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만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복귀한 리오넬 메시가 브라질과의 라이벌전 승리를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16일(한국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사우드 유니버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수페르클라시코 데 라스 아메리카스'에서 메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 경기의 가장 큰 관심은 메시에게 집중됐다. 메시는 지난 7월 2019 코파 아메리카 3, 4위 결정전에서 퇴장을 당한 이후 심판 판정 불만과 CONMEBOL(남미축구연맹)의 대회 운영에 비판을 제기해 A매치 3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메시는 4개월 전 코파 아메리카 준결승 브라질전 패배를 복수하며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렀다.

아르헨티나, 메시 선제골로 경기 흐름 반전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13분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리오넬 메시가 브라질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13분 페널티킥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이날 아르헨티나는 4-4-2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메시-라우타로 마르티네스가 최전방에 포진했고, 중원은 지오바니 로셀소-로드리고 데 파울-레안드로 파라데스-루카스 오캄포스로 구성됐다. 포백은 니콜라스 탈리아피코-니콜라스 오타멘디-제르만 페쩰라-후안 포이스, 골문은 에스테반 안드라다가 지켰다.

브라질은 4-3-3이었다. 윌리안-호베르투 피르미누-가브리엘 제주스가 스리톱을 형성했고, 허리는 루카스 파케타, 아르투르 멜루의 뒤를 카제미루가 받치는 전형이었다. 포백은 알렉스 산드루-티아구 실바-에데르 밀리탕-다닐루, 골키퍼 장갑은 알리송 베케르가 꼈다.

경기 초반은 브라질이 주도햇다. 전반 5분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한 뒤 파케타가 침투패스를 넣었고, 제주스의 슈팅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8분에는 다시 한 번 압박이 주효했다. 아르헨티나 진영에서 피르미누가 포이스의 공을 가로챘고, 제수스가 돌파할때 파레데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직접 키커로 나선 제주스의 페널티킥 실축으로 선제골 기회를 무산시켰다.

줄곧 밀리던 아르헨티나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돌격 대장은 메시였다. 메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산드루를 돌파하는 과정에서 파울이 선언됐다. 전반 14분 메시의 페널티킥 슈팅은 알리송 골키퍼에게 막혔으나 흘러나온 공을 재차 밀어넣었다.

두 팀 모두 라인을 올리면서 1차 빌드업을 억제하기 위해 강한 압박을 가했고, 거친 파울이 난무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풍부한 활동량과 압박이 좀 더 나았다. 순식간에 2-3명이 둘러쌓으며 브라질의 공격 루트를 차단했다.  

브라질은 아르헨티나의 높은 수비 라인과 강도 높은 압박에 맞서 어려움을 겪었다. 전반 28분 파케타의 왼발슛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찬스를 엮어내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볼 점유율을 브라질에게 내줬지만 간헐적인 몇 차례 기회를 통해 공격을 시도했다. 전반 30분에는 밀리탕이 걷어낸 공을 오픈된 공간에서 메시가 왼발 슈팅을 날렸지만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며 벗어났다.

브라질의 치치 감독은 경기가 풀리지 않자 전반 30분 4-3-3 대신 4-4-2로 변화를 꾀했다. 제주스-피르미누를 최전방 투톱에 놓고, 파케타를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동시켰다.

하지만 별다른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아르투르의 패스를 끊어내며 역습에 나선 아르헨티나는 전반 44분 메시의 날카로운 슈팅이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히며 추가골 사냥에 실패했다. 전반은 아르헨티나의 1-0 리드로 종료됐다.

후반 지배한 아르헨티나, 4개월 만에 브라질전 패배 복수

후반 시작과 동시에 치치 감독은 전반에 부진한 파케타 대신 필리피 쿠티뉴를 교체 투입했다. 이어 후반 9분에는 아르투르를 불러들이고 파비뉴로 대체했다.

아르헨티나는 전반과 마찬가지로 두 줄 수비를 통해 수비에 치중하며 역습을 노리는 노선을 택했다. 후반 14분 오캄포스가 각도가 적은 오른쪽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브라질을 위협했다.

