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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경(51) 전 홍성군 의원은 비례대표가 아닌 선출직으로 당선된 홍성군 최초의 여성정치인이다. 현재 그는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의 정치 인생은 시작부터 순탄치가 않았다. 공교롭게도 그가 홍성군의원으로 활동할 당시 홍성군 의회는 자유한국당 9명, 민주당 1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초선 의원이었던 그는 당시 여당인 자유한국당의원들을 상대로 '1대 9'로 싸웠다.

그 때문일까. 홍성 주민들은 최선경 군의원을 의회에서 보다는 '투쟁 현장'에서 더 많이 만날 수밖에 없었다. 최 전 의원은 "당시 야당의원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 시절 민주당 군의원은 나 하나였다. 9대 1의 상황에서 많은 한계를 느꼈다"며 "하지만 홍성 세월호 촛불집회와 1인 시위, 홍성화상경마장 반대 투쟁, 의료 민영화 정책 반대, 국정역사교과서 반대 투쟁 당시 시민사회와 연대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최선경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장.
 국회의원에 도전하겠다고 나선 최선경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장.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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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선 군의원인 그는 지난해 '용감하게도' 6.13 지방선거에 홍성군수 후보로 출마했다. 이와 관련해 최선경 전 의원은 "군 의원 시절 축산과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며 "이주 노동자의 문제는 결국 해결을 못하고 의정을 마무리해 아쉬운 점이 많았다. 그래서 단체장(군수)에 도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충남에서는 유일한 여성 군수후보였다. 하지만 결과는 낙선이었다. 3선에 도전한 김석환 현 홍성군수에게 1270표(2.3%), 근소한 차이로 졌다.

최선경 전 홍성군의원은 최근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하며 홍성예산지역 위원장에 도전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중앙당)은 순천향대 교수 출신인 김학민을 홍성예산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선택했다. 이와 관련해 최선경 전 홍성군의원은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송구스럽다는 인사를 드린다"면서도 "당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과 관련해 "연동형비례대제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 어떤 것도 확신할 수는 없다"며 "다만 홍성과 예산은 분리되기 쉬운 지역 중 하나다. 충남도청이 있는 홍성과 예산이 충남의 수부도시로서의 기능을 하려면 지역구가 쪼개져선 안 된다. 행정적으로도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준비하고 있다. 지금처럼 계속 주민들을 만날 것"이라며 "충남도당 여성위원장으로서 총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홍성예산 지역구의 경우, 내년 총선에서 누가 후보로 나서더라도 어려운 선거가 될 것이다. 집권당답게, 민주당답게 내년 총선을 준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덧붙였다.

최선경 전 충남 홍성군의원은 2009년 더불어 민주당에 입당했다. 지난 2014년 홍성군 의원으로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지난 1993년 '홍성 총각'을 만나 결혼 했다. 이듬해인 94년 서울에서 홍성으로 내려왔다. 두 아이를 홍성에서 낳아 키운 그는 자신을 '홍성의 며느리'라고 말한다. 물론 현재 그의 '공식 직함'은 더불어민주당 충남도당 여성위원장이다.

지난 22일 내포신도시의 한 카폐에서 최선경 전 군의원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날 인터뷰는 <오마이뉴스>와 충청권 지역 인터넷 신문인 <디트뉴스24>의 공동 인터뷰 형태로 진행됐다. 아래는 최선경 의원과 나눈 대화를 정리한 내용이다.

"여성정치인 불모지에 도전, 의미 있는 일"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
"전과 다름없이 지내고 있다. 현장에서 주민들을 만나고 행사장도 다니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어떤 일을 해야 할 것인지 주의 분들과 논의 하고 있다."

- 국회의원에 출마할 생각인가.
"그렇다. 여성비례 대표, 홍성예산 지역구 출마 등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 홍성군수에도 출마했었는데, 군수에서 국회의원 출마로 선회한 이유가 무엇인가.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지방 선거 이후, 주민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선경이란 사람은 단체장 보다는 의원이 더 어울리지 않겠느냐 몸에 맞는 옷을 입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들었다. 홍성의 경우 단체장의 이미지는 여전히 '영감님' 정도로 고정되어 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느꼈다. 정치인이라면 어떤 선거이든 선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여성정치의 불모지나 다름없는 홍성예산에 지역에 도전해 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다."

