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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입구를 빠져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지난 9월 23일 오후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검찰 관계자들이 입구를 빠져 나와 차량으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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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장관 자택 압수수색이 가정집 압수수색치고는 이례적으로 길게, 11시간 동안이나 진행되면서 지나친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또 검찰이 자장면을 시켜 먹으며 가족들을 모욕 줬다는 지적까지 나왔는데, 검찰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9월 23일 SBS < 8뉴스 > 앵커 멘트 중)

지금으로부터 석 달 전인 지난 9월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윤석열 검찰'은 현직 장관의 자택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시점 자체가 정치적인 고려가 섞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검찰에 "수사를 조용히 하라고 전달했다"는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23일 이번엔 문 대통령이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 순방길에 올랐다. 그리고 이날 오전, 검찰이 조국 전 장관에 대해 사전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애초 성탄절 전후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가 예상됐지만, 월요일 오전 전격적으로 검찰 영장 청구 소식이 속보로 전해졌다. (관련 기사 : 검찰, 결국 구속영장 청구... 조국, 최악의 크리스마스>).

검찰의 영장 청구는 지난 8월 말 동양대 등 70여 곳이 넘는 전례 없는 대규모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조국 수사'의 종착역인 걸까. 헌데 표창장 위조도, 사모펀드 의혹도 아니었다. 숱한 압수수색과 수많은 참고인 조사 끝에, 검찰의 칼끝은 청와대로 향했다. 조 전 장관의 혐의는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시절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중단 의혹과 관련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였다.

이게 부부를 모두 구속시킬 사안인가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가 지난 10월 23일 오후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와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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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부터 넉 달, 조 전 장관 자택 압수수색 이후 석 달이 흘렀다. 조국 일가를 수사하는 검찰이 매일매일 뉴스의 중심에 섰다. 그 사이, 검찰은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교수를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정경심 재판부'는 검찰의 '동양대 표창장 위조 사건'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1, 2차 공소장 병합 보류)했다. 검찰은 재판부를 향한 격한 반발 속에 2차 기소를 강행했다. 그 자체가 '이중 기소'라는 법조계의 지적도 나었다. 자연스럽게 인사청문회 당일 소환조사 없이 기소했던 검찰의 '무리한 기소'도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재판은 공판준비기일만 4차까지 진행되며 아직까지 정식 재판은 시작조차 못 했다.

또 다른 재판을 보자. 사모펀드와 관련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및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범동(조국 5촌 조카)씨의 경우, 정 교수와의 공범 여부가 관건이다. 재판부는 정 교수를 공범으로 추가하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 신청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16일 열린 첫 재판에서 조씨는 증거 인멸은 인정하면서도 횡령 혐의는 전면 부인했다.

검찰 측 증인 역시 그간 '조범동씨가 코링크 PE의 실소유주'라는 검찰 쪽 주장을 부인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인 신장식 변호사는 23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결국은 (사모펀드 관련) 이 사건이 전부 다 그 진술로 지은 집"이라며 "카드로 지은 집인데, 맨 밑에 카드가 지금 흔들리고 있는 거예요, 한꺼번에 다 넘어갈 수 있어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윤석열 검찰'이 초조해질만 한 상황이다. 어쩌면, '무리한 기소'란 지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것도 바로 검찰 아닐까. 그러한 초조함의 결과가 바로 검찰의 '청와대 수사'요, 조 전 장관에 대한 '감찰 의혹 중단' 혐의에 대한 기소라는 시각이 법조계 일각에서 제기된다.

오는 26일 법원의 구속영장 실질 심사 결과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부부가 동시에 구속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1982년 이철희·장영자 부부가 어음 사기 사건으로 구속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이른바 옥바라지 등을 이유로 부부 중 한 쪽만을 구속 수사하는 것이 관례라는 것이 법조계 중평이다. 조 전 장관의 혐의가 부부를 둘 다 구속할 만큼 중대 범죄일까?

