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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세월호 희생 학생 어머니인 전인숙(오른쪽), 윤경희 씨가 청와대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2일 오후, 세월호 희생 학생 어머니인 전인숙(오른쪽), 윤경희 씨가 청와대 앞에서 팻말 시위를 하고 있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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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추운 바다에서 나온 내 아들을 홑이불 하나 씌워서 짐짝처럼 이 배 저 배 옮기는 동영상을 봤습니다. 저들은 우리 아들을 살리려고 한 게 아니라 살지 못하도록 방치했습니다."
 
"우리 아들을 살지 못하도록 방치해"
 
최근 억울한 죽음의 이유가 일부 밝혀진 세월호 희생 학생 임경빈 군. 그의 어머니 전인숙씨가 13일 오후 2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 섰다. 세월호 희생 학생 어머니인 윤경희씨와 함께 이날부터 청와대 앞 팻말 시위를 시작한 것이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에 탔던 임경빈군은 생존 상태로 구조됐으나 헬기가 아닌 배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헬기에 태우면 20분이면 병원에 곧바로 갈 수 있었으나 임군은 4시간 41분간 4차례에 걸쳐 배 위에서 떠돌았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가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내용이다.
 
전씨는 "'저들이 우리 아이를 살리려고 하지 않았구나. 내가 이런 것을 깜깜하게 몰랐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서 "우리 아들이 배 위에 누워있는 동영상을 보면서 이렇게 약해 빠진 부모여서 아이에게 정말 미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청와대 주변엔 가랑비가 내렸다. 어느새 전씨의 눈에도 눈물이 맺혔다.
 
임군의 억울한 죽음 소식이 알려진 후 전씨에게 위로전화가 많이 온다고 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전화는 엉엉 울기만 하는 전화라 오히려 내가 위로를 할 상황"이라고 전씨는 전했다.
 
전씨가 손에 든 노란색 팻말엔 다음과 같은 글귀가 적혀 있다.
 
"저는 단원고 임경빈 엄마입니다. 내 아들을 왜 죽였는지 꼭 알고 싶습니다. 억울하고 분통해서 절대로 용서 못하겠습니다."
 
함께 선 윤씨의 팻말엔 "세월호 참사는 살인범죄!"란 글귀가 적혀 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유를 물어봤다.
 
"그들은 '가만히 있으라'는 방송만 하며 우리 아이들을 세월호 배안에 가뒀잖아요. 해경도 아이들에게 밖으로 나오라고 방송하지 않았잖아요."
 

두 어머니의 손 팻말 시위 현장엔 청와대 관계자도 나왔다. 이 관계자는 어머니들이 하는 말을 수첩에 적으며 "세월호 유족들의 억울한 마음을 (청와대에) 잘 전달하려고 노력하겠다. 하지만 청와대도 (검찰 등에) 직접 지시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라고 말끝을 흐렸다.
  
최근 검찰은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활동을 시작했다. 장씨는 다음처럼 바람을 밝혔다.
 
"특별수사단은 국정원, 해군, 청와대를 수사하길 바랍니다. 조국 전 장관 수사에 비하면 형편없는 규모라 걱정은 되지만 진상규명을 하는 마지막 기회란 생각에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이렇게 팻말을 들고 나왔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살인자들을 찾아내라고 명령해주십시오."
 

태그:#세월호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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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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