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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6일 오전 11시 광주 동구 금남로에 위치한 5.18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들을 담은 사진 전시회 '지울 수 없는 흔적, 겹겹' 개막식이 열렸다. 일본군 '성노예'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광주나비·한국여성인권진흥원·겹겹프로젝트 주관으로 진행되었으며, 겹겹 프로젝트의 사진 작가 안세홍이 20년 간 아시아 각지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을 직접 찾아가 인터뷰하며 촬영한 사진과 증언 영상이 전시되었다.
 
충장로 길거리에 전시회 포스터가 나열지어 붙어있다.
▲ 5.18 민주화운동기록관 외부 포스터 충장로 길거리에 전시회 포스터가 나열지어 붙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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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지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들 아시아 각지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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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초부터 조선에서 중국으로 수만 명의 여성이 동원되었고, 해방되어서도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던 피해 여성들은 척박한 타지에서 여생을 보냈다. 겹겹프로젝트 안세홍 사진작가는 회이룽장성에서 내륙 깊숙한 우한에 이르기까지 상하이, 베이징, 산둥 등지에서 13명의 생존자를 찾아 한분한분의 이야기를 필름 속에 담았다.
 
아시아 각지의 모두 다른 지역과 연령 및 피해기간도 다르지만 아픔은 결국 같다라는 의미에서 한 작품으로 이어붙여 만들었다.
▲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들 아시아 각지의 모두 다른 지역과 연령 및 피해기간도 다르지만 아픔은 결국 같다라는 의미에서 한 작품으로 이어붙여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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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지의 위안소 사진과 각 지역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 아시아 각지에서 촬영했던 위안부 피해 여성들 아시아 각지의 위안소 사진과 각 지역의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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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은 아시아 태평양 연안에서 전쟁을 일으키며, 조선, 대만, 일본 여성들을 각지에 '성노예'를 보냈다. 그 수가 부족하자 점령지에서 여성을 강제 동원하여 '성노예'로 삼았다. 삶을 잃은 그녀들은 수개월의 고통을 끌어안으면서도 현지 국민들에게 차가운 시선까지 받아야 했다. 2013년부터 중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동티모르 등지에서 사진작가 안세홍은 현지 피해 여성 90여 명을 만났다.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일상 생활 사진과 증언 기록이 기재되어 있다.
▲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들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일상 생활 사진과 증언 기록이 기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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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개최된 개막식은 광주나비 대표 김민경, 광주교육감 장휘국, 5.18 기록관장 나의갑 순의 축하인사와 사진작가 안세홍의 감사인사를 끝으로 약 30분 간 전시회 라운딩이 진행되었다.

우선 김민경은 "전시회 명칭인 '겹겹'의 의미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쌓이고 쌓인 해결되지 못한 한을 의미"라면서 "안세홍 사진작가님은 공간적인 한계와 피해자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20년 간의 많은 노력을 통해 전시회를 열 수 있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잊혀진 기억들과 진실들을 겹겹히 드러냈으면"이라고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희망을 밝혔다.

광주교육감 장휘국은 "정세홍 작가가 찍은 사진들은 귀한 역사적 사실기록"라며 "위안부는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일제 만행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위안부 여성들이다. 일본정부에 개탄스러움을 느끼며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며 축하인사를 전했다.
 
사진작가 안세홍이 사진설명을 하고 있다. 아시아로 강제로 동원된 여성들은 우리말에 서툰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 사진작가 안세홍 사진작가 안세홍이 사진설명을 하고 있다. 아시아로 강제로 동원된 여성들은 우리말에 서툰 경우가 대부분이며, 한국 국적이 아니기 때문에 국내 지원을 받을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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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라운딩은 사진작가 김세홍의 설명으로 진행되었다. 사진 속 담긴 여성들이 거주하는 중국 각지를 비롯해 필리핀, 동티모르, 인도네시아 등 위안부로 동원되었던 지역은 다양했다.
 
