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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 참사' 이후 5년이 흘렀지만 언론은 여전히 검찰과 더불어 강력한 개혁 대상입니다. <오마이뉴스>가 한국 언론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대안을 모색하고자 대안매체 창업자, 외국 언론인, 저널리즘스쿨 교수를 차례차례 만났습니다.[편집자말]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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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냈을 때 내가 엄청 욕은 먹겠지만 내부고발 비슷하게 했으니 언론사도 똑같은 짓을 반복하긴 힘들 거라고 순진한 기대를 했다. 그런데 거대한 구조적 물결을 막진 못했고 더 심해진 경우도 있다. '저자로서 나는 실패했구나' 생각했다."

2002년 나온 <경제뉴스의 두 얼굴>(개마고원)은 당시 경제 보도를 둘러싼 언론사와 재벌, 정부, 광고주 등 경제 권력의 유착 관계와 은밀한 거래를 고발해 많은 파장을 일으켰다. 그 뒤 17년이 흘렀지만 언론은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세월호 보도 참사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관련 보도를 계기로 기성 언론의 신뢰도는 추락했고, 보다 강력한 언론개혁 요구에 직면했다.

과연 <경제뉴스의 두 얼굴>을 쓴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원장의 '내부고발'은 실패했을까?

그 뒤 제정임 교수는 14년차 기자에서 언론개혁 '레지스탕스'를 키우는 교육자로 거듭났다. 지난 10여 년 '레지스탕스' 200여 명을 배출한 제 교수가 생각하는 언론개혁 대안이 바로 언론사 내부에서 개혁의 밀알이 될 예비 언론인 육성이었다.

"우리 목표는 정의롭고 실력 있는 기자를 만드는 거다. 정의로움이란 사회가 언론에게 요구하는 역할, 즉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를 대변하고 사회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공론장 역할을 하는 거다. 무조건 약자 편을 들라는 게 아니고 약자는 목소리가 잘 안 들리니까 큰 스피커를 달아줘서 그 사람의 눈물과 고통, 한숨을 사회가 알게 하고 문제를 해결하게 하자는 거다. 취재 보도의 기본기뿐 아니라 멀티미디어나 새로운 세대가 요구하는 실력까지 짱짱한 기자들에게 정의감을 탑재해서 잘 길러내면 언론의 미래도 희망이 있지 않을까."

이른바 '세저리'라고 부르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개원 11주년 동문회가 열린 지난 11월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사직동에 있는 한 커피전문점에서 제정임 교수를 만나 2시간 남짓 언론개혁 이야기를 나눴다.

[#1. 언론개혁의 길] "언론을 흉기로 만드는 출입처 제도, 하루빨리 깨져야"

- 요즘도 언론이 '동네북'이다. 조국 사태 국면에서 검찰개혁과 더불어 언론개혁을 요구하는 시민 목소리가 터져 나온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많은 이들이 언론이 저렇게 나가면 무서운 흉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충격적으로 재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때 '기레기'라고 욕을 많이 먹었는데 이번엔 조국 전 장관 관련 보도를 하면서, '카더라'와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뚜렷한 근거도 없이 일가족을 난도질하듯 보도하는 것을 보고, 조국 지지 여부를 떠나 사람들이 많이 놀랐다."

제 교수는 "최소한의 근거조차 없는 의혹 제기 보도가 많았고 (조국 딸이) 무슨 차를 탄다더라 하는 가십성까지 대서특필하는 걸 보면서, 사람들이 '만약 내가 타깃이 된다면 난들 살아남을 수 있을까' 같은 공포감도 느꼈다"면서 "조국 보도를 계기로 언론이 엄청난 인권 침해가 될 수도 있고 민주주의에 제동을 걸 수도 있는 사안에 가해자의 하나로 등판한 게 아닌가, 라고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서 문재인 대통령이나 조국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검찰개혁과 언론개혁에 공감하는 비율이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출입처 제도와 검찰 발표 받아쓰기 같은 기존 언론사 취재 관행도 비판받고 있다. 엄경철 KBS 신임 보도국장은 출입처 제도 폐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 출입처 제도 폐지가 실현 가능하다고 보나.
"출입처를 하루아침에 다 없애는 건 지금 현실에서 가능하지 않겠지만, 엄경철 KBS 보도국장이 어떤 식으로든 언론사 차원에서 출입처 중심으로 돌아가는 취재관행을 깨보겠다는 선언을 한 건 큰 의미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기자실 폐쇄 시도도 방향은 맞았지만 정부가 주도하면서 언론 탄압처럼 비춰 성공할 수 없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의가 KBS뿐 아니라 모든 언론사로 확산돼야 한다."

