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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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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J초등학교가 학교 돈 수백만 원을 빼내 교장, 교감, 행정실장 등 8명만 가는 제주도 여행 계획을 갑자기 잡아 논란이다. 오는 28일부터 2박3일간 학교 돈 790만 원으로 제주도 여행을 갔다 오겠다는 것이다.

학운위까지 통과시켜... 학교 돈이 교장 측근 격려용?

24일 <오마이뉴스>가 입수한 J초 문서와 이 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는 지난 19일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추경 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전체 교직원 85명 가운데 8명만 가는 제주도 여행에는 교장, 교감, 행정실장, 행정실 직원, 부장 등 주로 교장 측근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학교 교장은 항공료 240만 원, 숙박료 200만 원, 차량임차비 100만 원, 입장료 80만 원 등 유람 행사에 모두 790만 원의 추경예산을 잡아 통과시켰다.

이 학교가 잡아놓은 제주 여행비용은 17일쯤 서울시교육청이 준 학교회계집행실적우수교 포상금 2400만 원 가운데 일부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주 여행비를 뺀 나머지 돈은 부장 회식비(업무협의회비)로 150만 원, 전체교직원 회식비(업무협의회비)로 255만 원, 기념품 구입비로 100만 원 등을 쓰기로 했다.

이에 대해 이 학교 관계자는 "교육청 포상금으로 교장이 자신의 주변 사람 위주로 제주 여행을 가려고 하는 등 학교 돈을 흥청망청 쓰려고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학교 A교장도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학교 돈으로 제주 여행을 가려 한다'는 점에 대해 "직원 격려연수를 위한 계획이었지만 외유성이라고 볼 수 있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서울시교육청에 확인한 결과 이 교육청은 지난 17일쯤 이 지역 초중고 291개교에 모두 48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했다. 지난 10일 현재 올해 예산 80%를 조기 집행한 학교를 학교회계집행실적우수교로 뽑아 1000~2400만 원을 인센티브 조로 나눠준 것이다.

이 교육청이 이처럼 큰 규모 예산을 들여 학교회계집행우수교 사업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J초도 이런 이유로 2400만 원을 받았다.

이 포상금은 내년 2월까지 써야 하는 2019년 학교예산으로 들어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추경을 통해 학생교육을 위한 비품 구입이나 환경개선 사업비 등에 쓸 수도 있다. 하지만 J초는 포상금의 상당액을 일부 교원들을 위한 유람과 회식비로 흥청망청 쓰려고 추가경정예산을 잡아놓은 것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포상 계획이 없었던 지난해엔 예산 조기 집행률 80%를 통과한 학교가 6개밖에 되지 않았는데 올해엔 291개교가 되었다"면서 "포상 때문에 학교가 움직여 준 것이다. 포상하지 않았다면 이런 예산 조기집행 성과는 없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교회계 효율집행을 위해 지급한 포상금이 학교회계질서를 문란하게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취재 들어가자 학교는 '여행 취소', 교육청은 '자제 공문'

본지가 지난 20일부터 해당 내용에 대해 취재에 들어가자 이 학교 A교장은 취재 당일 "고생한 직원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계획한 제주 격려연수였지만 '예산 낭비'라면서 언론이 관심을 갖고 취재하니 행사 모두를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도 "포상금을 지급한 전체 학교에 '인센티브 예산으로 교장과 교감 등 특정인을 위한 외유성 경비로 사용하지 말라'는 내용의 공문을 <오마이뉴스> 취재 당일에 곧바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태그:#학교회계문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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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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