- 그럼에도 일각에서는 국회의원보다는 홍성군수에 한 번 더 도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물론 그런 상황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선거 때마다 출마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정치인은 어떤 길이든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국회의원에 출마하니 다음 지방선거에는 출마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미리 선을 그어 말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 국회의원의 경우 현재 지역구가 예산·홍성이다. 최선경은 홍성에선 강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예산군민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란 시각도 있다.
"맞다.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나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주민들과 함께하고, 도전해 왔다.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예산군민들도 결국 나를 인정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년간 주민들과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고 공감했다. 내가 지닌 에너지를 주민들에게 보여준다면 고정관념이나 편견을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천수만 매립지에 축산단지? 안될 말"


- 홍성군의 경우 충남의 대표적인 '축산군'이다. 축산은 환경오염과 악취 문제를 유발하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자원순환시설을 갖출 경우 축산분뇨를 통한 바이오가스와 전기 등의 에너지 생산이 가능하다. 그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
"그렇다. 오폐수와 악취 등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면 축산업의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축산 분뇨의 자원화를 통한 환경오염 방지, 악취 제거가 가능하다. 홍성축협에서는 논산시와 비슷한 축산분뇨 자원화 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수년째 부지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주민들을 설득해 합의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다.

또한 이제는 축산업도 주먹구구식이 아니라 최첨단 기술을 활용한 농장운영과 경영 기법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옥수수와 같은 사료용 작물 재배부터 사료 생산, 양돈·양계 농장과 도축장 운영 및 국내외 판매까지 모든 과정을 직접 관리하는 수직 계열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디트뉴스24> 이정석 기자가 최선경 전 홍성군 의원을 인터뷰하고 있다.
 <디트뉴스24> 이정석 기자가 최선경 전 홍성군 의원을 인터뷰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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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민 더불어민주당 예산홍성위원장 직무대행은 최근 <디트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천수만 매립지역에 축산단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에 대해 반론이 있을 것 같은데.
"가장 큰 문제는 가축 질병이다. 질병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궁금하다. 만에 하나 집적된 축산단지에서 구제역이라도 터지면 질병에 걸린 돼지를 모두 묻어야 한다. 심각한 환경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 그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묻고 싶다. 게다가 천수만 매립지 일대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그런 곳에 축산단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주변 지역주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할 것이다."

"수도권 포화상태인데 규제 철폐? 막아야 한다"

- 요즘 지역에서는 내포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물론 내포 신도시를 혁신도시로 지정하는 일도 중요하다. 하지만 수도권규제완화 정책을 막는 것이 우선이다.

최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경기도당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수도권에 부당하고 불필요한 규제가 많다며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채택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처럼 수도권 규제 완화에 대한 찬반이 분분하다. 하지만 현재의 정책은 지나치게 수도권 중심이다. 지역 간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수도권은 너무 많은 재화와 사람으로 이미 포화상태이다. 우리나라 인구의 49.97%가 수도권에 거주하고 있다. 수도권 쏠림현상 때문에 지방은 정주여건 취약해 지고, 인구유출 및 고령화도 심각하다.

게다가 인구감소와 지방소멸에도 불구하고 지방자치단체는 각자도생의 비효율적 경쟁적 예산 집행을 통해 재원과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 간 상생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생활권, 문화권, 경제권, 행정권 등 다양한 통합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내포신도시를 중심으로 홍성과 예산의 상생, 협력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 예산 홍성 지역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
"현재 예산홍성 지역에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하고 나선 분들 모두 훌륭한 분들이다. 저마다의 장기도 특기도 많다. 하지만 국회의원은 국민들의 소신을 대변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후보가 어느 대학을 나오고 어떤 경력을 가졌는지, 어느 지역 출신인지, 나이가 많고 적고, 남자고 여자인지, 청년인지 아닌지는 사실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생각을 정치에 반영할 능력이 있는 후보가 누구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지지해 주시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 해당 기사는 <디트뉴스24>와 공동 인터뷰한 내용입니다.


태그:#최선경 , #홍성예산 국회의원출마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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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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