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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연 가운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국기에 대한 경례 후 잠시 힘들어하자 곁에 있던 김도읍 의원이 부축하고 있다.
▲ 부축 받는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연 가운데,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국기에 대한 경례 후 잠시 힘들어하자 곁에 있던 김도읍 의원이 부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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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한국당 지지자들이 의원총회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당에 비판적인 언론사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을 가했다.
▲ 자유한국당 긴급의원총회 지켜보는 지지자들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한국당 지지자들이 의원총회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이들은 한국당에 비판적인 언론사 카메라를 향해 욕설을 내뱉으며 위협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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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대표께서 몸이 안 좋아지셔서 자리를 이동해야 할 것 같다."
"아이고, 대표님~!"

 
천막 안에 누워 있던 황교안 자유한국당(아래 한국당) 대표가 힘겹게 몸을 일으키자, 주변의 지지자들이 탄식을 내뱉었다. 흐느끼는 이도 있었다.

청와대 앞 분수대 옆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던 황 대표는 의원들의 도움을 받아 인근의 다른 천막으로 자리를 옮겼다. 한국당의 긴급의원총회가 시작되고 나경원 원내대표의 모두발언이 끝난 직후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대표님, 힘내세요!"라고 응원했고, 어떤 지지자들은 "황교안"을 연호하기도 했다.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 60여 명의 한국당 의원들이 모였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원외 당협위원장들, 당직자와 당원들 그리고 지지자들과 취재진까지 몰렸다. 이들을 통제하기 위한 경찰력도 증원된 모습이었다. 흥분한 지지자들은 "문재인 끌어내려라" "대통령이라고 부르지 마라, 가짜다" "전라도 빨갱이 개XX들" 등 원색적인 비난도 토해냈다. MBC, YTN 등 일부 언론사 카메라가 보이자 "꺼져라" "카메라 부셔라" 등의 욕설을 하기도 했다.
 
이날 의원총회에서 한국당은 황 대표의 건강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단식 중단을 위한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20일부터 ▲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연장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철회 ▲ 준연동형비례대표제도 도입 폐기 등을 요구하며 5일째 단식을 이어오고 있다.
 
황교안 "추위도 허기짐도 여러분이 덮어줘"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5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긴급의원총회가 열리기 전 천막 안에서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 누워 있는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5일째 단식투쟁을 이어가는 가운데, 긴급의원총회가 열리기 전 천막 안에서 누워 휴식을 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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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들인 나경원 원내대표의 선창에 맞추어 "대통령 친위부대 공수처법 반대한다" "아무도 모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한다" "헌법유린 불법 패스트트랙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구호 외치는 자유한국당 의원들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들인 나경원 원내대표의 선창에 맞추어 "대통령 친위부대 공수처법 반대한다" "아무도 모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대한다" "헌법유린 불법 패스트트랙 철회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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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대표는 23일 늦은 오후부터 건강이 급속히 안 좋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황교안 대표는 일몰 이후에도 자리를 이동하지 않고 청와대 앞 분수대의 단식 농성장 자리를 지켰다. 24일 비소식이 전해지면서 뒤늦게 분수대 앞에 천막이 설치됐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가는 느낌"이라며 "그래서 고통마저도 소중하다"라고 적었다. "추위도 허기짐도 여러분께서 모두 덮어주신다"라며 "두렵지 않다. 반드시 승리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이날 오전 황 대표를 방문했을 때도 몸을 반쯤 일으킨 상태에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황 대표를 잠시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강 상하시면 안 되니까 걱정을 말씀드렸다"라며 "대표께서 이렇게 어려운 고행을 하시는 그 충정을 잘 안다는 말씀을 드렸다"라고 전했다. 이어 "대표께서도 대통령께 말씀을 잘 전해달라는 당부 말씀을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비가 내렸지만 황 대표는 단식농성장에서 누운 채 자리를 지켰다. 의원총회 시작 후 일어서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황 대표가 잠시 비틀거리자 김도읍 의원이 부축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이 시작됐을 때도 황 대표는 누워 있는 상태였다. 나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이 지금 풍전등화의 위기"라면서 "우리의 강력한 힘 보이는 저지 투쟁으로 (문재인 정권의) 장기집권 음모를 반드시 분쇄하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황교안 당대표 중심으로 해서 절대 단합할 것"이라며 "국민의 승리를 완성하겠다"라고도 다짐했다.
 