제 교수도 지난 1986년부터 경향신문과 국민일보에서 14년간 기자로 일하면서 출입처 제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햇병아리 시절 검찰을 몇 달 출입한 적이 있는데, 30년이 지났는데도 기본적인 취재시스템이 그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다. 수사를 담당하는 검사나 보고라인에 있는 부장검사 입에 의존하다 보니, 내게 한마디 해줄 사람과 술 먹고 사우나 가고 형님동생하면서 끈끈한 유대가 없으면 하나도 건질 수 없어 기자들이 자기도 모르게 (검찰과) 유착할 수밖에 없다."

제 교수는 "기자가 출입처 사람들과 자주 만나고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 얘기를 들을 기회가 없으면 한쪽 논리에 세뇌당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대기업 출입 기자가 홍보 담당 임원과 친해지려고 같이 밥 먹고 따라다니다 보면, 노사 갈등이 생겼을 때 누구 편에서 기사를 쓰겠나"라고 물었다.

"출입처 시스템에서 정보를 주는 쪽에 길들여진 기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그쪽 논리에 너무 익숙해져, 그쪽 눈으로 세상을 보고 그쪽에 편중된 기사를 써왔다. 이게 우리 사회에서 직업병, 노동권 침해 문제가 해결 안 되고 억울한 노동자들이 많은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다. 검찰뿐 아니라 경제부 등 많은 영역에서 출입처 시스템이 하루빨리 깨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울러 제 교수는 "출입처 제도 때문에 많은 유능한 기자들이 기자실에 앉아 보도자료를 받아쓰는 필경사가 되고 있다"면서 "정작 현장에서, 직업을 못 찾아 고통 받는 실업자나 방 한 칸 없어 고통 받는 사람들 문제를 취재해서 기사를 쓸 인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후배들이 편집국장이 돼서 조언을 듣고 싶다고 찾아올 때마다 출입처를 깨고 남들 다 쓰는 기사에 대한 부담을 스스로 덜어내라고 얘기한다. 대신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나 산업재해 문제,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갑질 문제처럼 남들이 잘 안 쓰는 주제에 인력과 자원을 배치하라고 조언한다. 탐사보도팀을 만들어 늘 문제가 반복되고 근본적으로 해결 안 되는 문제를 뿌리까지 뽑는 고발 기사를 쓰면, 똑같은 기사 일색인 언론사에 식상해 있던 독자들이 그 매체에 쏠릴 수밖에 없다. 이게 언론사에 돌파구가 될 수 있다."

"유튜브 방송이 문제가 아니라 기성언론 신뢰도 하락이 문제"

종편이나 신문사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신뢰도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KBS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방송 <알릴레오> 간에 정경심씨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인터뷰를 놓고 진실 공방이 벌어졌을 당시, 많은 언론 소비자들은 KBS보다 유튜브 방송을 더 신뢰했다.