안세홍의 뒤에 전시된 사진들은 모두 아시아 각지에서 촬영된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다.
▲ 사진작가 안세홍  안세홍의 뒤에 전시된 사진들은 모두 아시아 각지에서 촬영된 위안부 피해 여성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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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홍은 "피해 여성들은 나이, 국가, 피해 기간 등 모두 다르다. 수 차례 동원되신 분도, 전쟁 시작부터 끝까지 피해를 입었던 여성들도 있어"라면서 "각자가 품은 이야기는 다르지만 아픔은 결코 다르지 않다. 그녀들의 한 맺힌 가슴은 80여년 전의 과거가 아닌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현재진행형"이라고 덧붙였다.
 
홍보 팜플릿에 담긴 이수단 할머니는 위안부 강제 동원으로 인해 성병에 걸려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져 아이 인형을 자식처럼 여기며 끌어 안았다.
▲ 아기 인형을 안고있는 고 이수단 할머니 홍보 팜플릿에 담긴 이수단 할머니는 위안부 강제 동원으로 인해 성병에 걸려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에 대한 집착이 커져 아이 인형을 자식처럼 여기며 끌어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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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 팜플릿에 담긴 아기인형을 안고 있는 이수단 할머니(1922~2016) 대해선 "위안부에 동원되어 성병에 걸린 후 더 이상 아기를 가질 수 없게 되어" 라며 "아기 인형에게 '너희 부모님은 어디있니'라고 묻기도, 나이들수록 아기에 대한 집착이 커져 생이 끝나는 순간에도 인형을 놓지 못했다"라고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했다. 현재 이수단 할머니의 시신은 김좌진 묘 옆에 안치되어 있는 상태라 전했다.

"낯선 이방인의 방문에도 그녀들은 스스럼 없이 나를 맞아 주었고,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눈물과 고통을 보여 주었다. 팔뚝에 문신으로 새겨진 일본식 이름, 막 난 기억 속에서도 그녀들의 증언은 생생하게 전해져 왔다."
 
사진 속 위안부 피해 여성은 1살도 안된 딸을 업고가다가 잔혹하게 성폭행 당했다. 후에 재임신을 했으나 일본군의 아이였고, 주위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야 했다.
▲ 위안부 피해 여성이 아들과 함께 찍힌 사진 사진 속 위안부 피해 여성은 1살도 안된 딸을 업고가다가 잔혹하게 성폭행 당했다. 후에 재임신을 했으나 일본군의 아이였고, 주위의 차가운 시선과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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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90대의 고령이 되어 버린 그녀들의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있는 응어리는 더 이상 지울 수 없는 흔적이 되어 버렸다. 일본군에 의해 강탈당한 인간으로서의 인생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이 되어 버렸다."

"그녀들은 병들고, 혼자서는 무엇조차 할 수 없는 몸인 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다. 더 이상 누군가의 기억이 아니라 이제는 모두의 역사와 인권으로 남아야 한다. 아시아의 일본군 '성노예' 피해 여성들의 증언은 우리가 풀어야 할 미래의 메시지이다." - 겹겹 프로젝트 안세홍 소개말 中

 
한 위안부 피해 여성은 오갈 곳이 없었기에 자신이 강제 동원되었던 위안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평생을 살아왔다.
▲ 위안부 피해 여성 한 위안부 피해 여성은 오갈 곳이 없었기에 자신이 강제 동원되었던 위안소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평생을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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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피해 여성의 증언영상이 한국말과 일본어로 번역된 자막과 함께 재생되고 있다.
▲ 위안부 증언영상  위안부 피해 여성의 증언영상이 한국말과 일본어로 번역된 자막과 함께 재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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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서는 각국의 피해 여성들의 70여 분의 증언이 한국어 자막과 일본어와 함께 재생되었다. 안세홍은 일본자막에 대해 "위안부는 사실상 일본인들이 더 잘 알아야 할 역사"라고 밝혔다. 또 빠른 시일 내에 영어자막도 추가할 예정이라 전했다. 전시회에서는 취재되었던 여성들의 프로필, 아시아 각국의 위안부 위치, 피해 여성들의 당시 증언들이 영어로 번역되어 기재되어 있다.

사진 작가 안세홍이 직접 엮은 사진들로 구성한 책 <겹겹>과 더불어 위안부 피해 여성들의 사진이 인쇄된 엽서도 구입가능하다. 이번 전시회는 11월 6일~20일 총 15일 간(월요일 휴무, 9:00~18:00) 5·18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기획전시실 3층에서 진행된다. 

태그:#위안부, #사진전시회, #사진작가 안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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