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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후 빈들 공동체 교회에서 '벧엘의 집(대표 원용철 목사)'이 주최한 '빈곤 없는 사회 기본소득을 향한 첫걸음' 세미나가 열렸다.

'벧엘의 집'은 1999년 대전역에서 노숙인들과 컵라면을 나누는 일로 시작해, 20년 동안 꾸준히 지역 빈민을 섬겨온 대전의 대표적 노숙인 복지시설이다. 현재는 울안공동체(노숙인 자활시설, 쉼터), 희망진료센터(무료진료소), 쪽방상담소(쪽방생활 주민 종합지원)를 운영하고 있다.
 
벧엘의 집은 지난 11일 제자들 교회에서 ‘벧엘이 만드는 사람다움의 세상’이란 제목으로 창립 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벧엘의 집은 지난 11일 제자들 교회에서 ‘벧엘이 만드는 사람다움의 세상’이란 제목으로 창립 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 벧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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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에는 제자들 교회에서 '벧엘이 만드는 사람다움의 세상'이란 제목으로 창립 2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이 자리를 통해 걸어온 20년을 회고하고, 앞으로 걸어갈 20년에 대한 결의를 새롭게 했다.

앞으로 걸어갈 20년에 대해 원용철 대표가 주목한 것은 '기본소득'이다. 원 대표는 세미나 인사말을 통해 '기본소득'이 노숙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벧엘의 집에서는 이미 2017년 노숙인 추모제에서 노숙인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으려면 노숙인 기본소득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러한 기본소득 논의가 수도권에만 집중되어 있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이번 세미나가 대전 지역에서 기본소득 논의가 본격화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주최 의도를 밝혔다.
 
‘벧엘의 집(대표 원용철 목사)’이 주최한 ‘빈곤 없는 사회 기본소득을 향한 첫걸음’ 세미나가 18일 오후에 열렸다.
 ‘벧엘의 집(대표 원용철 목사)’이 주최한 ‘빈곤 없는 사회 기본소득을 향한 첫걸음’ 세미나가 18일 오후에 열렸다.
ⓒ 벧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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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제자로 나선 금민 기본소득 한국 네트워크 이사는 '공통부와 기본소득'이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기본소득은 부자들이 가난한 자들에게 주는 시혜가 아님을 강조했다.

금이사는 기본소득은 공통부의 무조건적, 보편적, 개별적 배당으로, 공통부의 분배정의를 실현하는 길이라고 했다. 공통부란 토지, 천연자원, 생태환경은 인류 모두의 것으로 공동 소유권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를 활용하고, 개발한 사람의 노력을 인정해야 하지만 지금은 그 수익 전부를 소수가 독점하기 때문에 문제라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모두의 몫은 모두에게, 개별의 몫은 개별에게' 지급되는 것이 정의라고 주장했다. 오늘날 공통부는 '인공적 공통부'도 있는데 이는 지식과 데이터 등으로 인한 수익을 뜻한다. 기본소득의 재원은 바로 이러한 공통부를 통해 마련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기본소득이 오히려 기술혁신을 촉진할 수 있으며, 사회적 생태적 전환을 통해 마침내 인간의 보편적 해방을 앞당길 수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두 번째 발제에 나선 군산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서정희 교수는 '기본소득과 사회보장'이라는 발표를 통해 완전고용과 표준 고용을 전제로 한 복지제도는 비정규직과 플랫폼 노동자 등의 양산으로 복지 사각지대가 늘어나고 있으며, 심지어 4차 산업혁명 시대 일자리가 사라지는 상황에서는 더 이상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음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대안으로 떠오른 '기본소득'으로 어떻게 이행되어 가야 하는지 그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서 교수는 '기본소득'으로 전환이 기존 사회보장제도의 폐지 또는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아동수당 등 일부는 폐지되지만, 의료와 접근권, 이동권 등이 완전하게 보장되는 수준으로 장애인 서비스가 확대되는 시점까지는 장애수당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토론자로 나선 정의당 정의정책연구소 고광용 위원은 걷기, 자전거 타기 등 통해 자동차 사용 감소 및 탄소배출량 감축 활동 참여 시 참여 수준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하는 참여소득과 이산화탄소 배출 오염원 부과 혹은 에너지 환경세 부가세 방식 부과하는 지방세 탄소세 등 녹색 기본소득을 제기했다.

기본소득당 대전 창당준비위 이경자 위원장은 현대 사회가 오로지 '노동'할 수 있는 인간과 '노동'할 수 없는 인간만 있을 뿐 인간의 존엄이 사라진 현실을 지적하며, 기본소득이 '인간 존엄'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플랫폼 기업에게 어떻게 과세할 것인가? 우리 사회에 내재한 '일하지 않는 자여, 먹지도 말라'는 인식의 벽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했다. 또한 기본소득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이를 추진할 강력한 정치세력이 필요하고, 그런 의미에서 기본소득당 출범이 의미가 있다고 주장했다.

기본소득 대전네트워크 김철호 운영위원은 기존의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생계비와 의료급여 지원은 삶이 나락에 떨어졌을 경우에만 사랑의 손길을 뻗는다는 악마적 미소가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기본소득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호해 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해 초국적 플랫폼 자본의 탈세에 대한 방법을 전 지구적으로 어떻게 강제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토론을 준비한 벧엘의 집 모성진 팀장은 세미나가 끝난 후 "절실하게 기본소득은 도입돼야 한다. 빈곤문제 해결의 답은 기본소득뿐이라는 사실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벧엘의 집은 오는 25일 마당극패 우금치 별별 마당에서 보석 같은 남자들 촌극 ‘벧엘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또 내달 1일에는 ‘공공의료와 지방분권’ 주제의 세미나를 연다.
 벧엘의 집은 오는 25일 마당극패 우금치 별별 마당에서 보석 같은 남자들 촌극 ‘벧엘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또 내달 1일에는 ‘공공의료와 지방분권’ 주제의 세미나를 연다.
ⓒ 벧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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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벧엘의 집은 오는 25일 마당극패 우금치 별별 마당에서 보석 같은 남자들 촌극 '벧엘의 이야기'를 공연한다. 또 내달 1일에는 빈들 공동체 교회에서 '공공의료와 지방분권'는 주제의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벧엘의 집, #기본소득, #빈민, #노숙인, #세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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