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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자료 사진)
 자유한국당 김재원 정책위의장(자료 사진)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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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즉 '비례한국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김재원 한국당 정책위의장은 24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반헌법적 비례대표제(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통과되면 곧바로 저희는 비례대표 정당을 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정 개인·정파의 이익과 이에 가담한 정치 무리가 야합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반헌법적 비례대표제" 주장에 대한 구체적인 논거도 들었다. 그는 현재 필리버스터를 진행 중인 선거법 개정안을 살펴보니 '비례대표 연동형 상한선 30석'을 21대 총선에 한해서만 적용한다고 부칙을 넣는 등 법조문 근본 취지에도 맞지 않고 아무런 설명과 역사적 의의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선거연령을 현행 19세에서 18세로 하향한 것에 대해서도 "선거법 때문에 교육이 망가지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비례한국당 창당은 '특정 개인·정파가 야합해 만든 선거법'을 무력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카드란 점을 강조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비례대표 정당을 만들어서 차기 총선에서 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얼마나 반헌법적·반문명적인지 만천하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권선동 "불출마 선언 의원 보내서 비례한국당을 기호 2번으로 만들 것"

사실 지난 23일 밤부터 시작된 필리버스터 과정 중에도 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가능성은 거론됐다.

한국당의 두 번째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선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은 이날 "(선거법 개정안을) 폭거로 통과시키면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비례한국당을) 만들어서 불출마 선언한 의원들을 다 보내서 (기호) 2번을 만들 것"이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얼마나 후진적인지, 얼마나 개악인지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역시 '비례한국당' 군불 때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조선일보>는 이날 "비례한국당·비례민주당 출범 땐 정의당 되레 1석 줄어"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만들어 지지자들이 모두 비례대표 선거에서 이 당에 투표하게 하면 정의당의 의석 증가 효과가 거의 사라지고, 무엇보다 한국당과 위성정당 의석수가 무려 125석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16∼20일 전국 성인 2508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의 한국당 지지율(30.9%)대로 득표할 경우를 가정한 결과이지만, 한국당이 비례대표용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할 만한 근거인 셈이다.

다만, 논란은 여전한 편이다. 선거법 위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고 '꼼수 정당'이란 역풍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선거법 위반 논란·여론 역풍 가능성

일단, 현행 공직선거법 88조는 "후보자·선거연락소장·선거사무원·회계책임자·연설원·대담·토론자는 다른 정당이나 선거구가 같거나 일부 겹치는 다른 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지난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의 선거운동을 하려면 비례대표 등록을 전면 포기해야 한다. 실제 그렇게 한다고 해도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당 지도부가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에 대한 공천권을 어떻게 행사할 것인지 의문도 남아 있다. 현행 선거법에 따르면, 다른 정당의 경선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또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의 창당자금 등은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역시 불명확하다. (관련 기사 : 한국당 '두 집 살림' 꼼수, 폭망할 수 있다  )

그러나 김 정책위의장은 이러한 관측을 모두 부정했다. 그는 '선거법 위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우리(비례대표용 위성정당)는 선거운동을 할 필요가 없는 정당이다. 우리 당 지지자가 한국당 정당 투표를 어디에 하는지 (위성정당의) 이름을 알면 된다"고 답했다. 굳이 홍보하지 않더라도 언론보도 등을 통해 자연스레 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확인할 수 있단 얘기다. 창당자금 등의 문제에 대해서도 "창당 비용은 거의 들 것 같지 않다"면서 "마음만 먹으면 이틀 만에 (창당) 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미 '비례한국당'이란 당명이 존재하는 것에 대해선 "정식으로 저희가 접촉해 보려 한다. 우리와 뜻이 같지 않다면 독자적으로 따로 당명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역시 '비례민주당'을 만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민주당도 비례정당을 만들어야 한다는 내부 보고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틀림없이 민주당도 비례정당을 만들어 (총선에) 임해야 하고, 우리 당도 (비례 정당을) 만들어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비례민주당 창당해서 여러분들이 선점하고 있으면 민주당이 사러올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태그:#비례한국당, #김재원, #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혁, #자유한국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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