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지난 16일 제시 리우 미 연방검사가 아동불법촬영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에 대해 공조 수사를 벌여 사이트 운영자와 사용자 등을 검거했다고 발효하고 있다. 주미대사관 이기영 법무협력관(왼쪽)과 윤외출 경무관(왼쪽에서 두 번째)도 참석했다.
 지난 16일 제시 리우 미 연방검사가 아동불법촬영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에 대해 공조 수사를 벌여 사이트 운영자와 사용자 등을 검거했다고 발표하고 있다. 주미대사관 이기영 법무협력관(왼쪽)과 윤외출 경무관(왼쪽에서 두 번째)도 참석했다.
ⓒ 유튜브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아동불법촬영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를 운영하다가 적발된 한국인 운영자 손모씨가 지난 5월 받은 형량 1년 6개월을 두고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지난 16일 미국 법무부와 한국 경찰청은 아동불법촬영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에 대해 공조 수사를 벌여 사이트 운영자와 사용자 310명을 검거했다. 사이트 운영자가 한국인이고 310명 가운데 223명이 한국인이라는 사실 때문에 이 소식은 국내에서 큰 논란이 됐다. 

한국인 운영자 손모씨는 2015년 7월부터 2018년 3월까지 다크웹(비공개 웹사이트)에서 '웰컴투비디오'를 운영하면서 약 268GB 분량, 총 3055개의 아동불법촬영물을 게시해 약 4억 원에 달하는 비트코인을 받고 불법촬영물을 판매했다.

<오마이뉴스>는 22일 손모씨 관련 1심과 2심 판결문을 입수해 내용을 살펴봤다. 
  
2심 "원심 너무 가벼워"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판매·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함과 동시에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음란한 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판매하거나 전시했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성적으로 왜곡하는 것으로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 피고인은 약 2년 8개월 동안 사이트를 운영했고 이를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수가 상당하며, 피고인이 얻은 경제적 이득이 4억 원 상당"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나이가 어리고 피고인에게 별다른 범죄 전력이 없으며 피고인이 일정 기간 구금돼 있었고 이 사건 범행을 시인하면서 반성하고 있다"는 점, "회원들이 직접 업로드한 음란물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들어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을 내렸다. 또한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강의 수강 및 사회봉사 200시간을 명"했다. 

한편, 2심 재판부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면서 손씨에 징역 1년 6월에 처했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5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대해 취업제한을 명"했다.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죄사실을 모두 자백하고 ▲어린 시절 정서적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고 ▲성장과정에서도 충분한 보호와 양육을 받지 못했던 점 ▲형사처벌은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지난 4월 혼인신고서를 접수해 부양할 가족이 생긴 점" 등을 판단 근거로 삼았다. 

하지만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처음부터 성인음란물보다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취급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거라 생각해 사이트를 사들였고, 이 사이트에 '성인음란물'은 올리지 말 것을 공지했고, 수사기관의 추적이 어려운 비트코인을 통해 이용대금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아청법'을 검색하거나 여성가족부의 '성범죄 알림e' 앱을 내려받는 등 위법성을 잘 알고 있었다는 점" 또한 판단 근거로 삼았다. 

또 2심 재판부는 "이 사건과 같이 장기간 큰 규모로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음란물을 판매·배포·전시하는 행위는 보호의 대상인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성적으로 왜곡시키고 비정상적인 성적 가치관을 퍼뜨릴 뿐 아니라 아동청소년음란물 제작자와 그 소비자를 연결하여 주는 매개 혹은 촉진의 역할을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미치는 해악이 매우 크다"며 "이익이 되는 사정을 두루 감안하더라도 엄중한 책임을 물을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들 "1년 6개월보다는 더 나와야"

변호사들은 "아쉬운 판결"이라고 입을 모았다. 위은진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여성인권위원장은 2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심에서 양형의 참작 사유들을 보면 지나치게 사적인 면을 부각시켜 사회적 해악이 큰 범죄를 가볍게 처벌했다는 비판을 면하기는 어렵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2심에서 피고인에 대하여 인정된 사실을 보면 1) 피고인이 '장기간 큰 규모로'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음란물을 판매·배포·전시하는 행위를 하였고, 2) 이로 인하여 아동청소년음란물 제작자와 그 소비자를 연결하여 주는 매개 혹은 촉진의 역할을 하였고, 3) 특히 피고인은 처음부터 피해자나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더 크다고 보는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을 취급하는 것이 성인음란물보다 경제적으로 이득이 될 것으로 생각하고 이 사건 사이트는 성인음란물은 올리지 말 것을 적극적으로 공지하고, 4) '아청법' 등을 검색하여 자신의 행동의 위법성을 잘 알고 있던 점 등을 보면, 불법성이 매우 크므로 중형을 선고하여 피고인의 재범뿐만 아니라 위 사이트를 이용하여 범행을 한 이용자들에 대한 재범을 막을 필요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매우 아쉬운 판결이라 생각한다."

