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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란강의 여령들 –70년의 여정"을 추계예술대 콘서트홀에서 12월 18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사)한국민족춤협회 장순향 이사장(전 한양대 무용학과 교수)을 메신저를 통해 인터뷰했다.

장순향 이사장과는 2016년 늦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광화문광장에서 함께했던 터라 상당히 무리한 방법으로 요청한 인터뷰임에도 선선히 응해주었다.
  
한국민족춤협회 춤꾼들 지난 2월 26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3?1 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영산줄댕기기 행사를 위한 기원제 직후 청계광장에 선 협회 주요 인사들. 우측 3번째가 장순향 이사장, 그 옆 4번째가 변우균 사무총장이다.
▲ 한국민족춤협회 춤꾼들 지난 2월 26일 사흘 앞으로 다가온 3?1 만세운동 100주년 기념 영산줄댕기기 행사를 위한 기원제 직후 청계광장에 선 협회 주요 인사들. 우측 3번째가 장순향 이사장, 그 옆 4번째가 변우균 사무총장이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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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러운 잠 “천박한 정치인들은 더러운 잠에서 깨어나라”는 걸개그림을 들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2017년 2월 6일 오전 추운 날씨에 광화문광장에 나섰다. 좌측에서 2번째부터 변우균 사무총장, 박재동 화백, 장순향 이사장.
▲ 더러운 잠 “천박한 정치인들은 더러운 잠에서 깨어나라”는 걸개그림을 들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2017년 2월 6일 오전 추운 날씨에 광화문광장에 나섰다. 좌측에서 2번째부터 변우균 사무총장, 박재동 화백, 장순향 이사장.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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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장 이사장을 소개하자면 한양대 무용학과 교수로 제직하다 2018년 가을 퇴임한 무용가다. 그런 장 이사장은 세월호참사에 대한 박근혜정부의 늦장 대처에 분노하여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개인발표회가 전국의 공연장 공연이 취소되던 상황 가운데 국악원 공연장의 마지막 공연자(2014. 4. 23)로 프로그램에 없던 '기원무'를 추어 무사생환을 기원했다.

이어 팽목항으로 달려가 진혼춤으로 바다를 달랬다. 그리고 전국의 춤꾼들을 SNS를 통하여 모집해 2014년 추운 겨울날 팽목항에서 진행된 최초의 세월호참사로 희생된 영령들의 전원귀환을 기원하는 예술제를 기획했다.

또 다시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 세월호 천막에서 민족춤협회 창립 준비위를 띄우고(2015. 3), 세월호참사 희생자를 위한 추모제를 전국에 거쳐 진행해 그의 예술혼을 담은 춤으로 온 국민의 서늘해진 가슴을 뜨겁게 덥혔다.

블랙리스트 2관왕이 된 장 이사장은 사단법인으로 한국민족춤협회를 2016년 3월에 창립하고 아픈 자들과 소외된 이들… 그리고 역사의 현장으로 찾아든다.

촛불집회 현장에서의 예술인블랙리스트 텐트촌에서 금요춤교실을 진행하며 광장을 지키기도 한 시대의 증언자다

비영리법인 전문예술단체를 이끌어가기 위해 장 이사장은 다음과 같이 고충을 얘기했다.

"지원금 한 푼 없이 매년 10여 일 동안 '민족춤제전'을 기획하여 치러내는 데 제법 성황을 이루었어요. 힘들긴 하지만 그럴 때 보람을 느끼죠."

2019년은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였다. 장 이사장은 3‧1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광화문 광장에서 영산줄댕기기 등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데 역할을 크게 했다. 그리고 여순70, 71주년 창작 작품 "상처 앞에 서다"로 여순의 아픔을 안무하여 호평을 받았다.

또한 DMZ평화민족예술제를 비롯해 팽목항 해넘이와 해맞이 등의 행사에서 소속 무용가들과 직접 현장 공연을 보여주었던 장 이사장은 "처음으로 정부의 남북교류기금 2000만 원을 받게 되어 벅차고 기쁜 마음으로 앞뒤 안 보고 이 일을 진행했다"며 "그것도 잠시, 생각치도 못한 변수가 발생하여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했다.

애초 공연장이 남산한옥마을 내 국악당에서 외부 기획사로 국립국악원의 공동주관 요청이 들어와 동의했다고 한다.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할 것으로 추진되었으나, 막후에 국악원 내부의 문제로 외부기획자가 공연장소를 추계예술대 콘서트홀로 긴급히 변동했다고 한다.