"<알릴레오>에 사람이 모이는 이유는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확인해주는 편안함도 있겠지만 지상파나 기성언론에서 듣거나 볼 수 없는 깊숙한 얘기를 재미있게 해주는 그 매체 자체의 매력 때문이다. 유튜버나 팟캐스트처럼 다양한 목소리를 가진 뉴미디어가 늘어나는 건 걱정할 필요 없지만, 기성언론의 신뢰도와 영향력이 떨어지는 상황은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알릴레오와 홍카콜라에서 서로 상반된 얘기를 할 때 KBS에서 잘 정리해 준다든가, 잘 훈련된 직업 기자들이 있는 언론사에서는 불투명하거나 모호한 논란들을 팩트체크해 믿을 수 있는 내용으로 정리해 주거나 말이 되게 설명해주는 '센스메이커'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런데 팩트체크 기능은 못하면서 허위조작정보를 스스로 생산하는 언론도 있어 독자들이 유튜버로 떠나는 걸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성 언론이 스스로 믿을 수 있는 '크레디트(이름)'가 되겠다는 자각과 자존심 회복을 위한 치열한 노력이 필요하다."

유튜브뿐 아니라 그 사이 포털을 비롯해 SNS, OTT 등 인터넷 미디어 기업의 영향력은 이미 언론사를 뛰어넘었다. 최근 네이버에서 제휴 언론사에 모든 뉴스 광고 수익을 배분하는 방안을 발표하면서, 언론사의 포털 종속이 더 커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

"네이버 안에 모든 언론이 들어가서 조금 더 많은 몫을 배분받으려고 이런저런 노력을 해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내가 <뉴욕타임스>를 보려고 '즐겨찾기' 하지 어떤 포털을 거치진 않는 것처럼, 우리 언론사도 자기 고유의 브랜드네임을 갖고 독자들의 충성도를 활용해 후원금이나 독자 구독료를 받아서 광고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살 수 있어야 한다. 언론사마다 출입처에 의존해 똑같은 기사를 쓰는 '붕어빵' 시스템에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취재해서 깊이 있는 보도를 하면 독자들이 '즐겨찾기' 할 거다."

[#2. 제정임의 길] 내부고발자에서 언론개혁 교육자로

제 교수는 지난 2000년 10년 넘게 몸담았던 국민일보를 떠나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 그 뒤 '내부고발' 성격의 <경제뉴스의 두 얼굴>을 썼고, 끝내 언론계로 다시 돌아오진 않았다.

- 2000년 당시 언론계를 떠난 이유가 궁금하다.
"국민일보에 오래 다녔던 이유는 종교면 외에 다른 분야는 기자가 옳다고 믿는 대로 쓰라는 기조였기 때문이다. 당시 경제부 기자로 일하면서 기명 칼럼도 갖고 있었는데 정부, 재벌, 전문가 등 누구든 비판할 수 있었다. 그런데 1999년 무렵 새로운 사장이 오면서 기자들에게 '비즈니스 마인드'를 강조하며 쓰는 걸 제약하고 열심히 하는 기자를 지방 발령을 내는 등 회사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 당시 사표 내고 나가는 것도 의사 표시라고 생각하고 아예 그만두고 대학원 가서 경영학 박사 과정을 밟았다. 더는 내가 옳다고 믿는 걸 쓸 수 없는 상황이라 나왔다."

지난 2007년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은 제 교수는 언론사로 돌아가는 대신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을 선택했다. 제 교수는 지난 2008년 당시 이봉수 세명대 교수, 남재일 현 경북대 교수 등과 함께 세명대 저널리즘스쿨(아래 세저리)을 만들었다. '세저리'는 일반적인 언론대학원과 달리 현업 언론인 양성이 목표다. 매년 20~25명씩 지난 10년 동안 230~240명 정도가 세저리를 졸업했고 이 가운데 210명 정도가 언론계, 홍보업계 등에 진출했다.
 
 지난해 7월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녹화 전 제정임 교수와 심상정 정의당 의윈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지난해 7월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 녹화 전 제정임 교수와 심상정 정의당 의윈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제정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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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개혁을 얘기할 때 언론사의 재정적, 경영적인 면도 있지만 '제품'을 생산하는 기자와 PD들이 제대로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현실과 싸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장 언론인들이 혼자서 문제점과 대안을 찾고 목소리 내고 실천하는 건 힘들기 때문에, 같이 저널리즘을 고민했던 학생들이 '레지스탕스'가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동안 많은 '세저리 레지스탕스'들이 많은 언론사에 투입됐지만, 대부분 연차가 낮은 탓에 현실의 저항도 만만지 않았다.

