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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겨울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를 둔 엄마나 아빠에게 '달고 살아야 하는' 감기처럼 원망스러운 질환도 드물다. 겨울에 감기가 많은 건 일반적인 감기 외에도 독감이 유행하기 때문이다.

감기와 독감은 크게 보면 감기지만 이 둘은 다르다.

감기는 사시사철 걸릴 수 있는 반면 독감은 앞서 말한 것처럼 기본적으로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유행한다. 감기와 독감이 공통으로 겨울에 많은 건 건조한 날씨에 이들 바이러스가 더 잘 생존하며, 사람들이 겨울철에는 실내 생활을 많이 해 바이러스 전파가 훨씬 잘되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증상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의 차이를 알면 감기와 독감에 대해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단순히 조심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감기나 독감에 덜 걸릴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의 차이를 알면 감기와 독감에 대해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단순히 조심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해야 감기나 독감에 덜 걸릴 수 있을지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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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와 독감은 둘 다 바이러스가 유발한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는 혼종, 즉 서로 섞일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원인 바이러스가 전적으로 다르다 보니 증상 또한 차이가 크다. 그 중 하나는 열이다. 독감은 거의 예외 없이 섭씨 38도 이상의 고열을 동반한다. 반면 감기는 미열 정도가 보통이고, 아예 체온이 정상일 수도 있다. 두통의 경우 감기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데 있어도 심하지 않다. 반면 독감에 걸리면 심하면 머리가 깨질 듯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물론 콧물이 흐르고, 코가 막히고, 기침을 하며, 목이 아프고 따가운 등의 증상은 유사하다. 하지만 이런 증상도 독감이 대체로 훨씬 독하다. 예컨대 콧물만 해도 감기는 70~80%가 3~4일가량 지속되지만 독감은 1주일 이상 갈 수도 있다. 독감의 경우 드물게 콧물과 기침이 없을 수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사례다.

이른바 몸살, 오한 등은 감기와 독감이 공통적인 듯하지만, 양상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예를 들어 몸살만 해도 감기는 심해 봐야 몸살 기운을 느끼는 정도인데, 독감은 두들겨 맞은 듯 통증이 전신을 엄습한다. 오한도 감기는 살짝 땀이 나는 정도지만, 독감은 땀이 줄줄 흐르고 사시나무 떨듯 떨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독감에 걸린 어린이는 십중팔구 토한다. 어른들은 토할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속이 메스껍고 설사를 한다. 감기는 보통 이렇게까지 증세가 심하지는 않은 편이다.

'뼈대 있는' 독감 vs. '근본 없는' 감기
 
 감기와 독감의 눈에 띄는 증상 차이 가운데 하나는 열이다. 두통의 경우 감기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데 있어도 심하지 않다. 반면 독감에 걸리면 머리가 안 아픈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심하면 깨질 듯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감기와 독감의 눈에 띄는 증상 차이 가운데 하나는 열이다. 두통의 경우 감기는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는데 있어도 심하지 않다. 반면 독감에 걸리면 머리가 안 아픈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다. 심하면 깨질 듯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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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바이러스나 독감 바이러스 모두 생김새는 공모양으로 비슷하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에 비해 독감 바이러스가 대략 지름이 2~3배 정도 크다. 단순히 크기만 큰 게 아니라 유전물질(RNA)의 양도 거의 2배가량 독감 바이러스가 많다.

모양과 유전물질 차이는 단순한 '체급' 차이가 아니다. 같은 영장류에 속하지만 사람과 침팬지가 서로 다르듯,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는 아예 계통이 다르다. 독감은 예방 주사가 있지만, 감기는 예방 주사가 없는 차이 또한 근원적으로는 여기서 비롯된다.
  
독감 바이러스는 바이러스 가운데는 '뼈대'가 아주 확실한 편에 속한다. 지금까지 연구에 따르면 독감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A, B, C, 토고토바이러스, 이렇게 크게 4종류로 '딱' 정해져 있다.

이들 중에서도 사람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사실상 A와 B 타입으로 국한할 수 있다. 물론 사람 또한 조상이 같다고 해서, 후손들이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듯, 이들 독감 바이러스는 나름의 세부 계통이 있다. 세부 계통들은 각각의 공통 특징이 있는데, 이들의 공통 특징을 간파해 백신을 만드는 것이다.

일반 감기 바이러스는 심하게 말해 '뼈대 있는' 집안을 전혀 구성하지 못한다. 사람으로 치면 도대체 누가 누구네 자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분화가 심하다. 한 예로 감기 바이러스의 대표 격이라 할 수 있는 라이노바이러스(rhinovirus) 한 종류만 해도 세부 계통을 약 100여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게다가 감기 바이러스는 '표변'이 아주 심한 축에 든다. 표변이란 겉모양이 변하는 건데, 자주 변하는 탓에 겉만 보고는 속된 말로 '뉘 집 자식인지' 알 길이 없는 것이다. 백신은 바이러스의 껍데기 모양을 파악해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껍데기 모양을 인식해서 항체를 만들기 때문이다.

병원치료는 몸이 감기와 싸울 수 있도록 도울 뿐
  
 감기와 독감은 둘 다 바이러스로 인해 유발된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는 혼종, 즉 서로 섞일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원인 바이러스가 전적으로 다르다보니, 증상 또한 차이가 사뭇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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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기와 독감은 둘 다 바이러스로 인해 유발된다. 하지만 감기 바이러스와 독감 바이러스는 혼종, 즉 서로 섞일 수 없을 정도로 다르다. 원인 바이러스가 전적으로 다르다보니, 증상 또한 차이가 사뭇 크다.? ?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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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바이러스를 물리칠 수 있는 유일한 시스템은 우리 몸의 면역체계이다. 옛말 가운데 '감기는 밥상 밑으로 숨는다'는 말이 있다. 이는 감기에 걸렸을 때 잘 먹고 휴식을 충분히 취해줌으로써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활발하게 작동하도록 하는 게 치유의 지름길이라는 걸 시사하는 것이다.

