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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루라기'로 불리는 이들이 있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비리에 눈감지 않고 내부 고발로 정의를 바로 세운 공익제보자를 일컫는 말이다. 대개 조직으로부터 보복 또는 격리돼 숨어 살도록 강요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정치를 하겠다'고 전면에 나선 내부고발자들이 속속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이는 21대 총선의 특이점이다. 

우려와 기대 사이 
 
 21대 총선 출마선언을 한 '공익제보자' 후보들. 왼쪽부터 이탄희 전 판사(더불어민주당), 장진수 전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더불어민주당), 박창진 전 사무장(정의당),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자유한국당).
 21대 총선 출마선언을 한 "공익제보자" 후보들. 왼쪽부터 이탄희 전 판사(더불어민주당), 장진수 전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더불어민주당), 박창진 전 사무장(정의당), 산업재해 공익신고자 이종헌씨(자유한국당).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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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를 거부하고 사법농단 고발에 앞장섰던 이탄희 전 판사(더불어민주당), 이명박 정권 시절 불법 사찰 증거 인멸 사건을 세상 밖으로 꺼낸 장진수 전 행정안전부 정책보좌관(민주당), 대한항공 일가의 갑질 문제를 직접 겪고, 또 추격한 박창진 전 사무장(정의당), 자신이 속한 회사의 산업재해 사실을 고발, 과태료 처분까지 이끌어낸 이종헌씨(자유한국당)까지. 

내부고발자들의 숙명은 낙인이다. 조직에선 배신자로, 사회에선 의인으로 극과 극의 관심과 평가에 둘러싸인다. 정치에 입문하고자 할 경우 이 낙인 효과는 극대화 된다. '정치하려고 그랬느냐'는 화살도 날아온다. 내부고발 이후 개선된 변화들은 이 비난 앞에서 쉽게 잊힌다. 이탄희 전 판사는 지난 19일 영입 기자회견에서 "여러 억측에 시달려 봤기에 그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정치권에선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실 보좌관은 지난 21일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내부고발이 정치권 진입의 통로로 자리매김한다면 추후 있을 내부고발의 취지도 퇴색될 수 있다"면서 "한두 사람 정도는 괜찮지만, 선거 이벤트용으로 이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또 다른 민주당 중진 의원실 보좌관은 "내부 고발로 국회의원직을 바꿔 먹느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판단을 해선 안 된다"면서 "내부고발을 통해 공정 사회에 기여했고 제도도 개선됐다, 그런 개선을 입법부에서도 해준다면 충분히 의미 있지 않겠냐"고 평가했다.

공익제보를 위해 일하고 있는 이들은 이 현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1992년 군 부정선거를 고발하며 양심 선언한 이지문 한국청렴운동본부 이사장은 '시차'를 강조했다. 출마를 선언한 내부고발자들도 각 고발 시점이 다르고 고발 이후의 삶이 다른 만큼, 사회 변화를 위해 노력한 활동에 대한 평가도 달리 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도 1995년 서울시의원에 출마해 당선한 경력이 있다.
  
이 이사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익제보나 갑질 피해를 신고했다고 해도, (제보 내용과) 관련된 활동들을 하며 노력한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단지 (공익제보를) 했다는 것이 아니라, 제보 이후 지속적으로 사회적 활동을 하며 지지를 얻어 왔다면 도전해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영기 호루라기 재단 이사장은 내부 고발자들의 정치 입문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 이사장은 "각계 분야에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이 들어와 정의로운 목소리를 내면 되는 것이지, 너무 정치적 잣대를 들이대선 안 된다"면서 "사실 동기여하를 불문하고 (내부고발자들의 제보로) 사회 정의구현에 도움 된다면 일단 (사회적 낙인으로부터) 보호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내부고발, 공익제보의 상징. 호루라기.
 내부고발, 공익제보의 상징. 호루라기.
ⓒ px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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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명박 정부의 민간인 불법사찰 증거인멸을 폭로한 장진수 전 보좌관은 특히 내부고발자 출마자 중 공익제보 제도 개선을 주요 공약으로 삼은 후보자다. 장 예비후보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사자들이 (공익제보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선 누구보다 잘 알고 의지도 강하다"면서 "국회도 투명해져야 하고 행정부도 투명해져야 한다, 그리고 내가 속한 당도 투명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어느 정권이든 고위층 비리는 있을 수밖에 없다. 여든 야든, 어느 정당을 가더라도 내 편이니까 눈감아주고, 우리 편이니 넘어가주는 게 아니라 공익제보, 내부고발을 했던 분이라면 진영이나 편에 관계없이 내 조직의 비리와 갑질, 농단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지문 이사장은 국회의원을 준비하는 내부고발자들에게 '투명한 국회'를 만들어 달라고 주문했다. 내부고발을 통해 조직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내고 제도적 변화에 앞장선 것처럼, 불편부당한 자세를 유지해 달라는 요구였다.

이영기 이사장은 공익제보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에 힘써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상황 개선을 한다고 하지만, 여전히 관료주의적 측면이 많다"면서 "관련 법도 미비한데, 예컨대 공익신고자 보호 범위에 횡령·배임·조세포탈 등이 포함돼 있지 않아 이런 걸 고발하더라도 보호받지 못한다, 신고를 쉽게 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보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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