그러나 나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난 직후, 황교안 대표는 더 이상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평균 단식에 비해 체력 소모 3~5배"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 발언하는 박맹우 사무총장 박맹우 자유한국당 사무총장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에 참석해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건강이 좋지 않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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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맹우 사무총장은 "저 무지막지하고 독선과 오만에 가득 찬 문재인 정권의 폭거에 온몸을 던져서,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투쟁 들어선 지 5일째"라며 "전문가 말씀에 의하면, 체력소모가 평균(적인 단식투쟁) 보다 3~5배 더 소모된다"라고 이야기했다.
 
박 사무총장은 "단식이 무엇이겠느냐. 다른 말로 하면 죽음으로의 행진 아니겠느냐"라며 "우리가 막아야 하는데, 아무리 말려도 그 의지는 요지불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저희들 마음 같아서는 사람이 살고 봐야 하는데, (황교안 대표의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라며 "앞으로도 이 자리에서 죽음을 각오하고 (단식)하시겠다는 그런 뜻을 전해드린다"라고 말했다.
 
박대출 의원 또한 "지금 단식투쟁 5일째이지만 사실상 15일째고 25일째"라고 주장했다. 박 사무총장이 이야기한 '3~5배 더 소모된다' 는 내용을 계산한 것.
 
박 의원은 황 대표의 단식투쟁 체력소모 정도가 15~25일째 단식에 맞먹는다는 근거로 "북악산 매서운 바람 몰아치는 이곳 길바닥에서 단식투쟁에 돌입하면서 체력소모 너무나 컸다" "응원하러 오시는 우리 시민 여러분, 국민 여러분과 쉴 새 없이 한 분 한 분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시면서 소통하시며 체력 소모가 더해졌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그는 "어제 저녁, 오늘 아침 의사가 잠시 검진했다"라며 "우리 국민들이 힘으로 이 힘겨운 황교안 대표 단식투쟁을 반드시 성공시켜나갈 것이다. 많이 성원해달라"라고 당부했다. 
 
"단식 중단할 출구 전략 필요"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연 가운데 누워 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는 지지자들에게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 지지자들에게 손 흔드는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이 24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긴급의원총회를 연 가운데 누워 있던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자신에게 환호를 보내는 지지자들에게 괜찮다는 듯 손을 흔들어 화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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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3대 요구 조건은 갑자기 생긴 게 아니라 이전부터 있었던 이야기"라면서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의 불출마로 당내 전면적 쇄신론이 제기되자 진행된 국면전환용 단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적으로는 쇄신 요구의 시선을 돌릴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국민 불신과 총선 전망 회의론이 겹치며 불리해질 수 있다"면서 "단식 중단을 위한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라며 단식 중단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정미경 최고위원은 이날 "황교안 대표께서 오래 버티시기 어려울 것 같다"면서 "내일, 내일모레까지 버티기 어려우실 수가 있다"라고 입을 열었다. 정 최고위원은 "만약 대표께서 병원으로 실려 가시고 나면 그 다음에 어떻게 하실 건가"라며 "우리 전부 (의원직) 총사퇴할 테니 대표께 단식을 멈춰 달라 이야기하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출구 전략으로 '의원직 총사퇴'를 재차 거론한 것.
 
그는 "단식을 그냥 그대로 보고 계시겠나. 이제는 단식을 멈춰달라고 우리가 말씀드려야 할 때"라면서 "공수처와 연동형비례대표제도 막을 수 있는 현실적 방법이 없지 않나. 우리가 총사퇴하고 광화문에서 진짜 궐기하면서 밤새 농성하면 이 법을 막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태그:#황교안, #자유한국당, #긴급의원총회, #단식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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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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