검찰이 입증해야 할 것들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업체들로부터 뇌물 등을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금융위원회 재직 시절 업체들로부터 뇌물 등을 받고 편의를 봐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11월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청사로 들어서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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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검찰'은 조 전 장관을 죄인으로 만들기 위해 넉 달 동안 인지·별건 수사를 확대해 왔다. 그 과정에서 검찰의 레이더망에 걸린 것이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둘러싼 '하명 수사' 또는 '선거 개입' 의혹이라 할 수 있다.

법과 원칙을 강조했던 윤석열 총장. 그는 검찰의 명운이 걸린 조국 전 장관 수사에서 이번에야말로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을까? '조국 정국'을 지나오며 지속적으로 검찰 수사에 대해 의견을 개진해온 상지대 정대화 총장의 말을 들어 보자.
 
1. 감찰 중단은 상부의 부당한 지시에 따른 것이다.
2. 감찰 중단은 외부의 불합리한 요청에 의한 것이다.
3. 감찰 중단은 청와대나 민정수석실 내부의 합리적인 판단과 현저하게 괴리된 것이다.
4. 감찰 중단은 유재수 측과의 상호 교감의 결과이다.
5. 감찰 중단은 민정수석의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결정이다.
6. 감찰 중단 이전에 유재수의 불법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23일 본인의 페이스북에 "검찰이 조국에 대해서 청구한 구속영장이 조자룡의 헌 칼이 아니려면 몇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조국이 민정수석으로서 유재수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켰으니 이 결정의 위법성을 입증해야 한다"며 위의 여섯 가지 근거를 제시했다.

민정수석 시절 조 전 장관의 감찰 중단이 직권남용이라면, 검찰 역시 직권남용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전·현직 검찰을 비위 의혹으로 고소·고발한 울산지청 임은정 부장검사는 지난 11월 29일 페이스북 글에서 "제 고발사건은 전직 검찰총장과 현직 검사장 등이 관여된 사건이라 중요성에 있어 결코 유 전 부시장 사건에 밀리지 않고, 무엇보다도 방치된 지 1년 6개월째"라며 "(검찰은) 피해자 조사 중 감찰을 중단해버린 당시 검찰총장 등 관련자들의 직무유지 내지 직권남용을 처벌해달라는, 최소한의 고발사실조차 수사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초라한 영장 청구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사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법사위 국정감사를 앞두고 법사위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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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 드물게 기본이 안 된 작자들이 있다. 검사가 그런 나쁜 놈 잡는데, 그게 무슨 정치냐."
"검찰총장으로 얼마나 버티느냐가 아니라 어떤 수사를 했느냐가 검사에겐 중요하다. 법대로 밖에 못한다. 국민만 보고 간다."


지난 13일 중앙일보의 <검사가 나쁜 놈 잡는데 그게 무슨 정치냐>라는 제목의 '중앙시론'에 소개된 글로, 윤석열 검찰총장의 최근 심경이라고 한다. 윤 총장에 따르면, 검찰이 먼지 떨듯 수사하는 조 전 장관과 그 일가는 '보기 드물게 기본이 안 된 작자들'이요, 검사가 잡아야 할 '나쁜 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6일 경향신문도 <윤석열 "충심 그대로…정부 성공 위해 악역">이란 단독보도를 통해 윤 총장의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중앙은 '지인'의 입을 빌렸고, 경향은 검찰 관계자의 말을 옮겼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가 악역을 맡은 것"이라며 "대통령에 대한 충심은 그대로고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도록 신념을 다 바쳐 일하고 있는데 상황이 이렇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진 윤 총장의 잇따른 발언들은 검찰의 '조국 수사'의 정당성을 설파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민들이 과연 그렇게 느낄까? 나아가 '정치 검찰'과 '무능한 검찰'이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내년 총선이 불과 5개월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대적으로 벌인 '청와대 수사' 자체가 그러하다. 넉 달 여를 끌어온 조국 일가족 수사 끝에 '직권남용' 혐의로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 영장을 청구한 것 역시 '검찰 공화국'이란 오명 아래 온 나라를 시끄럽게 만든 것 치고는 초라하기 짝이 없지 않은가.

태그:#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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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영화 기자, 오늘은 프리랜서 글쟁이. 살다보니 시나리오 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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