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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국회를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 김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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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생명에 빚진 법안들,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 주십시오."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이 세상을 떠난 자녀 이름이 붙은 법안이 빛을 보길 바라는 부모들의 간절함이 국회로 향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이, 태호·유찬이, 민식이 부모들은 21일 오전 국정감사가 열리고 있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정기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켜 달라" 
 
▲ [영상] 눈물 흘린 이정미, 국회 앞에서 한 '약속'
ⓒ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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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는 눈물의 힘은 어떤 구호나 외침보다 강했다. 지난 2017년 10월 서울랜드 동문주차장에서 굴러온 차량에 치어 숨진 4살 하준이 엄마 고유미씨를 비롯해, 지난 5월 인천 송도 축구클럽 차량 사고로 세상을 떠난 8살 태호와 유찬이 부모, 지난 9월 충남 아산 스쿨존 차량 사고로 숨진 9살 민식이 아빠 김태양씨에 이르기까지 누구 하나 눈물을 흘리지 않는 이들이 없었다.

이 아이들의 희생으로 이른바 '하준이법'(주차장법 개정안), '태호·유찬이법'(도로교통법과 체육시설설치이용법 개정안), '민식이법'(도로교통법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개정안) 등이 잇달아 발의됐지만 수개월째 국회 상임위 문턱조차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경기도 용인에서 차량에 치어 숨진 5살 해인이가 만든 '해인이법'(안전관리에 관한 법률)과 같은해 7월 광주 특수학교 차량 내 방치로 숨진 8살 한음이가 만든 '한음이법'(도로교통법 개정안)도 마찬가지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하준이 어머니 고유미씨가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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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하준이를 떠나보낸 고유미씨는 지난 7월 이용호 무소속 의원 등이 대표 발의했지만 아직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회부만 되고 상정조차 되지 않은 주차장법 일부 개정안 통과를 촉구했다.(관련기사: 서울랜드서 1시간만에 사망한 아들... 엄마는 반백이 됐다 http://omn.kr/1k2b3 )
 
"주차장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하준이법은 반쪽에 불과하고 저는 계속 이 산지옥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차가 당연히 서있어야 하는 주차장에서, 아이들 마땅히 안전해야 하는 스쿨존에서, 부모 없이 통학해야 하는 학원 차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길 바랍니다. 이게 욕심이고 요구입니까? 당연한 것에 왜 국회는 계산기만 두드리는 겁니까? 우리를 성난 부모가 되게 하지 말고 이제는 돌아서서 온전히 떠난 아이를 가슴에 묻게 해주십시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여러 아이들 이름으로 여러 법안이 나와 있지만 국회에서 잠자고 있어 죄송하다"면서 "얼마 전 하준이 어머니가 일일이 손편지를 써서 국회 국토교통위원 30명 전원에게 전달했고 위원들도 이 법안은 빨리 처리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의원들에게 법안 통과 동의서 받아 10월 말 공개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정기국회 내 법안통과 동의서에 서명한 뒤 태호·유찬이 부모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정기국회 내 법안통과 동의서에 서명한 뒤 태호·유찬이 부모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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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하는엄마들은 이날 기자회견문에서 "목숨보다 소중한 아이들을 잃고 아이들의 엄마아빠들은 아직 세상에 있는 모든 아이들을 살리려고 아이들 이름을 어렵게 내어줬다"면서 "볼 수 없는 아이들 이름에 '법' 자를 붙이고 법안 통과를 위해 백방으로 뛰는 것이 과연 어떤 심정인지 우리 중 누가 상상할 수 있겠나"라고 따졌다.

이들은 "어린이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 국회의 최우선 과제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라면서 "해인이법, 한음이법, 하준이법, 태호유찬이법, 민식이법 모두 반드시 이번 정기국회 내 통과시킬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정치하는엄마들은 이날 기자회견 직후 부모들과 함께 전체 의원실을 일일이 방문해 어린이생명안전법안 정기국회 통과 동의서를 받고, 10월 말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태호·유찬이법'을 대표 발의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가장 먼저 동의서에 서명한 뒤 태호와 유찬이 어머니에게 직접 전달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시민단체 정치하는엄마들과 하준·태호·유찬·민식이 부모들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어린이생명안전법안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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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의원은 "법안을 발의했다고 피해를 입은 아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없고, 법안이 통과된다고 그 아이들이 다시 살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여기 있는 엄마아빠들이 두 번 다시 우리 아이들 같은 희생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함께 했다"면서 "행정안전위원회에 이 법안이 올라가고 8월 우선 처리 약속을 받았는데 결국 후순위로 밀리고 논의 안 되고 있는 상태지만 다시한번 행안위원들에게 호소해 정기국회 내에 통과시키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태호 아빠 김장회씨는 "항상 인터뷰 다니고 국회의원들 만나면 그분들이 죄송하다고 하더라"라면서 "이제 그만 죄송하고 제발 법 좀 잘 만들어서 아이들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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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인권 분야를 주로 맡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 정치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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