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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민정수석(오른쪽 두번째)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오른쪽 세번째)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2019.5.20
 조국 민정수석(오른쪽 두번째)과 박형철 반부패비서관(오른쪽 세번째)이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2019.5.20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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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마침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떠들썩했던 가족 수사가 아니라 1년 전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제기했던 '유재수 감찰 의혹'으로 돌고 돌아가면서 다시 논쟁이 격렬해지고 있다.

23일 서울동부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조 전 장관에게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를 적용,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2017년 민정수석 시절 유재수 전 부산광역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비위 감찰을 무마,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과 청와대 특별감찰반 등의 정상적인 업무활동을 방해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처음부터 유재수 전 부시장을 봐주기 위해 감찰 결과를 일부러 숨겼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전 장관 쪽은 강제수사권이 없는 청와대가 평소처럼 감찰을 진행한 후 유 국장의 사표를 처리하기로 결론 내렸을 뿐이라고 반박한다. 누가 더 법원을 설득하느냐는 12월 26일 오전 10시 30분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로 판명 날 예정이다.

그런데 구속 여부와 별개로, 검찰은 '어떻게든 조국을 잡으려고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조국을 겨냥했던 칼도, 그 칼을 잡은 선수도 전부 처음과는 달라졌다.

서초동이 안되니 문정동이 나서다
  
여야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에 합의한 다음날인 8월 27일, 검찰은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조국 수사'에 돌입하며 "국민적 관심이 큰 공적 사안이고 여러 건의 고발이 제기돼 객관적 자료를 토대로 한 사실관계 규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4개월째 이어진 수사의 정점은 '그 조국 수사'가 아닌 '다른 조국 수사'가 됐다. 조 전 장관을 구속위기로 몰아세운 것은 1년 전 특별감찰반 출신 김태우 전 수사관의 폭로였다.

지난해 12월 31일, 조국 당시 민정수석이 민정수석으로선 12년 만에 국회 운영위원회에 출석해 입을 열었다. 그는 김 전 수사관이 제기한 '유재수 감찰 의혹'을 두고 "첩보 조사 결과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민정비서관실 책임자 백원우 비서관에게 (감찰 결과를) 금융위에 통지하라고 제가 지시했다"고 말했다. 수사권과 징계권이 없는 민정수석실은 감찰 후 비위 내용과 후속 조치 필요성을 해당 기관에 전달할 뿐이라는 얘기였다. 
 
변호인과 이야기하는 김태우 전 수사관 자신의 비위 혐의가 불거진 뒤 '민간인 사찰 의혹' 등으로 청와대를 비판해 온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변호인과 이야기하는 김태우 전 수사관 자신의 비위 혐의가 불거진 뒤 "민간인 사찰 의혹" 등으로 청와대를 비판해 온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원)이 1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변호인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19.1.21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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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수사관은 올해 2월 이 일로 조 전 수석을 고발했고, 검찰은 약 두 달 뒤 김 전 수사관의 고발인 조사를 진행한 뒤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수사에 속도가 붙은 것은 '조국 수사' 두 달째인 10월 말이었다. 유 전 부시장과 유착 의혹이 불거진 기업들의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검찰의 보폭이 빨라졌다. 마침내 11월 27일에는 유 전 부시장이 구속됐다.

같은 시기, 서초동(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 부장검사 고형곤)은 다소 잠잠했다. 10월 23일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 구속 후 11월 14일과 21일 조 전 장관을 부른 수사팀은 정 교수 추가조사 후 다시 조 전 장관을 부르겠다고만 밝혔다. 12월 11일에야 3차 조사가 이뤄졌지만, 검찰이 자녀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등 가족 문제로 조 전 장관을 언제 기소할지는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반면 12월 16일과 18일 연이어 조사를 진행한 문정동(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은 일주일 만에 조 전 장관 신병 확보에 나섰다.

서초동과 문정동이 서로 상황을 지켜보며 보폭을 맞춰온 것일까. 지난 11월 두 수사팀이 '소통'하는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것 없다"던 검찰 관계자의 답변이 머쓱해지는 상황이다.

"정무적 판단을 검찰 허락 받고 하지 않는다"... 다시 청와대-검찰 정면충돌

'유재수 수사'는 그 자체로도 말이 무성하다. 청와대 감찰을 어떻게 규정할지를 둘러싼 논쟁이 뜨겁기 때문이다.

검찰이 이 사건을 바라보는 큰 틀은 '감찰 무마'다. 조 전 장관이 여권과 가까운 유 전 부시장을 보호할 목적으로 그의 비위를 숨겼고, 그 결과 유 전 부시장이 사직 후에도 더불어민주당 수석전문위원을 거쳐 부산시 경제부시장으로 승승장구했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 일로 감찰 담당인 박형철 전 비서관이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직권남용의 피해자가 됐다고 판단했다. 또 '감찰 무마' 청탁 전화를 받은 백원우 전 비서관의 경우 감찰 담당은 아니라 책임이 가볍다고 봤다.

모든 일은 불법이었고 최종 책임도 그에게 있다는 검찰의 논리를 두고 조 전 장관은 "정무적 최종 책임"일 뿐이라고 맞서고 있다. 청와대 역시 마찬가지다. 23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소식이 알려지자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이례적으로 서면 브리핑을 통해 "(감찰) 당시 검찰 수사를 의뢰할지, 소속기관에 통보해 인사조치를 할지는 민정수석실의 판단 권한"이라고 강조했다. 또 "청와대가 이러한 정무적 판단과 결정을 일일이 검찰의 허락을 받고 일하는 기관이 아니라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덧붙였다. 한 사건의 구속영장 청구를 놓고 청와대가 적극 반박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한편 조 전 장관 쪽은 영장 청구를 예상하긴 했지만 난감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형사건에선 1982년 거액의 어음사기로 동시에 구속된 장영자·이철희 부부 이후 부부를 한꺼번에 구속하려고 시도한 사례가 드물었던 탓에 많은 이들이 청구 가능성을 작게 봤다. 하지만 23일 검찰은 그 '설마'를 현실로 만들었다.

조 전 장관 쪽은 '국정농단 사건'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이 여러 사건에 걸쳐 특정 공무원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 권한을 남용한 것과 자신이 유재수 단 한 건을 청와대 감찰을 거쳐 민정수석실 '3인 회의'에서 정리한 일은 전혀 다른 성격이라고 해명해왔다. 26일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비슷한 주장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법원의 시간이 시작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 참석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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