 인터넷 매체, 보수 단체들을 각각 동원해 '반 명진 분위기 조성용'으로 활용했다. 2010년 1월 7일 작성된 '명진 봉은사 주지 최근 특이 동향 및 평가' 보고서에서는 '평가 및 조치 고려사항'의 2번째 항목으로 다음과 같이 적었다.
 
"언론매체·보수단체를 통한 반 명진 분위기 조성 병행
- ○○○ 보수언론 대상 명진 및 봉은사 관련 홍보성 보도가 명진을 미화하는 효과를 주고 있음을 지적하고 기사화 자제 촉구
- ○○○ 보수 인터넷 매체 대상 명진의 좌파활동 실체를 조명하는 기획보도 독려
- 3대 국민운동단체 등 보수권 대상 명진의 비이성적 반정부 행태 실상을 전달, 소속 회원들로 하여금 종교인 본분 일탈에 대한 비난 댓글달기를 전개하여 입지 위축"

이와 유사한 언론 동원 방안은 그 이후에 작성된 문건에도 이어졌다. 2010년 3월 31일 작성된 '명진 봉은사 주지 관련 각종 추문 확인 결과 및 평가' 문건에서는 평가 및 조치 고려사항으로 "종단 차원의 주지직 퇴출 유도와 함께 면밀한 동향점검 및 보수언론을 통한 부조리 실태 부각 등 입체적인 압박 전개가 바람직하다"면서 다음과 같이 적었다.
 
"○○○ 보수언론 대상 명진의 실체를 알려 명진과 봉은사를 옹호하는 논조 전개는 자제토록 협조 강화 
○○○ 보수 인터넷언론으로 하여금 명진의 부조리 의혹·설 등을 기획·연재 보도토록 하여 명진의 신뢰도에 타격
○○○ 보수 성향 신도단체로 하여금 명진 실체폭로 유인물을 봉은사 등에 배포함으로서 봉은사 신도들의 지지 차단"

명진 스님 옹호 기사는 철저히 차단하고, 의혹과 확인되지 않는 '설'조차 보도하도록 하려는 기획이었다. 이런 국정원의 기획이 언론사와 단체들에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는 문건만으로는 확인할 수 없다. 하지만 당시 보수언론과 보수단체들의 보도 기사와 행동을 보면 국정원 기획의 실행 여부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명진 스님은 사실 종북주의자에 가깝다>(인터넷 매체 ○○○○ 2010년 3월25일자)
<"주지 더할 욕심" 발언에 '속물 명진' 비판>(인터넷 매체 ○○○○ 2010년 4월 5일자)
<청 "명진 스님 거짓말 드러났다">(인터넷 매체 ○○○○ 2010년 4월 24일자)
<명진 스님은 종법 파괴자... 조계종에서 퇴출하라>(인터넷 매체 ○○○○ 2010년 10월 8일자)

보수단체들은 '명진 실체 폭로' 신문 광고, 유인물 배포  
 
 14일 오전 봉은사(주지스님 명진) 법왕루 입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이 봉은사를 특별분담금사찰에서 직영사찰로 전환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 여러 편이 대형 전시판에 크게 붙었다.
 2010년 3월 14일 오전 봉은사(주지스님 명진) 법왕루 입구.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총무원장 자승)이 봉은사를 특별분담금사찰에서 직영사찰로 전환했다는 내용의 신문 기사 여러 편이 대형 전시판에 크게 붙었다.
ⓒ 최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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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평화의길'(이사장 명진 스님)의 유병문 사무처장은 "국정원 문건이 작성된 이후로 극우 인터넷 신문 등은 '계율위반 행위를 일벌백계하라', '친북좌파인지 커밍아웃하라', '야누스 종교인', '속물명진', '거짓말 법회' 등의 내용과 주장을 실은 칼럼이 무차별적으로 게재됐다"고 말했다. 

이 문건이 작성된 뒤 하루만인 1일부터 단체들도 나섰다. 대불총(대한민국지키기불교도총연맹), 호국불교도연합 등은 2010년 4월1일 <동아> <중앙>에 "명진 스님! 제발 그만하십시오. 이러다 불교 다 죽습니다" "스님! 지금은 조용히 떠나야 할 때입니다"라는 내용의 비판광고를 게재했다. <한겨레>조차도 4월 5일자에 '봉은사 신도' 명의의 명진스님 비판 광고가 게재됐다. 

2010년 당시 송진 봉은사 신도회장은 오마이뉴스에 "이 광고를 실은 실체가 누구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봉은사 참여 신도 일동이라는 명의를 쓰려면 최소한 전체 신도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신도회에 의견을 물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며 황당해 했다(관련기사: "명진 조용히 떠나라? 이 광고 주인 누구요?" http://bit.ly/b5rwTY).

이 단체들은 '명진 스님 실체 폭로' 유인물을 봉은사 등에 뿌리면서 대대적으로 '반 명진 홍보전'을 벌였다. 봉은사 전 신도회장 등은 4월 20일에 성명을 통해 명진 스님의 공개 참회와 사퇴를 촉구했다. 

2001년에 자승 전 조계종 총무원장과 명진 스님 등 4명이 강남의 룸살롱에 갔던 사건도 불거졌다. 명진 스님은 조계종단에서도 쉬쉬하던 그 사건을 2002년에 스스로 공개하고 "중으로서의 계율은 지켰지만,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종회 부의장직 등 모든 직책을 내려놓고 스스로 참회를 한 바 있다.