아르헨티나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의 첫 번째 교체는 마르코스 아쿠냐였다. 로 셀소의 자리를 대신했다. 반면 치치 감독은 후반 19분에도 산드루 대신 헤난 로지를 투입하며 지속적으로 변화를 가져갔다.

후반 중반 이후 흐름은 완전히 아르헨티나로 넘어왔다. 슈팅 숫자에서도 아르헨티나가 절대적으로 앞섰다. 메시는 후반 21분과 24분 두 차례 프리킥 슈팅을 시도했지만 알리송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치치 감독은 후반 26분 공격진 2명을 전부 불러들였다. 제주스, 윌리안이 빠지고 히샬리송, 호드리구 고에스가 그라운드로 들어갔다.

스칼로니 감독도 후반 29분 오캄포스 대신 니콜라스 곤살레스를 투입했다. 후반 30분 교체로 들어오자마자 곤살레스가 날카로운 헤더슛을 시도했다. 이어 파라데스의 중거리 슈팅은 알리송 골키퍼에게 가로막혔다. 후반 34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마르티네스의 결정적인 오른발 슈팅은 높게 떠올랐다.

아르헨티나는 체력과 기동력 싸움에서 종료 직전까지 브라질에 우위를 점했다. 브라질의 공세를 막아낸 아르헨티나는 결국 메시의 한 골을 지켜내 1-0 승리를 거뒀다.

'완전체' 아르헨티나, 코파 아메리카 이후 5경기 연속 무패

아르헨티나는 지난 여름 열린 2019 코파 아메리카에서 4강에 머물렀다. 개최국 브라질과 맞붙은 아르헨티나는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0-2로 패했다. 메시가 그토록 꿈꾸던 메이저 대회 우승은 또 다시 물거품 된 것이다. 이 대회에서 메시의 경기력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남미축구연맹으로부터 3개월 출장 정지를 받으면서 메시는 지난 9월, 10월 A매치에서 결장했다. 그럼에도 메시 없는 아르헨티나는 칠레(0-0무), 멕시코(4-0승), 독일(2-2무), 에콰도르(6-1승)과의 4연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나갔다.

이번 브라질전에서는 메시가 복귀함에 따라 완전체로 변모했다. 메시의 가세는 화룡점정이었다. 스칼로니 감독은 메시를 최전방 투톱의 한 자리에 배치하며 수비 부담을 줄였다. 4-4-2 포메이션을 가동한 아르헨티나는 브라질을 맞아 내용과 결과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공격 상황에서 메시는 특유의 날카로운 돌파로 직접 페널티킥을 유도했고, 결국 결승골로 존재감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넓은 시야, 정확한 패스, 볼 키핑, 플레이 메이킹 등 다방면에서 큰 영향력을 끼쳤다. 

스칼로니 감독의 아르헨티나는 코파 아메리카 이후 5경기에서 3승 2무로 순항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 시작되는 2022 카타르 월드컵 남미 예선을 앞두고 청신호를 밝혔다.

수페르클라시코 데 라스 아메리카스
장소: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사우드 유니버시티 스타디움
아르헨티나 1-0 브라질 (득점 : 전반 14분 메시)

선수 명단
아르헨티나 4-4-2: 안드라다 - 포이스, 페쩰라, 오타멘디, 탈리아피코 - 오캄포스 (74'N.ㄱ곤살레스), 데 파울 (90'N.도밍게스), 파레데스 (83'G.로드리게스), 로 셀소 (59'아쿠냐) - 메시, L.마르티네스 (88'알라리오)

브라질 4-3-3: 알리송 - 다닐루, 밀리탕, T.실바, 산드루 (64'로지) - 카제미루 (86'웨슬리) - 아르투르 (54'파비뉴), 파케타 (46'쿠티뉴) - 제주스 (71'히샬리송), 피르미누, 윌리안 (71'호드리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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