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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교ㆍ교실 정치 편향 교육 규탄 및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10.31
 31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열린 "학교ㆍ교실 정치 편향 교육 규탄 및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19.10.31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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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인헌고를 겨냥해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이하 교총)가 "정치편향 교육"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런데 인헌고 교장이 "내가 바로 40년 교총 회원"이라면서 "잘못된 사실을 정정하지 않으면 가만 있지 않겠다"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또한 '정치편향 교육'을 규탄한 교총이 올해에만 2차례에 걸쳐 자유한국당과 '교육정책 공조'를 위한 협의를 벌인 사실도 확인됐다.

인헌고 교장 "정정 안 하면 교총에 항의하러 가겠다"

31일 오전, 하윤수 교총 회장은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문을 큰 목소리로 읽어 내려갔다. 인헌고 등의 교육을 '정치편향 교육'으로 단정하고, '학교·교실 정치편향 교육 규탄 기자회견'을 연 것이다. 한국당 교육위 소속 의원들이 같은 내용으로 서울시교육청을 항의방문한 뒤 하루 만에 바통을 이어받은 셈이다.

이날 회견엔 교총 직원과 범시민사회단체연합,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 회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하 회장은 "서울의 한 고교 학생들은 현 정부를 비판했다고 교무실에서 질책을 당하고 '조국 전 법무부장관 관련 뉴스는 모두 가짜''라는 교육까지 당했다고 한다"면서 "정치편향 교육은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위법행위이며 교육현장에서 반드시 축출해야 할 '교육적폐'"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하 회장은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은 금번 정치편향 교육 사태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라"고 요구했다.

이 기자회견에 대해 인헌고 교직원들과 학생들이 일부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학교 한 교사는 "지난 29일 학생 토론회를 전후해 학교에 평화가 찾아와 학생들도 안정된 상태로 학습하고 있었다"면서 "그런데 어제는 한국당 의원이 교육청을 항의방문하고, 이번엔 교원단체라는 교총이 규탄 회견을 했다니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학교 학생회와 교직원들은 토론회를 거쳐 "외부 단체는 개입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문을 낸 바 있다. (관련기사 인헌고 학생 256명 토론회 "우릴 먹잇감 삼지 말라" http://omn.kr/1lgvu) 
 
 서울 인헌고 학생들의 토론회 의견판1.
 서울 인헌고 학생들의 토론회 의견판1.
ⓒ 인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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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나승표 교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내가 바로 40년 교총 회원"이라면서 "우리 학교에서 어떤 정치편향교육이 있었는지 사실 확인도 없이 뭐하는 짓이냐"고 교총을 직격했다. 다음은 나 교장과 가진 일문일답이다.

- 교총이 '정치편향교육 규탄' 기자회견을 했는데...
"교총에 전화해서 정책본부장에게 항의했다. '우리 학교 누구하고 사실 확인을 하고 정치편향교육이라고 판단했느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학교에 직접 사실 확인을 한 적이 없다'고 그러더라."

- 정치편향 교육이라는 교총의 판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교총은 언론보도를 보고 이렇게 판단했다고 한다. 언론이란 것이 사실도 있고, 사실이 아닌 것도 있지 않느냐. 내가 40년 교총 회원이다. 회원의 이익을 대변하고 교권을 지킨다는 단체가 회원이면서 교장인 나한테도 전화 한 통 없이 우리 학교를 규탄하는 회견을 열었다."

- 지금 심경은 어떤가?
"교총의 주장은 말이 안 되는 얘기다. 교총이 이러면 인헌고가 마치 정치편향 교육을 한 것처럼 온 국민이 알 거 아니냐. 그 책임을 누가 질 것인가. 정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끝까지 항의할 것이다. 어제 오늘 학교는 굉장히 평화로웠다. 학교는 스스로 안정된 방향을 찾으려고 안간힘을 쓰며 노력하고 있는데, 뭐하는 짓이냐?"

-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교총이 이건 아닌 것 같다. 교총에 가서 항의할 것이다. '있는 사실 그대로 얘기하라'고 하고 '잘못된 주장에 대해 정정하라'고 요구할 것이다. 정정하지 않으면 가만 안두겠다."

기자는 "나 교장의 발언을 그대로 기사로 써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나 교장은 "그대로 실어도 된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라면 학생과 학교에 고통 주는 행위 중단해야" 
 
 한국교총 기관지인 <한국교육신문> 사이트 갈무리 화면.
 한국교총 기관지인 <한국교육신문> 사이트 갈무리 화면.
ⓒ 인터넷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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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정치편향교육'을 규탄한 교총은 올해 3월과 7월에 한국당과 '정책공조 협의'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단체 공식 홈페이지와 기관지 등을 살펴본 결과다.

하 교총 회장은 지난 7월 11일 국회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만나 "교육정책 및 협치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3월 21일엔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과 국회에서 만나 '여의도연구원-교총 간 교육정책 공조 강화'를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 연구원은 한국당의 선거전략, 정책 기조 등을 연구해온 한국당 산하 기구다.

강민정 징검다리교육공동체 상임이사는 "국제교육계에서 권장되는 사회적 현안 교육이 학교 울타리를 벗어나 외부 정치세력들에 의해 이용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한국당과 달리 교총은 직접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교육자 단체다. 이들이 정치편향 교육에 대해 제3자 관점에서 얘기하는 게 타당한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정현진 전교조 대변인도 "교총이 명확한 근거 없이 인헌고를 향해 '정치편향 교육'이라고 단정하며 '교육적폐' 운운한 것은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면서 "이는 오히려 학생들을 비롯한 학교의 고통을 가중시키는 비교육적 행위"라고 꼬집었다. 엄민용 교사노조연맹 대변인도 "학교를 생각한다면 보수정당은 자중하고 외부세력은 학생위협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총의 해명을 듣기 위해 대변인에게 전화를 걸고 문자도 보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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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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