10여 년 만인 2010년에 이 사건은 한 월간지를 통해 재조명됐다. 그 뒤 명진 스님을 비판하던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성명을 내고 "명진 스님 진실규명" 집회를 열었다. 국정원은 문건에서 보수단체에 명진 스님 비방 댓글을 달도록 하겠다고 기획했다. 이 지시에 따른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당시 인터넷 카페 등에는 명진 스님을 비방하는 아래와 같은 글이 올라왔다.
 
"명진 스님, 강남 룸싸롱 출입사건"(2010년 4월 25일 이종격투기카페)

"국민들의 혐오․거부 여론 확산 주력"

국정원은 2010년 4월 15일 작성한 '명진의 종북 발언 및 행태 종합' 문건에서 명진 스님의 언론 인터뷰 내용을 꼼꼼하게 분석하기도 했다. 

"불자들은 해방 이후 최악의 대통령을 만났다"(불교닷컴 08.6.26), "몰염치하고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3치'가 이명박 정권의 시대정신"(오마이뉴스 09.7.6), "대통령의 말 한 마디는 서푼짜리 동전만도 못할 정도로 가볍게 여기는 세태가 되었다"(평화방송 09.12.28) 등을 '대통령 폄훼 발언'으로 분류했다.

다음날인 4월 16일 작성한 '명진의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등 비리 수사로 조기 퇴출' 문건에서는 명진 스님의 비리 의혹을 부풀리는 데 언론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문건에서 국정원은 "명진의 비위 행태를 보수언론·교계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부각 보도하는 등 부도덕성의 실체를 공론화하여 불교계 퇴출 당위성(을) 확산"한다고 적시했다. 

이 때 국정원이 의혹을 갖고 있었던 사안 중의 하나는 "명진이 경북에 개인사찰(12억 원 상당)을 소유한 정황"이었다. 조계종 총무원에서 "금명간 이 사건에 대한 정밀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적었다. 이런 사건을 조사하는 조계종 내의 기관은 호법부이다. 

국정원은 2010년 6월 1일 작성한 '명진 봉은사 주지의 사설암 소유 의혹 확인결과 및 평가' 문건에서 "명진은 불교닷컴 등 교계 언론의 개인사찰 소유의혹 사실관계 확인 요구에 응하지 않는 등 무시전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서 "불교닷컴은 4.16 명진의 '개인사찰 소유의혹'을 제보받고 기사화에 앞서 명진 측에 사실확인을 위해 내용 증명 5통을 발송"했다는 사실도 적었다.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기자는 "당시 호법부의 핵심 관계자가 <불교닷컴>에 이 사건을 흘렸고, 뒤늦게 기사화되기도 했지만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어 후속기사도 내지 않았다"면서 "문건을 보니 우리가 기사화한 시점보다 일주일 앞서서 국정원은 이 문제를 먼저 알고 있었다, 우리가 내용증명을 보낸 것까지 국정원이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이 '명진 퇴출'을 위해 보수언론과 인터넷 매체뿐만 아니라 주요 월간지와도 접촉하려 한 정황이 문건에 나와있다. 또 명진 스님을 비방하는 취재기사뿐만 아니라 사설과 칼럼 등도 활용하려 한 기획들도 있다. 2009년 11월 13일 작성한 '좌파인물들의 이중적 행태 및 고려사항' 문건에서는 다음과 같이 적시했다.
 
- 공식·비공식 루트를 통해 좌파 핵심 인물들의 비위 사실을 언론에 적극 전파하는 한편, 폭로기사 및 비난 사설·칼럼 게재 측면 지원
- 주요 월간지 등을 통한 좌파실상 관련 특집·종합기사 보도 방안도 모색 
- 또한 관련 정보 전파수단으로서 보수 단체 웹사이트를 정비하고 건전 블로거를 집중 육성, 국민들의 혐오․거부 여론 확산에 주력
 
"국정원은 갑, 언론사는 을... 제2의 보도지침 아닌가"

이 문건과 관련, 민주언론시민연합 김언경 사무처장은 "흔히 말하는 '보도지침'이 1987년 이전에만 있다가 없어진 것처럼 생각하지만, 이 문건을 보면 '제2의 보도지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전체적으로 내용을 봤을 때는 이를 정상적인 언론 홍보나 언론 대응이라고 볼 수 없다"면서 "말로는 '자제하도록 협조 강화'라고 하지만 이건 자제하라는 명령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국정원(혹은 정부)이 갑이고 언론사가 을인 것처럼 보이는 언급"이라고 말했다. 

김 사무처장은 "당시에 민언련 차원에서 모니터링 했던 내용을 보면 명진 스님을 비판하는 광고가 보수 일간지에 게재됐다고 나오는데, 단순히 국정원이 명령해서가 아니라 어떻게 보자면 광고라는 경제적인 이익의 측면에서도 충분히 협조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정원 과거사를 조사해 피해 당사자들이 사과 받고, 국정원 관계자들을 징계하는 절차가 정상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명진 스님
 명진 스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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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진 스님은 지난 3일 <오마이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 

"정상적인 국가라면 개인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 정권을 비판한 걸 빌미로 한 사람의 사생활을 사찰하고 음해하고 왜곡했지 않나. 봉은사 주지를 처음 할 때만 해도 봉은사 재산 공개나 1000일 기도에 대한 평가가 좋아서 계속 인터뷰가 들어왔다. 

불교를 포교하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봉은사가 직영 사찰로 전환되고 나서 인터뷰가 탁 끊겼다. 문건을 보니 국정원이 언론사에 인터뷰하지 말라고 지시했더라. 그 당시에 한 보수지 종교 전문 기자는 내게 와서 정부 비판 그만하셨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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