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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전에 있었던 일이다. 처남이 누군가와 이미 동업을 시작한 상황에서 '수익이 생겼을 때 지분에 따라 나눠 실제로 수령하는 것과 동업관계를 청산할 때 지분에 대한 계산을 정확히 해서 돌려받기' 위해 계약서 같은 것을 작성하려고 하는데, 어떻게 뭘 적어야 하는지 나에게 물어 보았다. 그때 나의 대답은 "네이버에 물어봐"였다.

그 일로 한동안 아내에게 핀잔을 들어야만 했다. 사실 법학을 전공한 사람의 입장에서 처남의 질문은 뭐라 답하기에 너무 포괄적이어서(처남의 질문은 실질적으로 동업계약서 작성 의뢰에 준하는 상담이라고 할 수 있다) 네이버에 동업계약으로 검색이라도 해보라는 말이었다.

아내는 의뢰인에게도 그렇게 말할 거냐고 말했다. 물론 의뢰인에게 그 따위로 대답하고 돈을 받을 수는 없을 거다. 의뢰인이라면 당연히 관련 자료와 질문을 통해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하고 보다 유용한 답변을 준비하였을 것이다.
 
 언젠가는 집집마다 인공지능 변호사를 한 대씩 장만해 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언젠가는 집집마다 인공지능 변호사를 한 대씩 장만해 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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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도 아내가 종종 물어보는 것에 대해 "몰라" 내지는 "네이버에 물어봐"라고 대답하며, 내가 직접 네이버를 검색하는 수고로움을 회피하고 있다. 아내가 물어보는 것은 잘 대답하지 않으면서, 얼마 전부터 네이버 지식iN에서 전문가 답변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나에게 배달되는 질문 가운데는 처남의 위 질문처럼 너무 포괄적이거나, 내용이 구체적이어도 질문에 나타난 사실 관계만으로는 제대로 답변할 수 없는 질문들이 많다. 상담 의뢰인이 법률 문외한인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오히려 궁금한 점은 거기서 질문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질문에 제대로 된 답변이 달리지 않는 이유를 뭐라고 생각할까 하는 점이다. 아마도 변호사들은 이리저리 에두르기만 하고 명확한 답을 주지 않는다거나 호객행위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을까?

이것도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질문 자체가 그런 답을 할 수밖에 없거나, 홍보를 위해 변호사가 아닌 법률사무소의 직원이 변호사의 이름으로 답을 다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많으니까. 무료이기 때문에 엉성한 질문, 무료이기 때문에 적당한 답변인 것이다.

스스로 헤쳐 나가려는 시도를 폄하하려는 것은 아니다. 나부터도, 변호사가 되기 전부터 개인적인 일로 나홀로 소송, 회사 업무로 하자보수보증금 청구소송, 구상금 청구소송 등을 직접 수행해 보았고 좋은 결과도 얻었다.

또 변호사에게 사건을 맡기거나 변호사와 상담한다고 하여 사건의 만족스런 결말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스스로 자신의 법적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고 사건까지 처리하는 것은 결과의 좋고 나쁨을 떠나 가치 있는 경험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이런 일들은 법률 문제에 관한 상담의 가치에 대해 인색한 사회적 인식이 그 저변에 깔려 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즉 온오프라인상의 절실한 많은 상담 의뢰인들은 사건에 대한 결과를 미리 보장받기 위해 변호사와 상담을 하지만, 변호사는 의뢰인이 처한 상황의 법적 리스크를 인식하고 평가하여 의뢰인이 스스로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상담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상담의 가치는, 변호사의 입장에서는 변호사가 그 사건의 분석과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기 위해 들인 시간과 노력에 대한 보상이지만, 상담 의뢰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처한 상황의 향후 결과를 미리 알기 위한 정보 비용일 뿐이다. 그래서 많은 의뢰인들은 상담을 수학문제집 뒷면의 해답지를 들추는 정도로 생각하고, 자신이 해답지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상담료를 지불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결국 상담의 가치에 대해 인색해지게 된다.

이해되는 바이다. 미래에 인공지능이 법률 문제를 풀게 되면, 그 시간이 비약적으로 단축될 터이니, 결국 변호사 상담료는 정보 비용으로 수렴될지도 모르겠다. 일부 그러한 징조가 보이기도 한다. 작년 8월 29일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법률 인공지능 대회에서 인공지능과 변호사의 혼합팀이 1등, 2등, 인공지능과 일반인의 혼합팀이 3등을 하고, 변호사만으로 된 팀은 모두 등수에 들지 못했다.

언젠가는 집집마다 인공지능 변호사를 한 대씩 장만해 놓을지도 모를 일이다. 마치 지금의 컴퓨터처럼. 그렇다고 인간 변호사가 할 일이 없어지진 않을 거 같다. 아마도 더 늘어날 것이다. 마치 지금의 컴퓨터 전문가가 하는 일처럼.

여하튼 이제는 제대로 답할 게 없는 누군가의 질문이라도 "네이버에 물어봐"라는 대답을 하지는 않아야겠다. 아내의 잔소리는 정말 무서운 거니까. 이제는 의뢰인이 아니라도 만약 누군가 처남의 위 질문을 나에게 다시 한다면, "그야 동업자한테 제대로 돈 받는 게 제일 중요하지요, 정말 상담이 필요하면 자료 들고 내일 사무실로 오세요"라고 좀 더 부드러운 영업성 멘트를 날릴 정도는 되는 거 같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걸 보면 그래도 아내의 잔소리가 효과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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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제조합 일반직원 출신 변호사. 20년 전 법학 따위가 무슨 학문이냐고 소리쳤지만, 지금 그 법학을 다시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 박사과정에 있음. 주요 관심분야 : 건설, 부동산, 조세 그리고 상식이 통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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