"'언론윤리' 시간에 부당한 지시를 받으면 공손하게 거절하라고 배운 졸업생이 신문사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돼 홍보성 기사를 쓰라는 지시를 받고는 '선배, 이거 저널리즘이 아니잖아요'라고 했다고 한다. 선배가 당황해 다시는 그런 일을 안 시켰는데, 그 뒤 자신의 별명이 '저널리즘이 아니잖아요'가 됐다고 하더라.(웃음) 젊은 기자들이 그런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나쁜 일을 시키는데도 순응하면, 또 시키게 돼 제동을 걸 수 없는 토양이 된다. 언론사에 새로 들어가는 친구들이 저널리즘이 어떤 것인지 확실한 기준을 가지고, 부끄러운 짓을 안 하도록 서로 얘기하는 게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 2002년에 <경제뉴스의 두 얼굴>이란 책을 쓰면서 오피니언 리더 100명을 인터뷰했을 때, 우리나라 경제기사 점수를 평균 70점 정도로 평가했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90점대였는데 만약 지금 비슷한 조사를 한다면 몇 점 정도가 나오겠나.
"50점 밑으로 갈 것 같다. 지금 경제 분야에는 옛날보다 더 실력 있고 훈련받은 전문적인 기자들이 많지만 신문방송을 보는 언론 소비자들 수준도 높아졌다. 눈에 보이는 유착에 대한 소비자들이 변별력이 생겼고 전문가들도 광고인지 기사인지 모르는 보도에 굉장히 냉소적이다. 지금 전문가나 시민에게 점수 매겨달라고 하면 그때보다 더 냉정한 점수가 나오지 않겠나."

이처럼 제 교수는 한국 언론의 왜곡된 시장 구조를 지적하면서도 절망할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2002년보다 상황은 나빠졌지만 그 사이 언론수용자 인식은 달라졌고 언론운동의 맥도 끊어지지 않았다. 문제의식을 가진 기자와 PD가 존재하고 언론개혁을 위한 레지스탕스도 키워내고 있다. 언론사 내부에서 기자들이 각성하고, 외부 소비자들이 언론매체 불매운동 등과 맞물리면 희망이 있다고 본다. 언론계 안팎에서 그런 운동이 많이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 교수는 지난 2013년에 펴낸 <동네북 경제를 넘어>(오월의 봄)란 책에서 '이대삼(이에 대해서 삼성은...) 기자', '애완견 언론'이란 말로 언론의 대기업 관련 보도를 비판했다. 대기업,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재벌총수 범죄에 대한 언론의 비판은 무뎠고, 최근 조국 관련 보도와 대비돼 더 두드러졌다.

"'이대삼 기자'는 그 당시 실제로 삼성을 출입하던 후배기자가 '우리는 '이에 대해서 삼성은'만 써요'라고 자조적으로 한 얘기다. 언론이 삼성의 이해와 손잡고 있다 보니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정의 개념을 무너뜨린 국정농단 문제는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 언론 소비자들도 조국 보도와 이재용 보도의 불균형을 보면서, 언론이 중한 범죄에 별로 뛰어들지 않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처럼 검찰 출신의 성범죄는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면서 표창장 위조나 자원봉사 여부 수사에 검찰이 막대한 물량을 투입하고 언론이 대서특필하는 걸 보면서 잘못됐다는 문제의식을 사람들이 공유하고 있다."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제정임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장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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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언론계는 떠났지만 내년 봄 5번째 시즌을 앞둔 SBS CNBC <제정임의 문답쇼 힘>을 진행하며 현업 언론인 못지않은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제 교수는 '문답쇼'를 통해서도 많은 정치인들을 만났지만, 지난 2012년 8월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을 펴내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때문에 한때 정계 진출설이 돌기도 했지만, 제 교수는 그때나 지금이나 단호했다.

