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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인근 서초대로에서 열린 검찰 규탄 촛불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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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장관이 사퇴하자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논쟁으로 불길이 번지고 있다. 검찰개혁을 요구하는 시민의 목소리는 이제 '공수처 설치'라는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 국회를 압박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자유한국당은 검찰개혁은 동의하지만, 공수처 설치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고 한다. 야당의 반대에 동조하는 전문가들 중엔, 공수처를 중국의 공안식 사정기구로 폄하하면서, 설치되는 경우 독재수단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문재인 정부가 공수처를 설치하겠다고 한 것이 2년이 넘었지만, 아쉽게도 그에 대한 깊이 있는 토론은 부족했다. 우리는 중요한 정책을 왜 이렇게 정략적으로만 접근하는지 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이제라도 공론을 모으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 내가 아는 한도에서 이 문제의 쟁점을 짚어보도록 하겠다.

1. 공수처는 왜 필요한가?

일반 시민의 입장에선 이 질문에 대한 답이 제일 중요하다. 공수처가 진짜 필요하다면, 그것을 그 필요에 맞춰 잘 만드는 것은, 전문가들이 할 일이다. 전문가들이 할 (세부적인) 일까지 일반 시민들이 논쟁하는 것은 말 그대로 포퓰리즘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공수처는 현 단계에서 검찰만을 개혁하는 것으론 한계가 있기 때문에 구상된 것이다. 현재 나온 검경수사권 조정안(패스트 트랙으로 올라간 법률안)은 검찰의 수사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하지 않는다. 단지 검찰청법 개정을 통해 현재의 특수수사(중요 형사사건)를 제외한 직접수사를 제한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검경 수사권 조정은 검찰의 기소권 남용에는 아무런 영향을 끼칠 수 없다.

따라서 패스트 트랙으로 올라간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이 통과된다고 해도 검찰의 수사 기소권 독점에서 오는 검찰권 남용을 막지 못한다. 어떤 검사가 아무리 이상한 짓을 해도, 검찰이 감싸는 한, 제대로 수사해서 기소할 수 없다. 검찰을 직접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기관이 없는 한, 특권적 지위의 검사들에 대해서 정의의 칼을 뽑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또한 향후 검경수사권 조정에 상당한 진전이 있어 수사 기소 분리원칙이 정립되는 경우엔, 경찰의 수사권 남용문제도 있을 수 있다. 경찰 수사도 적절히 통제되고 견제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공수처의 필요성이 있다. 단기적으로 공수처는 검찰권 남용의 강력한 견제 장치가 될 수 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검찰에 대해 유사한 권한을 주는 제2의 검찰청을 설치하는 격이다. 또한 수사 기소 분리원칙이 정착되는 장래엔 독점적 수사권을 행사할 경찰에 대해서 제2의 수사청으로서의 견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독점적 권력을 가지고 있는 국가기관의 권한을 쪼갬으로써 '견제와 균형'에 의한 권력통제방법을 구현하자는 게 공수처 설치의 목적이다.

2. 공수처는 대통령의 권력을 강화하는 독재의 칼이 될 것인가?
 
 전날 밤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항의하며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개정안, 공수처 및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지정에 항의하며 4월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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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패스트 트랙으로 올라간 공수처 법안(백혜련안과 권은희안)은 모두 공수처를 소속기관 혹은 감독기관을 두지 않은 독립수사기관으로 설계했다. 이것은 현재 소속 없는 국가기관인 국가인권위원회와 같은 위상이다.

따라서 완벽하진 않지만 대통령이 마음대로 공수처를 통제할 수 없다. 공수처 인사권은 원칙적으로 처장과 차장을 제외하곤(두 자리는 대통령이 인사권 행사) 처장이 행사한다. 우리나라에서 이런 국가기관은 인권위 외에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것만 보아도 대통령이 공수처를 사용해 권력을 강화할 것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는다.

