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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12일 <오마이뉴스> 광주·군산 지역 시민기자 모임을 각각 광주광역시의 한 식당과 전북 군산시 한길문고에서 진행했습니다. 이날 귀한 시간을 내주신 시민기자분들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편집자말]
언론사 중에 '모든 시민은 기자다'라고 말하는 곳이 있다. <오마이뉴스>다. 그곳에서 편집기자로 일하는 두 분이 시민기자들을 만나기 위해 내가 사는 군산에 온다는 연락을 받았다. 전날 광주에 이어 군산 지역 시민기자 모임이 열린다는 소식이었다.

나도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다. 내가 보낸 몇 편의 글도 정식기사로 채택이 됐다. 글쓰기를 하면서 올 한 해 나에게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난다. 삶의 방향이 여러 곳으로 흐른다. 많은 작가들의 강연을 들을 수 있게 됐고,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만나면서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사유를 통해 정신적 풍요를 누릴 수 있는 시간들이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된 것도 그 중 하나다.

내 글이 채택됐을 때, 그 순간의 기분은 표현할 수 없도록 좋았다.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기뻐해 주니 마음으로 느끼는 충족감이 더 컸다. 엄마로서만 살아온 내가 글 쓰는 사람이 됐다는 건 근사한 일이다. 자존감을 높여주는 사건이다. 그렇다. 나에게는 사건이다. 사람이 익숙함에서 벗어나 살아가는 시선의 방향을 돌리게 되니 내 삶의 무늬가 다른 빛으로 드러나 아름다운 모양으로 만들어졌다.

지난봄에 딸이 사준 컴퓨터와 이별하는 글을 <오마이뉴스>에 보냈는데, 그 글을 검토해준 편집기자의 근황이 궁금하기도 했고 고마운 마음이 가슴 한편에 남아 지워지지 않았다. 어떤 분일까, 약간은 궁금했고, 만나고 싶은 설렘이 밀려왔다.

이번 시민기자 모임에서 만나면 고맙다는 말을 잊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도 했다. 작은 마음이라도 전하고 싶어 몇 시간을 천연 염색 천으로 책갈피를 만들어 수를 놓았다. 서울에서 멀리 찾아온 분들에게 따뜻함을 전하고 싶었다.

모임 당일인 12일 오전. 이럴수가. 만나는 시간을 착각했다. 약속 시각까지 20분 남아 있었다. 정말 순식간에 찻 자리를 준비했다. 장소는 한길문고. 남편에게 빨리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 집에서 서점까지는 차로 5분 거리다.  

차에서 내려 서점 옆 제과점에서 예쁜 과자까지 샀다. 됐다. 작은 만족감에 쾌재를 부르며 계단을 올라 한길문고에 도착하니 벌써 최은경·이주영 편집기자, 김준정·박효영·신은경·이현웅·조종안·배지영 시민기자가 와 있었다. 편집기자 두 분은 전날 저녁 광주에서 여행 기사를 쓰는 지역 시민기자들을 만난 뒤, 이날 새벽 첫차를 타고 군산에 도착했다고 했다.
 
지난 12일 전북 군산시 나운동 한길문고에서 오마이뉴스 군산 지역 시민기자 모임이 열렸다.
 지난 12일 전북 군산시 나운동 한길문고에서 오마이뉴스 군산 지역 시민기자 모임이 열렸다.
ⓒ 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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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과자, 자수책갈피가 있는 찻자리
▲ 차와 과자 자수책꽂이 가 있는 찻자리 차와 과자, 자수책갈피가 있는 찻자리
ⓒ 이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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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에 다포를 깔고 촛불과 다과를 준비하니 그럴싸하게 따뜻한 자리가 마련됐다. 냉랭하게 앉아서 이야기만 한다면 얼마나 썰렁했을까 싶다. 군산에 온 편집기자 두 분에게 준비해온 책갈피를 선물했다. 다들 별것 아닌 책갈피를 받고 기뻐한다. 작은 거라도 마음이 담기면 따뜻하다. 군산의 온기를 전하고 싶었을 뿐이다.

먼저 <오마이뉴스>에서 온 편집기자가 사는이야기 기사를 쓰는 시민기자들이 가장 자주하는 질문을 추려 설명해줬다. 사는이야기는 개인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를 둘러싼 뉴스를 좀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기사임을, 따라서 내가 겪은 것에 나의 사유와 통찰 또한 녹여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 타인의 이야기를 다룰 때는 반드시 당사자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점 ▲ 문장이 정확하고 분량이 적정해야 한다는 점 ▲ 시의성, 독창성, 구체성, 실용성 등을 지닌 글이 좋다는 점 등의 조언을 얻었다. 

참석한 시민기자들은 저마다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하면 사는이야기로 쓸 수 있는지, 특별히 선호하는 주제나 분야의 글이 있는지 등의 질문이 나왔다. 편집기자들은 사례 등을 토대로 삶의 이야기를 글로 다루는 요령을 세세하게 설명해줬다.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말하는 시민기자들도 있었다. '임정로드' 답사기를 쓴 조종안 시민기자는 "사회적 지위가 높건 낮건 상관없이 오로지 글만 보고 판단하는 게 <오마이뉴스>의 장점 같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공정함과 정직함이 <오마이뉴스>의 가치 아닐까.

모든 시민들이 자신의 삶을 마음껏 꺼내어 쓰고, 그 글을 많은 사람이 공유한다. 그렇게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준 <오마이뉴스>에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정말 세상 모르고 살았을 내가 언론사에 기사를 쓰고 있다니. 내 삶의 커다란 변화 그 자체다. 모든 일련의 일들이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가슴을 벅차게 하는 일들이다.

앞으로도 내 삶의 자리를 <오마이뉴스> 곁에 둘 것이다. 더 가까이.

태그:#오마이 뉴스, #시민기자, #찻 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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