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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1일 서울 마로니에공원 집회 앞에서 '문재인 퇴진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연설하는 장달영 자유법치센터장.
 지난 11일 서울 마로니에공원 집회 앞에서 "문재인 퇴진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연설하는 장달영 자유법치센터장.
ⓒ 유튜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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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헌고 재학생 150여 명은 서울시교육청에 '정치편향교육에 대한 특별감사'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접수했다."

'혁신교육 사냥' 논란이 일고 있는 서울 인헌고 사태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이 최근 보도한 내용이다. 학생들이 스스로 '좌편향교육'에 대해 청원까지 내며 반발해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는 보도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교육청에 청원서를 낸 '청원인'은 학생들이 아닌 우익 3개 단체 대표자들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유대한호국단 등 우익단체 3곳이 청원... "학생 배후 의혹"

28일, <오마이뉴스>는 지난 22일 오전 서울시교육청 민원실에 접수된 '인헌고 좌편향교육 관련 청원서'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교육청 부서 등 7곳을 취재했다. A4 용지 5장 분량의 이 청원서는 자유법치센터장을 맡고 있는 장달영 변호사가 접수한 것이다.

이 청원서에 대해 지난 23일 <조선일보>는 "인헌고 재학생 150여 명은 전날 변호인의 도움을 받아 서울시교육청에 청원서를 접수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24일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학생들의 청원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특별장학 형태의 조사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도 청원인으로 '인헌고 학생'을 못 박아 보도했다.

하지만 해당 청원서엔 인헌고 학생 이름은 물론 학생들의 의뢰서도 없었다. 청원인 란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학생이 아닌 다음 3개 우익단체 대표였다.

"자유법치센터 대표자 장달영, 자유대한호국단 대표자 오상종, 턴라이트 대표자 강민구."

이들은 청원서에서 "인헌고 교직원의 학생에 대한 정치적, 개인적 편견의 전파 및 반일운동 강요 등의 학생인권 논란 관련하여 인헌고에 대하여 특정감사를 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적었다.

청원인 단체인 3곳은 모두 서울 서초구에 있는 한 사무실을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유대한호국단과 턴라이트는 사무실 전화번호와 팩스번호도 같았다.

자유대한호국단과 턴라이트는 최근 서울 마로니에공원과 서울 서초동 검찰청사 등지에서 "문재인 퇴진" 집회를 10차례 이상 주관한 단체다. 

이들 집회엔 학생수호연합 변호사를 자처한 장달영 자유법치센터장이 연사로 참여했다. 장 센터장이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자유법치센터-장달영 변호사' 등을 살펴본 결과다.

장 센터장은 지난 11일 해당 집회에서 "조국과 문재인은 동구권 독재자의 전철을 밟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재인 퇴진'이라는 글귀가 적힌 가로 3미터 크기의 현수막 앞에서다. 장 변호사는 또 올해 초엔 '5.18 민주화유공관련자 보상의 적절성을 따져봐야 한다'면서 감사를 청구하는 등 우익단체에선 유명한 인사다.

교육청 청원인으로 이름을 올린 턴라이트의 강민구 대표는 같은 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대통령 후보자 시절에 일본산 진짜 근친상간 야동 ○○○를 보다가 조선일보 기자한테 딱 걸렸다"고 확인되지 않은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교육당국 관계자는 "인헌고 청원서를 학생들이 낸 것이 아니라 우익단체 3곳이 낸 것이란 사실을 이틀 뒤에서야 서울시교육청이 뒤늦게 확인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익단체가 청원서를 만들어 내고 인헌고 앞에서 집회를 주도하는 것은 학생들 배후에 우익단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관련기사]
① "외부단체 시위 그만해주세요" 인헌고 학생 393명 호소문 (http://omn.kr/1lfqx)
② "아이 러브 재팬...일베에 올려!" 인헌고 '몰카' 동영상 논란 (http://omn.kr/1lfhz)
③ 인헌고가 '반일파시즘'교육? 대다수 학생들 의견은 달랐다 (http://omn.kr/1lfea)
 
 서울시교육청 민원실
 서울시교육청 민원실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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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의혹 받는 우익단체 대표 "학생수호연합에 개입 않고 있어"

지난 23일 기자회견 등에서 '150명의 학생들이 청원서를 냈다'는 취지로 발언한 인헌고 최아무개 학생은 지난 24일 기자와 직접 만나 "변호사가 청원서를 (22일에) 낸다고 했는데, 정말 냈는지 변호사에게 여쭤볼 것"이라면서 "학생 150명이 청원서에 서명한 것이 아니라 우리와 뜻을 같이 한다고 의견을 밝힌 것이고, 50명 정도가 (같이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원서엔 이 학생은 물론 다른 학생 이름도 전무했다.

이에 대해 장 센터장은 28일 오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학생들 150명이 서울교육청에 청원을 했다는 보도가 맞다고 보느냐'는 물음에 "정확한 건 아니다"라고 답해 학생들이 청원한 것이 아님을 시인했다.

이어 장 센터장은 "인헌고 학생수호연합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우연찮게 봐서, 내가 먼저 '도울 수 있는지' 알아봤더니 학생수호연합 쪽에서 '오케이'를 했다"면서 "학생들 입장을 듣지도 않고 청원서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우익단체의 배후 개입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우리는 학생수호연합 입장 표명 등에 일절 개입하지 않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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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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