휴식할 여건이 안 될 때, 또는 노약자 등의 경우는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병원 처방은 바이러스를 직접 퇴치하기보다는 우리 몸이 감기와 잘 싸울 수 있도록 보조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매년 독감 시즌이 시작되기 전, 대략 10월 중순쯤 예방 주사 접종이 시작된다. 백신은 그 제조과정에 따라 보통 '생백신'과 '사백신'으로 나뉜다.
  
두 종류 백신의 독감 예방 효과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데, 결론부터 얘기하면 큰 차이는 없다. 생백신은 말 그대로 살아 있는 그러나 약화된 바이러스를 이용한 백신을 말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희석해 약독화(독성이나 병원체의 성질이 약하게 됨)시킨 것이다.
  
사백신은 죽은 백신을 일컫는 말이다. 죽은 백신이어서 효과가 없다는 뜻은 전혀 아니다. 앞서 말했듯, 우리 몸의 항체는 바이러스의 껍질 모양 등을 인식해 만들어진다. 사백신은 독감 바이러스의 외피 부분을 닮은 것이다. 즉 사백신 역시 생백신과 똑같은 외피 모양을 하고 있는데, 우리 몸에 주입되면 생백신과 마찬가지로 면역체계가 발동된다.

독감 백신은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여기서 3가와 4가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가리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구체적으로 3가 백신은 인플루엔자 A(H3N2) 계통, 인플루엔자 A(H1N1) 계통, 그리고 인플루엔자 B 계통 가운데 한 종류 등 크게 보면 모두 3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도록 설계된다.

4가 백신은 두 가지 인플루엔자 B 유형 모두에 대해서도 대항력을 갖도록 한 것이다. 즉 총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대응하도록 만들어진다. 이론상으론 3가 백신보다 4가 백신이 한 종류 더 많은 독감 바이러스에 대비할 수 있지만, 실질적으로 큰 차이는 없다. 더욱 치명적인 유형의 독감은 A 타입의 바이러스가 유발하기 때문이다.

북반구와 남반구는 겨울이 정반대 시기에 찾아온다. 독감 예방백신을 만들 수 있는 주요한 단서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예를 들면 이번 겨울 북반구에서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 계통이 내년 남반구 겨울철, 즉 오는 6~8월에 유행할 가능성이 크다.
  
독감 정보를 관장하는 세계보건기구(WHO)는 세계 110여 개 국가에 인플루엔자 센터를 두고 있다. 이들 센터 등으로부터 최신 독감 바이러스 정보를 입수한 뒤, 겨울에 유행할 독감을 예상해 백신 생산업체에 건네준다. 백신 생산까지는 6개월 정도가 걸리므로 생산 일정은 항상 빠듯한 편이다.

AI(조류 독감)나 돼지 독감 등을 포함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종류를 더 구체적으로 지칭할 때, 'H*N*'(*은 숫자)으로 표기할 때가 많은데 여기서 H는 헤마글루티닌이라는 단백질을 뜻하는 문자이며, N은 뉴라미디데이즈라는 효소의 영어 앞글자이다.

바이러스가 열쇠라면 항체는 자물쇠
  
 독감 백신은 또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여기서 3가와 4가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가르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독감 백신은 또 3가 백신과 4가 백신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여기서 3가와 4가란 예방할 수 있는 바이러스의 종류를 가르킨다고 생각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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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백질과 효소는 바이러스의 껍데기에 부분에 자리하는데 인간이나 동물의 면역체계가 인식하는 게 바로 이들 단백질과 효소의 생김새다. 면역체계는 특정 열쇠가 특정 자물쇠에만 들어맞는 식으로 작동된다. 즉 바이러스의 껍데기 효소와 단백질에 항체가 달라붙어 바이러스의 증식을 무력화하는 것이다. 

바꿔 말해 바이러스가 열쇠라면, 항체가 자물쇠인 셈이다. 이런 이유로 독감 바이러스 예방주사를 맞고 난 뒤 우리 몸에 생긴 항체는 그 생김새가 독감 바이러스 표면의 단백질에만 딱 들어맞을 뿐, 일반 감기 바이러스의 껍데기 표면에 있는 생김새가 다른 단백질은 무력화할 수 없다. 

감기는 1년에 많게는 한 사람이 10여 차례 이상 걸릴 만큼 발병 빈도가 단연 으뜸인 질환이다.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도 있지만, 이처럼 압도적으로 사람들이 자주 걸리다 보니 감기로 인한 건강보험청구액만도 수조 원에 달한다는 집계도 있을 만큼 사회적으로 큰 손실을 유발하고 있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바이러스는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균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오묘한 '생명체'이다. 보통 균이라 불리는 것들은 박테리아인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는 생물학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다. 사람과 박테리아,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이 셋의 친연관계를 따져보면 사람과 박테리아가 개별 세포 차원에서는 더 닮았다. 이에 반해 바이러스는 생명체도 무생물도 아닌 중간쯤 되는, 그러나 핵산을 갖고서 증식을 하기 때문에 생명체로 '겨우' 봐줄 수 있는 존재다. 세포라고 부를 수도 없다. 바이러스가 일으키는 질병은 감기나 독감에만 한정되는 게 아니다. AIDS를 비롯해 심하면 일부 암의 원인균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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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십이 코앞. 그러나 정신 연령은 딱 열살 수준. 역마살을 주체할 수 없어 2006~2007년 승차 유랑인으로서 시한부 일상 탈출. 농부이며 시골 복덕방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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