"지금도 정치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동안 정말 괜찮은 사람이 정치에 나가서 자신이 가졌던 좋은 가치를 잃는 걸 많이 목격했다. 안철수 전 대표랑 작업했으니 비례대표 가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내 가치관을 모르는 사람들 얘기다. 난 학생들을 가르쳐 한국 언론을 개혁할 수 있는 인재들을 키워내고, 방송 진행자든 칼럼니스트든 나름 옳다고 생각하는 목소리를 내는 게, 국회의원이나 공직에 나가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3. 세저리의 길] <단비뉴스> 10년, 기성언론의 무관심에서 대안을 찾다

내년 6월이면 <단비뉴스>가 창간 10주년을 맞는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재학생들이 직접 만드는 <단비뉴스>는 학교 실습 매체에 머물지 않고, 지난해 '에너지 대전환' 시리즈로 민주언론시민연합 '올해의 좋은 보도상(대안미디어부문)'과 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 '올해의 영데이터저널리스트상'을 받는 등 대표적인 대안매체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관련기사 : 단비뉴스 환경시리즈 언론상 2관왕 http://omn.kr/1fusm)

- <단비뉴스>로 기성 언론에 보여주고 싶었던 대안은 무엇이었나.
"<단비뉴스>는 학생들 실습매체이자 대안매체다. 빈곤층이나 장애인, 가난한 노인 문제처럼 우리 사회에서 중요한 이슈인데도 기성 언론에서 소홀이 하는 이슈를 찾아 현장으로 가자, 속속들이 드러내서 사회에서 토론이 일어나게 하고 대안을 제시해 보자는 목표를 잡았다. 첫 번째가 지난 2012년 4월 <벼랑에 선 사람들>(오월의봄)이라는 책으로 나온 '가난한 한국인의 5대 불안' 시리즈였고, 두 번째 <황혼길 서러워라>(2013년 12월, 오월의봄)는 빈곤 노인층 문제를 다뤘다. 기후변화와 에너지전환, 탈원전 문제를 다룬 책도 곧 나올 예정이다. <단비뉴스>가 사회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졌을 뿐 아니라 데이터저널리즘 등 앞으로 언론의 나아갈 방향에서 본보기를 시도했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단비뉴스>는 지난해 12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 1회 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 시상식에서 환경탐사 시리즈 '에너지 대전환, 내일의 선택' 보도로 ‘올해의  영데이터저널리스트상’을 받았다. 제정임 교수와 단비뉴스 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단비뉴스>는 지난해 12월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 1회 데이터저널리즘어워드 시상식에서 환경탐사 시리즈 "에너지 대전환, 내일을 위한 선택" 보도로 ‘올해의 영데이터저널리스트상’을 받았다. 제정임 교수와 단비뉴스 기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제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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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저리 레지스탕스들은 <단비뉴스>를 통해 다양한 현장 취재 경험과 더불어 데이터저널리즘 활용 능력까지 갖추고 언론계에 진출하지만, 정작 언론사에서는 이런 경험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상황도 곧잘 벌어지기도 한다.

제 교수는 "주거 빈곤 문제를 취재했던 친구가 막상 언론사에 들어가 보니 취재다운 취재를 못 한다면서, 기자실에서 매일 떨어지는 보도자료만 베끼고 있고, '단비'에서 한번 해본 게 다인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학생들에게 데이터저널리즘을 가르쳐 보내면 그 기량을 제대로 써먹을 수 있는 언론사가 많았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주렁주렁 출입처에 다 보내서 기자단 가입시켜 하루종일 기자실에 앉아 필경사 하게 만들지 말고, 과감하게 출입처 체제를 부수고 기자들을 현장에 보내야 한다. 검찰, 정치인 입에 의존하지 않고 정말 현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생생하게 보여주고 광범위한 데이터로 뒷받침하는 기사를 쓰면 네이버에 목매지 않아도 사람들이 즐겨찾기 해서 보러 온다. 그렇게 변화하지 않으면 언론에 미래가 없다."

경제뉴스의 두 얼굴

제정임 지음, 개마고원(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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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사진기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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