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서철모 화성시장이 화성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서철모 화성시장이 화성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화성시

관련사진보기

 
서철모 화성시장은 18일 "구혁모 시의원이 폭거를 일으킨 것에 대해서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맹성토했다.

서철모 시장은 이날 '2020년 예산안' 처리를 위해 열린 화성시의회 본회의에서 "구혁모 의원은 (시장이) 특정한 정당과 짜고 예산을 오르락내리락 한 것처럼 언급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소속 구혁모 시의원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서철모 시장의 예산 결탁 의혹을 제기했다. 구 의원은 "(시의회가) 총 4건의 사업에 8억 원을 증액하기로 하고, (화성시) 집행부에 의견을 전달했다"며 "집행부에서는 시장의 주요 정책에 대해 감액이 없는 조건으로 증액을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 시장은 "구혁모 의원이 말한 것처럼 어떠한 예산에 대한 증액을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며 "필요하면 감사관을 통해서 공무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반박했다.

구혁모 "다수당에 의해 의회민주주의 파괴" vs. 민주당 "자극적인 가짜 뉴스만 양산"

애초 구혁모 시의원은 이날 '2020년도 화성시 일반회계 및 특별회계 예산안' 의결을 앞두고 시정질의를 예고했다. 그러나 단상에 오른 구 의원은 시정질의 대신 민주당을 비판하는 데 모든 시간을 할애했다.

구혁모 의원은 "이번 예산심의 과정에서 소수당의 한계와 다수당에 의해 의회민주주의가 파괴되는 현실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며칠 동안 치열한 논의를 거쳐 불필요한 것으로 판단되어 삭감된 예산이 이해관계자들의 로비 아닌 로비에 의해 재편성되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구혁모 의원의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거세게 반발하며 정회를 요구했고, 1시간 30분이 지나서야 본회의가 속개됐다.

시의회 민주당 대표인 원유민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시정질의를 신청해놓고 (특정) 정당에 대한 비하 발언을 한 것은 의회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동"이라며 구혁모 의원을 맹비난했다. 원유민 의원은 이어 "소수정당의 의견을 무시한다는 발언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면서 "구체적인 내용도 없이 자극적인 가짜 뉴스만 양산하는 정당 비하 발언으로, 시의원의 본질을 망각하는 태도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의원은 "다수당에 의해 의회민주주의가 파괴된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내용은 없고 감정적인 막말만 날리고, 언론플레이에 기반한 정치적 행위나 하려고하는 구혁모 의원은 동료의원들에게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화성시의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올해보다 586억 원 감액된 2조 4천583억 원(일반회계 1조 8천900억 원, 특별회계 5천683억 원)의 ‘2020년 화성시 예산안’을 의결했다.
 화성시의회는 18일 본회의를 열고 올해보다 586억 원 감액된 2조 4천583억 원(일반회계 1조 8천900억 원, 특별회계 5천683억 원)의 ‘2020년 화성시 예산안’을 의결했다.
ⓒ 화성시의회

관련사진보기

 
다시 정회가 이어지면서 본회의가 파행을 겪었지만, 구혁모 의원은 '로비 아닌 로비'나 다수당의 횡포 등에 대해 민주당이 요구한 구체적인 사례나 근거를 끝내 제시하지 않았다. 대신 구 의원은 2020년 본예산 표결 직전, 소셜인터넷방송, 시민안전보험, 대중교통 소외지역 행복택시 운영 등 3건의 사업 예산 증액을 반영한 수정 예산안을 발의했다.

서철모 "10원도 증액 노력한 적 없어... 참담한 일"

하지만 서철모 시장은 구 의원의 수정 예산안에 동의하지 않았다. 서 시장은 특히 "오늘 화성시의회에서 일어난 참담한 일에 대하여 아쉬움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구혁모 의원의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서 시장은 "구혁모 의원은 마치 시에서 어떠한 결탁에 의해서 한 것처럼 언급했다"며 "시는 예산에 대한 증액을 요청한 적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서 시장은 이어 "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스스로 판단해서 예산을 삭감하거나 증액한 것"이라며 "(시에서는) 어떠한 예산도, 10원도 증액하려고 노력한 적이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결국 서철모 시장의 부동의로 구혁모 의원의 수정안은 효력을 잃었고, 본예산 안에 대한 표결이 진행됐다. 화성시의회는 이날 올해보다 586억 원 감액된 2조 4천583억 원(일반회계 1조 8천900억 원, 특별회계 5천683억 원)의 '2020년 화성시 예산안'을 의결했다.

한편, 이날 구혁모 의원이 시정질의를 하겠다고 예고했다가 진행하지 않자, 이를 준비했던 화성시 공무원들이 불만을 토로했다. 시정질의에 대비해 며칠 동안 답변을 준비하고 본회의 당일에도 10개과 국장급 간부들이 모두 의회에 대기하는 등 행정 마비를 감수했지만, 정작 정치적 공방으로 시정질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화성시의 한 공무원은 "한 시의원이 특정정당을 비난하면서 화성시의회 예산안 심의가 파행을 겪어 예정되었던 시정질의가 취소되는 사태로 인해 집행부 10개과 이상 공직자 수백 명의 업무 공백과 행정력 낭비가 초래되었다"고 꼬집었다.

태그:#서철모화성시장, #화성시예산, #2020화성시예산안, #구혁모바른미래당시의원, #화성시의회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사실 너머의 진실을 보겠습니다. <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