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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2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교육의 공정성 확보를 위해 정시비중 상향을 포함한 입시제도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25일 교육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도 학생부 종합전형(학종)에 바탕을 둔 수시 제도가 가진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학종으로 인해 교육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특권을 대물림하는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상실감이 커지고 있다는 게 근거였다. 하지만 김승환 전북교육감과 박종훈 경남교육감은 23일 '정시 확대가 가져올 학교교육과정 파행을 우려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도 "정시 비중을 상향했을 때 고소득 계층일수록 수혜를 입는다는 사실이 통계나 논문을 통해 증명이 됐다"면서 정시 확대 발언을 비판했다.

과연 학종은 깜깜이 전형, 금수저 전형이고, 정시는 공정한 입시제도인 걸까? 공교육의 방향은 어떠해야할까? 이와 관련한 실마리를 현직 교사가 쓴 <공교육, 위기와 도전>과 스페인의 신뢰의 교육학을 소개하는 <이카스톨라 이야기>를 통해 들여다보고자 한다.

잠자는 학교를 깨울 수 있는 방법
  
 <공교육, 위기와 도전>은 현직 교사가 전하는 학교 현장의 위기와 이에 대한 절실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공교육, 위기와 도전>은 현직 교사가 전하는 학교 현장의 위기와 이에 대한 절실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 맘에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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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올해 1월에 나온 <공교육, 위기와 도전>은 현직 교사가 전하는 잠자는 학교, 학생과 교사의 신뢰가 붕괴된 교실에서 벼랑 끝에 선 교사들의 모습을 전하며 시작한다.
 
교사들은 아이들과의 싸움에서 지고서 만신창이가 된다. 대다수 일반고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다만 '닫힌 교실'에서 무슨 일을 당했는지 교사들이 고백하지 않을 따름이다. 잠자게 놔 두어라. 아이들이 떠들건, 돌아다니건, 아예 의자 몇 개 붙여놓고 잠을 자건. 누군가는 이렇게 충고한다. 혼자 판서하며 소리 지르다가 교실을 나오는 교사가 늘고 있다.(19쪽)
 
왜 이렇게 교사도 학생도 모두 괴로운 학교의 모습이 되었을까? 학교에서는 모의고사에서 2등급(11%) 이내에 들어야만 '관리'를 받고 89%는 외면당한다(27쪽). 학종이라고 이 모습이 달라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학교의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학교에 따라 다른 교육을 만들어낼 수 있으며 학생들의 관심과 적성에 따른 교육 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다. 학종을 지원하는 아이들은 담임과 교과 담당 교사들과 좋은 관계를 지니면서 많은 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다(118쪽). 학종은 기존 잠자는 교실에서 학생들의 활동이 살아나는 교실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공교육을 살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자치와 동아리, 그리고 진로 활동을 살려내고, 전공 관련 서적을 스터디그룹을 통해 읽게 하고, 참여 수업을 확장시키면 된다. 그러면서 아이들을 관찰해 그들의 미덕을 찾아낼 때 학생부 기록은 돋보이게 된다.(120쪽).
 
이 책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학생 개개인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과정 설계 및 진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교사로서의 전문성을 공유하는 방법, 학교와 지역사회를 연결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다양한 교육 혁신의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더불어 이러한 학교에서 열심히 활동한 아이들, 발표와 토론 수업에서 적극적인 아이들, 통합적 사유로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아이들, 자기 주도적으로 자기 진로를 찾아가는 아이들이 나올 수 있다고 한다.

미래사회에 필요한건 자율과 협동, 신뢰
  
 <이카스톨라 이야기>는 스페인의 교육학을 소개하는 동시에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카스톨라 이야기>는 스페인의 교육학을 소개하는 동시에 미래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 착한책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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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교육을 소개하는 <이카스톨라 이야기>에서는 더 이상 학교가 사막의 오아시스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수십 년 전에 사람들은 아무 정보도 없는 사막에 살았기에 학교라는 오아시스에서 최대한 많은 물을 마셔야 사막을 건널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처럼 변화와 불확실성이 막연한 시대에서 학생들에게 그들이 알고 있는 지식을 그대로 재생산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43쪽).

학생들에게 필요한 건 전통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게 아닌 여러 자료를 활용해 여럿이 함께 문제를 해결해갈 수 있는 능력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책에서는 신뢰의 교육학을 제시한다. 신뢰의 교육학이란 아이들이 자기 자신과 그들을 둘러싼 세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서로 협동하며 역량을 키워 나가는 교육이다.

다양한 모둠 활동, 개별 학생을 위한 맞춤 교육, 상황과 맥락에 맞는 역량 교육, 자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학습, 문제 해결 능력 향상 등을 목표로 하며, 인간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학습한다고 본다. 앞서 학종을 통한 공교육의 혁신 방향과 일치하는 대목이다.

수능 개발자인 박도순(72) 고려대 교육학과 명예교수도 얼마 전 일간지와 인터뷰에서 "입시에서 차지하는 수능의 역할을 최대한 줄여야 학생과 교육이 산다"고 주장했다. 국제교육컨퍼런스를 위해 방한한 안드레아스 OECD 교육국장도 "수능과 같은 표준화 시험은 부모의 능력에 의해서 이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수능 강화는 국제 교육 추세에 역행한다고 강조했다. 무엇이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일까. <이카스톨라 이야기> 저자의 끝맺음 말을 다시 되새겨 본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 세대의 필요와 요구에 응답할 수 있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로운 세대인 우리 아이들의 행복과 교육을 보장할 수 없다.

학교와 마을을 잇는 교육공동체 이카스톨라 이야기 - 자율과 협동을 배우는 신뢰의 교육학

아마이아 안테로 인차우스티 (지은이), 남선옥, 주수원, 한상민 (옮긴이), 착한책가게(2019)


공교육, 위기와 도전 - 교사.학생.학부모가 함께한 교육 혁신 다시 보기

김인호 (지은이), 맘에드림(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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