위은진 전 위원장은 '한국이 타국에 비해 아동불법촬영물 관련 양형이 낮아 국회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는 말도 나온다'는 질문에 대해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현재 법원에서 재판을 함에 있어 최고 법정형에 근접하게 형량을 올리는 양형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성범죄의 경우 이미 법정형이 상향된 경우도 꽤 많은데 재판에서 여전히 성범죄에 대한 형량이 지나치게 낮게 선고되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위 전 위원장은 "이러다 보니 새로 기소된 피고인들에 대해서도 기존의 형량과 형평성 문제 때문에 또다시 이전과 같이 낮은 형이 선고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초범이라는 점, 피고인의 반성하는 점이 양형에 지나치게 고려되어 전반적으로 형량이 낮게 정해지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법원이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위 전 위원장은 "다만 법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현재 영리목적 없이 아동·청소년이용음란물임을 알면서 이를 소지한 경우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되어 있는데, 이 부분은 형량이 낮아 벌금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고, 피고인들이 죄를 가볍게 여기는 경우도 많아, 위 부분은 법을 개정하여 법정형을 높일 필요가 있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법원만이 아니라 구형한 검찰의 문제라는 지적도 나왔다. 성범죄를 전문으로 하는 이은의 변호사는 22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1년 6개월보다는 더 나왔어야 맞다"라며 최고 징역을 10년(영리 목적의 아동 음란물 판매 및 대여)까지 선고할 수 있으면 뭐하나. 판결을 내린 법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구형을 제대로 안 한 검찰의 문제로 보이고 둘 다 각성을 해야한다"고 밝혔다.

이은의 변호사는 또 "아동 포르노물은 아동을 대상으로 찍고 유포했다는 것만으로도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것보다 죄질이 나쁘다. 또 이 건은 아동 인권 침해는 물론이고 더 해악이 큰 범죄로 나아가게 할 가능성도 있다"며 우려했다. 

디지털 성폭력 고발 단체인 '디지털성범죄아웃'의 고이경 활동가는 "어떠한 것이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되느냐에 따라 현재 사법부의 인식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피고인 손씨는 재판 중간인 2019년 4월 17일에 혼인신고서를 접수했고, 이는 사법부가 기혼 남성을 가장이라는 이유로 감형하는 관례를 목적으로 했다고 볼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고이경 활동가는 "외국, 특히 선진국의 경우 아동음란물 소지죄를 강력 처벌 및 규제하는 이유는 그러한 음란물이 실제 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 착취, 인신매매 등의 다양한 흉악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또 한국의 경우 상대적으로 "음란물에 대한 인식 또한 부족하며, 불법촬영물에 대한 인식도 그동안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아직 시민윤리적 차원에서의 인식변화가 촉구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이경 활동가는 "국회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가기관에서 시민들에게 불법촬영물 뿐만 아니라 아동불법촬영물의 심각성과 그 사회적 해악을 인식시켜 시민윤리적 차원의 인식변화를 도모하고, 법감정을 변화시켜야 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청원 "대한민국 법은 뭘 하나" 
 
 아동 성범죄자에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은 게시된지 하루만에 11만 명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아동 성범죄자에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은 게시된지 하루만에 11만 명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 국민청원 사이트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한편, 아동 성범죄자에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국민청원 글은 게시된 지 하루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이끌어냈다. 

2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글에서 청원인은 "세계 최대의 유료 포르노 사이트를 한국인이 운영했고, 이용자들 337명 중에 한국인이 223명이나 되는데, 대한민국 법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는지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원인은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학대하며 이윤을 만들었다는 반인류적 범죄가 어째서 한국에서는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지며 범죄자가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입니까?"라고 물으며 "조두순 사건 이후에 변한 게 대체 무엇인지 싶고,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나라가 너무나도 위험하고 파렴치한 곳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라고 청원한 이유를 설명했다.

청원인은 이어 "아동포르노 사이트 운영자 손모씨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할 것과 "현재 복역중인 손모씨와 처벌대상인 사이트 이용자들이 '합당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고 주장했다. 22일 오후 8시 현재 이 국민청원에 11만 명이 참여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제보 및 문의사항은 쪽지로 남겨주세요.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