또한 공수처장 임명에서 두 법안 모두 국회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 공수처장은 국회에 만들어지는 7명(법원행정처장, 법무장관, 대한변협회장, 여당 2명, 야당2명)의 추천위원회가 2명의 후보자를 뽑아 대통령에 추천하면 그 중 1인을 임명하는 방식인데, 그 결의엔 5분의 4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7명 중 6명이 찬성하지 않으면 안 되는 구조다. 야당이 반대하는 공수처장이 나올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런 절차는 대통령이 마음대로 자기 사람을 공수처장으로 임명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권은희 안은 여기에 국회 청문과 동의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법률적으로만 보면 공수처장은 대한민국 공무원 중 임명되기가 가장 어려운 직위다. 이런 구조를 이해한다면 공수처를 대통령이 마음대로 주물러 독재수단으로 삼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공수처 반대 논리론 맞지 않다.

3. 공수처는 제2의 민변 사정기관이 될 것인가?

이런 주장은 과도한 억측이며 비이성적 견해다. 법안 중 백혜련 안은 공수처 검사 중에서 기존 검사 출신들이 절반을 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것은 기존 검찰을 견제하는 사정기관을 만듦에 있어, 검찰출신이 주류를 이루면 그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생각에서 제안된 것이지, 결코 민변 변호사들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

사실 크게 걱정해야 할 일은, 민변 변호사든 어떤 변호사든, 유능한 변호사들이 지원하지 않을 가능성이다. 여당 안인 백혜련 안은 수사검사를 임기제 공무원으로 만들었다. 그 안에 의하면 수사검사는 3년 임기에 3회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변호사가 공수처에 들어오려고 할까? 신분 불안으로 인한 잦은 이직이 눈에 보이는데, 이것은 공수처 수사 검사를 자칫 비정규직 검사로 전락시킬 수 있는 인사체제이다.

4. 공수처는 무소불위 기관이 될 것인가?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52%가 조국의 검찰개혁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35%가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 사진에서 민정수석 시절의 조국이 공수처 신설 청원에 답하고 있다.
 "공수처"와 "수사권 조정"을 핵심으로 하는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지지가 최근에도 이어지고 있다. 사진에서 민정수석 시절의 조국 전 장관이 공수처 신설 청원에 답하고 있다.
ⓒ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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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코 그렇지 않다. 공수처가 설립된다고 해서 이 기관이 최고사정기관이 되는 게 아니다. 공수처는 검찰·경찰과 더불어 수사기관(혹은 기소기관)이 되는 것으로 이들은 기본적으로 견제와 균형 관계를 이룬다.

만일 공수처 소속 검사나 수사관이 권한을 남용하면 경찰과 검찰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 그들의 수사권에 의해 공수처 소속 직원들은 수사를 받게 된다. 권은희 안은 비리 공수처 직원에 대해 검찰이 권한을 행사하라고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기소권 행사하는 경우는 판사, 검사, 경무관 이상의 경찰관에 한하며, 권은희 안은 기소 여부를 시민으로 구성되는 기소심의회가 심의 의결하도록 하고 있다. 이것은 공수처의 기소권은 검찰처럼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5. 진짜 무엇을 걱정해야 하는가?

공수처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얼마든지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관을 만들 수 있다. 그것은 전문가들이 할 일이다. 대통령의 처장 임명권이 문제가 된다면 권은희 안대로 국회 동의를 받을 수도 있다.

문제는 이왕 만들려면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패스트 트랙 법안으로 올라간 두 법안을 면밀하게 검토해 현실적인 안으로 통합 수정해야 한다. 정쟁을 멈추고 국회 내에서 깊이 있는 토론을 벌여야 한다. 언론도 그 대안을 내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저 한쪽에선 앞으로 나아가고, 또 다른 쪽에선 그것을 저지하기 위해 극한투쟁을 벌이는 상황에선, 국회 밖에서 대규모 집회로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는 것만으론, 현실적인 안이 나오기 힘들다. 제발 제대로 된 논의 좀 하자. 제발 제대로 된 공수처를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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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학교 로스쿨에서 인권법을 강의하고 있습니다.지난 20년 이상 변호사 생활을 해왔으며 여러 인권분야를 개척해 왔습니다. 인권법을 심층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오랜 기간 인문, 사회, 과학, 문화, 예술 등 여러 분야의 명저들을 독서해 왔고 틈나는 대로 여행을 해 왔습니다. 이 공간을 통해 제가 그동안 공부해 온 것을 독자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