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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은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이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 이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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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에 다니던 형이 운영하는 화실에 자주 찾아간 고등학생이 있었다. 코를 찌르는 유화 물감과 기름 냄새가 좋았고, 이젤 앞에 앉아 조각상을 바라보는 여고생이 예뻐 보였다. 감수성이 충만했던 그 고등학생은 나중에 범죄 사건을 수사하며 하루하루를 숨 막히는 긴장 속에 살아가야 하는 검사가 됐다. 도감에 있는 명화를 들춰보며 키웠던 그림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어느덧 빛바랜 꿈으로 희미해졌다.

어느 날 '야생초 편지'라는 책을 읽었다. 깨알같이 작은 모습 속에 이목구비를 다 갖추어 놓고 말없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무수한 꽃들에 한없이 매료됐다. 그들에게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다. 카메라를 들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들판과 산과 바다와 하늘로 렌즈의 시야를 넓혔다. 잠재되어 있던 예술적 감성이 폭발했다. '얼치기 꽃사랑'으로 시작한 열정이 하나둘 모여 사람들과 나눌 만큼 쌓였다.

이형택(54) 법무법인 중부로 대표변호사가 '바람이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는 주제로 특별사진전을 열고 있다. 지난 14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에 있는 초이스 아트 컴퍼니에서 열리는 전시회에는 그의 작품 30점이 걸렸다.

"사진적 해석과 효과적인 기법, 안정적인 화면구성 등 돋보여"

 
 이형택 법무법인 중부로 대표변호사
 이형택 법무법인 중부로 대표변호사
ⓒ 이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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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곤 사진평론가는 이형택 변호사의 작품에 대해 "일관된 소재나 주제를 다루는 대신, 작품의 성격을 컬러와 구성을 중심으로 한 작품과 풍경 사진, 흑백 모노크롬 등으로 나누어 보여주고 있다"며 "대상에 대한 사진적 해석과 효과적인 기법, 안정적인 화면구성 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볼 때, 그가 이미 사진가로서의 역량과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딱딱한 법만 다루던 그는 왜 카메라를 들었을까? 이형택 변호사는 작가 노트에서 "나는 사진을 찍을 때 행복하다. 사진을 찍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며 "그래서 누구라도 내가 찍은 사진을 보면서 즐거운 마음이 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나는 처음부터 꽃을 찍으면서 사진을 시작했다. 하지만 너무 야속하다. 바람 불거나 불지 않아도, 그 자리를 지키면서 머금고 있는 꽃의 전언을 옮길 수가 없다. 그래서 이제는 발밑만 향하던 렌즈를 들어 올린다. 들판도, 산도, 바다도, 하늘도 바라보게 된다. 시원한 물줄기, 바람 소리도 만나고 싶다. 유유자적하는 여유까지도 흉내 내고 싶다.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아도 피어나는 이름 없는 꽃에 대한 갈망은 여전하다."

사진가에게 작품을 발표하는 일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 이 변호사는 "이번 전시는 준비 없이 저지른 일대 사건"이라며 "내 작품을 선보이기보다는 앞으로 치열하게 사진을 찍겠다는 다짐의 일환으로 누군가의 독촉에 부응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 고창 출신으로 전주영생고·고려대를 졸업한 이형택 변호사는 사법연수원 24기다. 인천지검 검사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장, 전주지검 차장검사, 부천지청장 등을 지냈다. 지난 8월 서울고검 공판부장을 끝으로 퇴직한 뒤, 변호사의 길을 걷고 있다.

검찰 재직 당시 부임지마다 주민들과 소통하는 개방된 검찰상 구현을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검찰 조직 내에서도 대인관계가 폭넓고, 맡은바 소신을 굽히지 않고 최선을 다해 신망이 두터웠다고 한다. 대구지검 형사1부장 재직 당시 영구미제 사건으로 묻힐 뻔 했던 대구 여대생 의문사 사건을 맡아 해결한 일화로 유명하다.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은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이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 이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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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은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이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 이형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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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택 변호사의 특별사진전 ‘바람은 불지 않아도 꽃은 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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