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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4284해(1951년) 펴낸 '우리나라의 발달 6-1'의 33, 34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33쪽 둘째 줄에 '비로소'가 보입니다. 옛날에는 '비르서', '비르소', '비르수'라고도 했고 '비릇'으로도 썼다고 합니다. 그리고 '비롯하다'는 말이 있는데 저는 우리가 흔히 쓰는 '시작하다'는 말을 갈음해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시작'이라고 해야 할 때도 '비롯'이라고 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그렇게 쓰곤 한답니다.

셋째 줄과 넷째 줄에 걸쳐 '이름난 중이 많이 나고'가 있습니다. '이름난'은 흔히 '유명한'을 쉽게 풀어쓴 말이고 '중'도 흔히 '승려'라고 하는 말을 갈음해 놓은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나고'도 참 쉽게 쓴 말입니다.

다섯째 줄에 '이룩하여'도 는 '건설하다' '건립하다'와 같은 어려운 말을 쓸 수도 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고 여섯째 줄에 '이바지하였다'도 '공헌하였다'는 말을 쓰지 않았으며 열째 줄에 '널리 퍼졌다'도 '확산되었다'가 아니라서 참 좋았습니다. 일곱째 줄에 있는 '일찍부터'와 여덟째 줄에 있는 '들어와서'도 쉬운 말이라 반가웠습니다.

여덟째 줄에 있는 '씨어지고'는 요즘과 다르게 썼는데 요즘에는 '씌어지고' 또는 '쓰여지고'로 많이 쓰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열넷째 줄에 '풀이해 읽고'는 '번역해 읽고' 또는 '해석해 읽고'를 갈음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만 열다섯째 줄과 마지막 줄에 걸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글 읽고 글짓기를 좋아하였으며'라는 말이 쉽긴 하지만 그 때 이두로써 모든 사람들이 마음껏 느낌, 생각을 나타낼 수 있었다는 것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가 없습니다.

34쪽 첫째 줄에 나오는 '동네마다'는 익은 말이라 쉬운데 셋째 줄에 있는 '이에서'라는 말은 좀 낯설었습니다. 요즘에는 흔히 '거기에서'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같은 꼴로 '이것에 견주어서'라는 뜻으로 쓴다는 것도 마음에 걸렸습니다. 일곱째 줄에 나오는 '길리워져서'도 낯선 말입니다. 요즘에는 '길러져서'라고 하기 때문이죠.

일곱째 줄과 여덟째 줄에 걸쳐 나오는 '높고 깨끗하였다', 아홉째 줄에 있는 '누구나 지킬 수 있는', 열한째 줄에 있는 '임금을 섬기고', 열셋째 줄에 있는 '싸움에 물러가지 말며', 이어서 나오는 '짐승을 잡되, 때와 곳을 가리라는 것이다'와 열다섯째 줄에 나오는 '얼굴이 아름답고'는 쉬운 말이라 좋았습니다.

이렇게 옛배움책을 보면 오늘과 달리 쉬운 말을 쓴 것들이 많아서 반갑기도 하지만 요즘과 다르게 쓴 것들이 있어서 다른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저 잘못 쓴 것일 수도 있지만 그렇게 요즘과 다른 뜻으로 썼다면 오늘날 쓰임과 견주어서 쓰임새를 넓게 해 줄 수도 있겠다 싶기 때문입니다. 이래저래 많은 도움이 되는 옛배움책에 함께 마음을 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4352해 들겨울달 엿날 삿날 (2019년 11월 6일 수요일)
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경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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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누리 으뜸 글자인 한글을 낳은 토박이말, 참우리말인 토박이말을 일으키고 북돋우는 일에 뜻을 두고 있는 사단법인 토박이말바라기 맡음빛(상임이사)입니다. 토박이말 살리기에 힘과 슬기를 보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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