변경된 공연장은 콘서트홀인 까닭에 조명 등의 시설이 무용이라는 특성을 살려내기엔 부족했다. 결국 이런 문제들을 하나씩 챙겨 풀어나가야 하다 보니 예산이 초과됐다. 이 부분을 어쩔 수 없이 주최 측이 해결해야 될 입장이다.

조명을 임대하는 비용만으로도 예상을 벗어나는 지출이 발생한다. 출연자들의 의상을 걸어 놓을 옷걸이와 같은 사소한 부분부터 시작해, 다리미와 다리미판도 10개씩은 필요한데 이런 걸 모두 장 이사장과 변우균 사무총장이 해결하는 처지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얼마 전 자신의 춤 인생 50년 공연 직전에 다친 다리까지 도진 상태에서 출연진이 마실 물까지 챙겨야 되는 상황이니…
  
재중조선무용단의 기록 1 1957년 조득현 안무, 무용 “농악무”와 같은 자료도 이번 공연에서 영상으로 관객은 만날 수 있다.
▲ 재중조선무용단의 기록 1 1957년 조득현 안무, 무용 “농악무”와 같은 자료도 이번 공연에서 영상으로 관객은 만날 수 있다.
ⓒ (사)한국민족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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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중조선무용단의 기록 2 1963년 군무 “부채춤”, 최금성 개편작과 같은 귀중한 역사적 자료도 이번 공연에서 영상으로 관객은 만날 수 있다.
▲ 재중조선무용단의 기록 2 1963년 군무 “부채춤”, 최금성 개편작과 같은 귀중한 역사적 자료도 이번 공연에서 영상으로 관객은 만날 수 있다.
ⓒ (사)한국민족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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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출연진의 변동으로 중국정부의 승인이 공연 2주전에야 해결된 탓으로 홍보와 협력사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이 가중된 상태다.

외부기획사의 비협조로 주최‧주관을 맡은 한국민족춤협회는 비상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었다. 현재 행사비 마련을 위해 장 이사장이 소장했던 그림 등을 판매중이다.

30여 명 가량의 출연진들과 20여 명에 이르는 공연관계자들의 숙식에만 하더라도 700만원 이상 필요하고, 항공료 또한 공연이 성사된 시점이 성수기인 때라 사전 예약을 못한 탓에 출혈이 크다"고 하며 "누군가 이 공연에 출연하는 분들의 식사만이라도 지원해준다면 큰 힘이 되겠다"고 했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치며 시기가 촉박해 홍보부족으로 예매현황 또한 매우 저조하다. 재정난이 불 보듯 뻔한 상황임에도 그 책임을 고스란히 장 이사장과 한국민족춤협회가 떠안고 진행중이다.

이 공연을 처음 계획했던 대로 국립국악원 예악당이나 남산국악당에서 했어도 무대시설과 관련 된 별도의 경비가 들지 않았을 일이다.
  
쌍무 <인연> 이번 공연에서 8번째 무대로 보여주는 쌍무 ‘인연’은 나무꾼과 선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 쌍무 <인연> 이번 공연에서 8번째 무대로 보여주는 쌍무 ‘인연’은 나무꾼과 선녀의 사랑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 (사)한국민족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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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무 <샘> “맑은 샘물 기름진 고향의 땅을 적시고 처녀들 달콤한 샘물을 물동이에 담으며 생활의 감미로움을 만끽하네’란 내용으로 소개된 군무.
▲ 군무 <샘> “맑은 샘물 기름진 고향의 땅을 적시고 처녀들 달콤한 샘물을 물동이에 담으며 생활의 감미로움을 만끽하네’란 내용으로 소개된 군무.
ⓒ (사)한국민족춤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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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꿋꿋이 이번 공연을 주최한 한국민족춤협회 장순향 이사장은 "최승희 선생과 조택원 선생이 연변 공연을 한 것이 벌써 100년 가까이 된다"라며 "그 제자인 박용원 선생이 기틀을 만들고, 조득현 선생이 살을 붙인 재중 조선민족무용이 드디어 온전한 모습으로 한국 관객을 만난다니 같은 무용인으로 설렌다"고 했다.

덧붙여 "남과 북의 민족무용을 자체적으로 수용 발전시켜 스스로 정체성과 고유성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재중 조선민족무용에서 21세기 통일무용의 전형을 찾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며 막심한 부담을 떠안은 현재도 기대감을 버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관련기사 :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한 문화예술의 만남).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정덕수의 블로그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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