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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 김종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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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화력발전소에서 석탄 이송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사망한 청년노동자 고 김용균씨가 떠난 지 다음 달이면 만으로 1년이 된다. 용균씨가 떠난 뒤 20여 일 뒤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어머니 김미숙씨는 국회에서 잠들어 있던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려고 동분서주하기 시작했다.

당시 김미숙씨는 "아들의 죽음 이후 동료들의 얼굴에서 아들을 봤다"면서 "다들 용균이처럼 죽을까봐 겁이 나있는 모습이었다.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런 사람들을 살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해 온 힘을 바쳤다"라고 밝혔다. 

지난 4월 '고 김용균사망사고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석탄화력 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발족했다. 국무총리 훈령으로 만들어진 특조위는 김지형 위원장을 필두로 16명의 조사위원과 30명이 넘는 자문위원으로 구성됐다. 지난 8월 활동 4개월여 만에 특조위는 5개 발전사의 11개 화력발전소를 점검한 후 '위험의 외주화와 민영화 등이 김용균씨 사고의 주된 문제'라면서 사고 예방을 위한 22개 권고안을 발표했다.

시간이 다시 수개월이 흘렀다. 특조위 권고안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어머니 김미숙씨와 시민들은 지난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 아들 김용균의 분향소를 다시 설치했다. 이유는 "정부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것.

어머니 김미숙씨는 분향소를 설치한 당일 "아들의 사고 이후 12명의 억울한 죽음이 발생했다"면서 "이를 막지 못한 고용노동부와 사측이 마땅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용균이 사고를 아파하며 싸웠나. 사고 후 1년이 다 되도록 발전소 현장은 바뀐 게 전혀 없다. 열악하다. 답답하다"라고 울면서 외쳤다.

김미숙씨는 분향소를 설치한 다음날인 12일 자신이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영등포구에 아들 김용균씨의 사망신고도 했다. 아들 용균씨가 지난해 12월 10일 떠난 지 정확히 338일, 달로는 11개월 만이다. 어머니와 시민들은 이날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 분향소 옆에서 상주노릇을 하며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은 강제노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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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정의당 주관으로 열린 간담회도 다르지 않았다. 김미숙씨는 "노동자들이 이렇게 과로사로 죽어나가고 있는데 정치하는 사람들은 기업가만 신경쓰며 탄력근로제를 관철하려 한다. 강제로 노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국가는 국민들에게 법을 지키라고 하는데 정부와 국회는 왜 (산안법 개정안) 법을 지키지 않는가. 국민에게만 법을 지키라는 건 모순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들이 필요 없다"라고 일갈했다.

"여전히 한 해에 2400여 명이 산재사고로 죽고 있다. 이건 국가와 정치인들이 노동자를 죽이는 기업들을 방관하고 눈감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왜 국민이 노동을 하면서 생사의 기로에 서서 죽을 수밖에 없는가. 지난 일 년 동안 나는 끊임없이 이를 생각했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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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김씨는 "용균이가 사고로 떠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왜 노동자들이 싸우는지 알게 됐다"면서 "용균이처럼 죽기 싫어서다. 너무 큰 충격이었다. 우리나라를 위해 노동하는 사람들이 큰 기여를 했는데 최악의 노동조건에서, 특히 청년들은 제일 밑바닥에서 일하고 또 일한다. 안전은 보장받지 못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회 초년생들이 계속 희생을 당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김씨와 함께 간담회를 이어간 전 김용균 특조위 위원 권영국 변호사 역시 "우리 정부가 자꾸 기업이 원하는 쪽으로만 방향을 잡으면 일을 하는 국민들의 삶은 점점 더 피폐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독일은 자동차 만드는 노동자들이 28시간만 일한다. 독일 자동차 만드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시간이 적다고 차를 잘 못 만드나. 노동을 장시간해서 잘 되는 사회는 잘못된 사회"라고 덧붙였다.

청와대 앞에서 외친 목소리 "국민을 위해 일하라"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 및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는 위험의 외주화 반대 간담회 및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기자회견 후 김미숙씨가 톨게이트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자리에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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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간담회 후 김미숙씨는 농성장을 지키는 시민들과 함께 청와대로 가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김씨는 "용균이는 공공기관에서 일하다 구조적 결함으로 사망했다"면서 "국가는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보장해야 한다. 더 이상 노동자들이 억울하게 죽어가는 일이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아무도 처벌받고 있지 않은 현실에 유가족으로서 너무나 서럽다"면서 "우리의 아픔이 이렇게 큰데 왜 유가족이 나서서 이런 싸움을 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도대체 국회와 국가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의문만 든다. 제발 정의가 바로 서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주시기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1970년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분신한 청년 전태일, 그가 떠난 뒤 49년 동안 한국경제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하지만 노동 현장에서 죽어나가는 노동자의 수는 변하지 않았다.

한국은 OECD 회원국 중 산업재해로 죽는 노동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2017년 기준 노동자 10만 명당 10.8명이 죽어 나갔다. 이는 10만 명에 2.3명이 죽는 EU(유럽연합)의 5배 수준이다. 지난해만 놓고 보면 우리나라는 970여 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죽었다. 하루에 3명이 출근을 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못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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